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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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14(수) [행간] '흔들린 한반도·혼자살아요·용꿈'...추석밥상 3대 메뉴
201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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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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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김현정>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입니다. 오늘 살펴볼 뉴스의 행간은요?

◆ 김성완> 오늘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됐죠. 이미 어제부터 귀성전쟁 시작됐는데요. 이번 추석에는 가족, 친지들과 둘러 앉아서 대화할 수 있는 주제가 참 많습니다. 밥상머리 여론은 앞으로 정국의 향배를 가를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 행간에선 2016년 추석 밥상머리 대화 키워드를 준비해봤습니다.

◇ 김현정> 정말 올해는 할 말이 유난히 많은 추석이 될 것 같아요.

◆ 김성완> 많죠.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우선 먹고사는 게 너무 고난하고 힘들잖아요. 전기요금 누진제부터, 한포기 만원이 넘는 금추(배추)까지 서민들 삶이 더 팍팍해졌습니다. 특히 지난 여름 폭염 정말 견디기 힘들었잖아요. 11.7배에 달하는 전기요금 누진제 때문에 에어컨을 굴비처럼 껴안고 살았죠. 그런데 정부 관료란 사람은 "에어컨 합리적으로 사용하면 '요금 폭탄'이란 말은 과장"이란 분통 터지게 하지 않았습니까. 결국 수십만 원씩 요금폭탄 맞은 가정 수두룩한데요. 올 8월 전기요금이 7월보다 50% 이상 늘어난 가구가 871만 가구입니다. 전체 가구의 40%에 육박하는데요. 그 중에서 291만 가구는 요금이 2배 이상 증가했고, 10만원 이상 더 내게 된 가구가 60만 2천가구에 이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불황에 청년층 실업률은 17년만에 최고치인 8월 9.8%를 기록했습니다. 국민들은 13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에 짓눌리면서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는 여전히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요. 16년만의 여소야대 국회, 20대 국회는 뭔가 달라지겠지 하는 기대가 적지 않았는데, 협치는커녕 대치만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선을 불과 15개월 앞둔 상황이라, 앞으로 별로 달라질 것 같지도 않구요.

◇ 김현정> 이런 상황에서, 추석 밥상머리 토론거리, 어떤 이야기를 가장 많이 주고 받을까요?

◆ 김성완> 노래 제목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첫번째 이야기 거리, 키워드 "흔들린 우정"입니다.

◇ 김현정> 가수 홍경민씨가 부른 노래 아닌가요?

◆ 김성완> 맞습니다. 지금 남북관계를 보죠. "우정"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핏줄로 연결된 관계인데요. 이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며칠 전 북한의 핵 실험으로, 한반도 전체가 흔들렸죠. 남북관계는 거의 끝장 분위기입니다. 북한은 한반도를 핵수렁 속으로 빠뜨리고 있고, 우리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보복" "응징"이란 무서운 단어를 거침없이 얘기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남북관계를 개선할 대책은 내놓지 않고 강경한 발언, 주장만 쏟아내고 있는데요. 남북관계가 흔들흔들 휘청휘청, 아슬아슬한 상태입니다.

흔들린 건 북한과의 관계뿐만이 아닙니다. 남쪽도 지진에 흔들렸습니다. 한반도 관측 사상 최강의 지진, 규모 5.8의 경주 지진에 국민들이 패닉에 빠졌죠. 국민들은 또 한번 ‘국가란 무엇인가’ 하는 회의를 갖게 됐습니다. 더 흔들린 건, 지진이 아니라 국민 안전이었는데요.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먹통이 되고 8분이 지나서야 재난문자 보냈습니다. 일선 학교는 학생들에게 "가만 있으라", "야자나 해라", 이렇게 대응했구요. 세월호 떠올린 학생들은 교실을 뛰쳐나갔습니다. 국무총리실은 지진 발생 2시간 47분이 지나서야 입장을 발표했구요. 대통령 다음날 “지진 대비 똑바로 하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오죽하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국민안전처를 믿어도 되느냐"고 쓴소리를 했겠습니까.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세월호 이후에 변한 게 없다"고 비판했구요.

◇ 김현정> 밥상머리 대화 주제 키워드, 또 어떤 게 있을까요?

◆ 김성완> 두번째 키워드는 '나홀로 뜰 앞에서'입니다.

◇ 김현정> 이건 또 김완선씨 노래 제목이네요?

◆ 김성완> 네, 기억하실 겁니다. "그리우면 나홀로 뜰앞에 나와 거닐었었네 /보고프면 나홀로 까만 밤하늘 쳐다보았네". 명절 때 가족들이 모이면 가장 많이 대화하는 주제가 뭡니까. "왜 아직 혼자 사냐", "결혼해라" 이런 거죠. 하지만 이것도 점점 옛말이 돼가고 있습니다. 요즘 혼술족, 혼밥족, 나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을 뜻하는 포미족, 이런 말들이 보여주듯이 1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통계청이 '2015 인구주택 총조사' 발표를 보면, 1인 가구가 520만 3000가구로 전체의 27.2%, 최고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 이제는 어느새 시대의 흐름이 된 겁니다. 그러니까, 너무 구박하지 마시길 바라구요.

그리고, 1인 가구가 늘어나서 그런 것도 그렇지만, 또 다른 이유로도 혼밥족 혼술족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영란법이 시행이 꼭 2주일 남았는데요. 앞으로는 사람들과 밥먹고 술먹어도 더치페이를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이게 부담스러우면 혼술하든가요. 이번 명절에는 이렇게 혼밥족. 혼술족, 더치페이 얘기를 많이 할 듯 싶습니다.

◇ 김현정> 추석 밥상머리 얘깃거리, 마지막 키워드는요?

◆ 김성완> 마지막 세번째 얘깃거리 키워드는 "어떤 이의 꿈"입니다

◇ 김현정> ‘봄여름가을겨울’의 노래 제목이네요

◆ 김성완> 대선주자들, 잠룡들의 꿈이 떠오르시죠. 지금 대선시계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선 반기문이냐 문재인이냐 하는 이른바 대세론이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구요. 또 야권통합이나 후보단일화는 이뤄질까, 손학규 전 고문을 필두로 제3지대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이런 이슈로 앞으로 정치권 지형이 출렁출렁할 겁니다.

그런데요. 정치 얘기도 좋지만, 추석 밥상머리에선 정치 얘기로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서로 누구를 선택하라 강요하지 말구요. ‘아 내 생각과 다른 생각도 있구나’, 이렇게 확인하는 자리였으면 합니다. 서로 눈과 귀를 열고, 품어안고 받아들여줬으면 싶구요. 그래서 마지막 헤어질 때 아쉬움의 인사 나누는 그런 추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김성완의 행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