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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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선희 (서울 마포구 주부), 강기갑 (경남 사천 농사꾼, 전 의원)

<35년차 주부>
-배추 1만원, 시금치 7900원 까지
-금치도 아닌 다이아몬드 배추
-해마다 반복.. 서민 살기 힘들어
<강기갑 전 의원>
-산지 가격? 1포기에 천원꼴
-유통단계만 5단계 이상
-농협이 유통 혁신 역할해야
-겨울에 배추값 폭락 가능성도
‘배추 한 포기 1만 원.’ 배추가 금추됐다는 뉴스 연일 나오고 있는데요. 추석까지 앞에 두면서 지금 주부들 걱정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물론 폭염 때문인 줄 압니다. 하지만 모든 걸 폭염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좀 석연치가 않습니다.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이 배추 얘기 한번 나눠보죠. 먼저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이선희 씨를 연결해서 생생한 마트 체험담부터 들어보죠. 이선희 주부님, 안녕하세요?
◆ 이선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몇 년차 주부세요?
◆ 이선희> 35년 됐습니다.
◇ 김현정> 35년. 그런데 최근에 마트 가기가 겁나십니까?
◆ 이선희> 명절이면 항상 조금은 비싸지고 이런 거는 알고 살고 있었는데요. 지금은 ‘가격표 잘못 붙었나?’ 이럴 정도로 작년 추석하고 또 달라요. 배추는 말할 것도 없고 시금치도 깜짝 놀랐죠. 7900원정도? 한 단에요.
◇ 김현정> 시금치 한 단에 7900원이요?
◆ 이선희> 네. 7900원이더라고요. 내가 너무 놀라가지고 이거 어쨌든 동그라미 하나 더 칠해진 거 아닌데...
◇ 김현정> 지금 35년차 주부가 ‘가격표 잘못 붙었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라는 거잖아요.
◆ 이선희> 어쨌든 배추 한 포기를 못 샀어요. 살 수가 없죠.
◇ 김현정> 배추는 얼마나 하던가요, 가신 그 시장에서는?
◆ 이선희> 배추가 정말 상태 안 좋은 것, 이런 것은 두 개 묶여 있으면 한 1만 5000원 선이었고요. 그리고 마음에 드는 것은 한 포기에 1만 원 넘고요.
◇ 김현정> 한 포기에요? 작년 이맘때는 그 배추, 그 정도 상태 배추가 얼마나 했습니까?
◆ 이선희> 작년에도 추석이라고 올라서 깜짝 놀랐어도 4000원 선이었죠. 여름 내내 전기세 누진세 때문에 그냥 열받다가, 이제는 가을 되니까 참... 뭔가 어디에서 문제가 있는지.
◇ 김현정> 배추 한 포기 1만 원, 시금치 한 단에 7900원이라고 하셨죠? 다른 채소값도 기억나는 거, 놀라신 거 있습니까?
◆ 이선희> 어제는 깍두기라도 담을까해서 봤더니, 무도 비싸요. 무도 비싼데, 세일한다고 빨리 오라고 해서 뛰어갔더니 1000원이라고 막 하는 거예요.
◇ 김현정> 무 한 개에 1000원?
◆ 이선희> 갔더니만 무가 진짜 당근 좀 큰 거?
◇ 김현정> 그럼 제대로 된 무는 얼마입니까, 제대로 된 무?
◆ 이선희> 제대로 된 무는 5000원, 6000원 해요, 큰 거. 우리가 보통 때 사는 거 있잖아요.
◇ 김현정> 진짜 비싸네요. 어머니 그러면 지금 배추 못 사고 돌아오셨어요? 김장 못 할 상황, 추석은 어떻게 쇠실 생각이세요?
◆ 이선희> 어쨌든 상에다 김치 안 놓을 수는 없어가지고 사실은, 김치를 아예 좀 맛있게 담그는 집 아는 데가 있어서 제가 연락을 해 봤거든요. 4분의 1쪽에 8000원이라는 거예요, 한 포기를 4분의 1로 자른 거를. 제가 깜짝 놀랐는데 그냥 3쪽을 시켰어요.
◇ 김현정> 4쪽은 차마 못 시키시고 3쪽을 시키셨어요?
◆ 이선희> 4쪽을 못 시켰어요. 그래서 2만 4000원에 3쪽을 사서, 2쪽은 먹고, 남편이 ‘당신 통이 그렇게 작냐고.’ 남편이 더 달라는 거 조금씩 조금씩 주면서 한 쪽은 김치냉장고 속에 남겨뒀어요. 추석 날 점심 때 사위 오면 내놔야지. 아들한테도 못 주고.
◇ 김현정> 먹던 김치 한 쪽을 남겨 두셨어요? 추석 상에 올릴 거. 세상에.
◆ 이선희> 아유, 누가 들으면 거짓말인 줄 알겠어요.
◇ 김현정> 이게 지금 우리나라 채소 물가의 현실입니다. 배추 물가의 현실. 생생한 예를 지금 들어주셨는데요. 35년차 주부로서 지금 이 상황이 좀 화가 나시죠? 아무리 날씨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 이선희> 화가 나죠. 진짜 우리가 이렇게 비싸게 먹는 것을 고생한 농민들이 다 가져가는 것 같지도 않고요. 어떻게 이렇게 해마다 이러는지, 예상을 할 텐데. 김치가 금치라는 말을 해마다 이런 상황마다 이야기하지만, 올해는 금치가 아니라 다이아몬드 배추라고 해야 할 정도네요. 너무 황당하죠. 서민들이 너무 살기 힘들다. 살 게 없네요.
◇ 김현정> 왜 아니랍니까? 하여튼 추석 잘 쇠시고요. 아무쪼록 김치값 얼른 떨어져서 배추값 얼른 떨어져서 마음놓고 김치 펑펑 드실 수 있기를 저도 같이 바라겠습니다.
◆ 이선희> 네, 바라야죠. 그렇게 먹여야죠.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이선희> 명절 잘 보내세요.
◇ 김현정>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이선희 씨의 이야기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우성은 소비자들한테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지금 농민들도 못 살겠다 하소연을 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된 이야기일까요. 농민 출신의 국회의원이죠. 강기갑 전 의원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강 전 의원님, 안녕하세요?
◆ 강기갑> 네, 반갑습니다.
◇ 김현정> 농사는 뭐뭐 짓고 계시나요?
◆ 강기갑> 지금은 매실 농사가 좀 많고, 밭농사 조금 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시죠.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도대체 올해 배추값, 채소값, 왜 이러는 건가요?
◆ 강기갑> 잘 아시겠지만 올해 폭염이 대단했지 않습니까?
◇ 김현정> 대단했죠.
◆ 강기갑> 특히 배추, 무는 봄, 가을, 서늘할 때 잘 크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나오는 배추는 주로 강원도 태백과 영월 이쪽 고랭지 채소입니다. 이 고랭지 채소가 폭염뿐만 아니라 가뭄에 많이 시달렸죠.
◇ 김현정> 폭염에다 가뭄에다.
◆ 강기갑> 그러니까 현재 출하량이 한 30에서 40% 줄었다고 해요.
◇ 김현정> 그렇군요. 폭염 때문이라는 거는 그게 제일 큰 원인이라는 건 다 압니다. 그러면 배추 한 통에 1만 원이면 생산자인 농민들은 손해 안 보고 많이 좀 돈을 손에 쥐실 만큼이 되는 건가요?
◆ 강기갑> 저는 지금 유통구조가 그렇게 되질 않습니다. 지금도 가격 폭등했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지만 산지 가격에는 포기당 한 1000원 정도거든요.
◇ 김현정> 진짜 그렇군요. 뉴스만 그런 게 아니라 정말로 산지에서 느끼기에도 10분의 1 가격.
◆ 강기갑> 그렇습니다. 산지에서는 300평에 보통 3000포기를 심는데, 밭뙈기로는 한 300만 원에 거래됩니다.
◇ 김현정> 밭뙈기로. 그러니까 이게 출하가 되기 전에, 봄부터.
◆ 강기갑> 계약재배가 있고 또 계약재배를 안 했다 하더라도 이렇게 가격들이 상승 요인들이 예상되면 산지 유통업자들이나 수집상들이 달려들죠. 유통단계가 어쨌든 한 5단계 이상 이렇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게 수집하는 상에서 수송비나 물류비가 또 농산물은 많이 들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강기갑>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경매에만 의존을 하고 있으면 경매하는 단계에서만 가격 결정권이 있기 때문에 이걸 막을 길이 없어요.
◇ 김현정> 잠깐만요. 일단 유통 단계가 5단계인데 그 5단계를 줄일 방법은 있습니까?
◆ 강기갑> 있죠.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도 이런 유통단계를 줄이겠다고 크게 공약을 한 게 쌀값 14만 원, 15만 원, 21만 원으로 하겠다, 이런 공약을 했지만 지금 전혀 안 지켜지고 있는 것이, 이런 단계를 줄이려면 대단한 자금력도 있어야 되고 조직을 가지고 있어야 됩니다. 그 조직이 이제 농협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강기갑> 농업협동조합이라는 것이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정당한 제값으로 받게 해 주고, 또 우리 소비자인 국민들에게는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이런 역할을 해 주는 것이 농협회의 목적이죠. 그런데 실제 농협이 금융산업이나 신용사업쪽으로 많이 치중하고 있고 농산물 유통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많이 안 쓰고 있죠. 그렇다 보니까 물류 구조, 유통 혁신을 해내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 김현정> 유통 단계 5단계를 좀 줄이면 좋은데 이걸 줄이지 못하고 있고. 또 한 가지는 지금 경매 말씀을 하셨어요. 가격 결정이 경매 단계에서 이루어지는데 그 부분을 통제를 못한다, 이 말씀. 거기서 그러면 굉장히 높게 불러 버리면 그 가격이 고정되어 버리는 거네요.
◆ 강기갑>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국회에 있을 때에는 경매로만 판매하는 것을 위탁 판매도 가능케 하고 농협이라든가 산지의 농민들이 여러 명이 함께 모여서 법인을 만들어서 일정 정도 회복하는 이런 형태로 해서 출하도 할 수 있는 건데, 이런 것들도 직접 직판장을 개설을 할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택배 제도도 아주 잘되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강기갑> 어쨌든 산지와 직거래 형태. 또 규모화 된 법인들이 도회지, 도심지에서 직판장을 할 수 있도록. 특히 가락시장 같은 곳에서도 직판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법안들을 내서 실현시켜야 된다 그런 주장을 제가 국회에서도 했는데 이게 이제 반영되지 못했던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올해 폭염도 있고 가뭄도 있어서 농사가 잘 안 된 건 근본적인 원인은 거기 있습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추값이 1만 원까지 갈 이유는 없었다고 보시는 거예요, 이걸 조절만 잘 했었으면?
◆ 강기갑> 그렇습니다. 유통에 관건이 달려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주도권을 유통업자들이 잡고 있다 이 말씀이신 거예요.
◆ 강기갑> 맞습니다.
◇ 김현정> 그 부분을 손대야 되는데 그 부분을 수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배추값 얘기로 좀 돌아와 보죠. 어쨌든 지금 배추값이 폭등해서 아우성인데 소비자도 울고 있고 농민도 울고 있고. 이거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 강기갑> 이렇게 배추값이 또 막 폭등을 하게 되면 농민들이 많이 또 배추를 심게 될 겁니다. 그러면 과잉 생산에 의해서 가격 폭락이 예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 김현정> 이제 와서 또 가격 오르니까 우리 심어보자 하고 심는 분들이 계시니까 가격 폭락이. 아니, 지금 심으면 언제 나는데요?
◆ 강기갑> 보통은 이게 90일이 생육 기간인데요.
◇ 김현정> 세 달.
◆ 강기갑> 거의 9월 달에 대부분 많이 심었지만 현재 가격대가 이렇게 또 폭등을 하고 있으니까 (심어야겠다는) 그런 농민들이 많을 거 아닙니까?
◇ 김현정> 그렇겠죠. 겨울 되면 또 겨울 김장 담기 전에는 채소값이 폭락해서.
◆ 강기갑> 폭락할 가능성이 있는거죠. 그래서 이런 것들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생산 계획양들을 구조화하고, 기후 변화에 따른 예측량들을 계산해서 조절하는 것이 정책이고 이게 정부나 공기관에서 해야 하는 일 아닙니까.
◇ 김현정> 물론 물론이죠, 그 부분들을 못해서 계속 이 상황이 반복되고 있고. 농민들도 울고 소비자들도 울고 왜 안 되는 건지 참으로 이게 더 이해가 안 되네요. 여기까지 상황 듣겠습니다. 강 전 의원님 고맙습니다. 사천에서 농사 짓고 계세요. 강기갑 전 의원 연결을 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