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28(수) 이석인 교장 "강화도 시골학교, 왜 학생수가 급증할까"
2016.09.28
조회 81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석인 (인천 양도초등학교 교장)



인천 강화군에 있는 한 작은 시골 학교가 지금 화제입니다. 이 학교는 한때 전교생이 700여 명에 달했던 100년 전통의 학교지만, 여느 시골 학교가 그렇듯이 점점 학생 수가 줄어들었고 2011년에는 결국 23명만 남아서 폐교 위기까지 갔었는데요. 그런데 전화위복이라고 하죠. 5년 만에 학생 수가 3배 이상 늘어서 지금은 74명이 됐답니다. 일부러 이곳을 찾아서 이사를 하는 경우까지 있다는데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오늘 화제 인터뷰 이 작은 시골 학교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은 분이세요. 인천 양도초등학교 이석인 교장선생님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교장선생님, 안녕하세요?

◆ 이석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양도초등학교. 강화군이 굉장히 큰데 그게 어디쯤에 있는 겁니까?

◆ 이석인> 강화군 서쪽에, 외포리 쪽에 있습니다.

◇ 김현정> 외포리 쪽에? 그런데 처음 학교에 부임하셨던 게 언제세요?

◆ 이석인> 2010년 9월 1일자로 교장으로 왔었죠.

◇ 김현정> 그런데 그때 와보니 전교생이 몇 명이던가요?

◆ 이석인> 그때 27, 28명 그랬었죠.

◇ 김현정> 27, 28명. 그러다가 더 떨어져서 23명까지 간 거예요?

◆ 이석인> 네. 그다음 해 3월이 되니까 졸업하고 나서 23명. 제가 근무하면서도 계속 폐교 대상 학교로 돼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랬군요, 그랬군요. ‘안 되겠다, 학교를 다시 살려보자.’ 이렇게 생각을 하고 아이디어를 짜기 시작하신 거예요?

◆ 이석인> 그래서 학교가 폐교 위기에 놓이니까 학교에서는 그때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 교장 공모제를 했죠. 그때 제가 응모를 해서 이런 프로그램 가지고 학교를 해 보겠습니다, 신청을 했었죠.

◇ 김현정> 살려보겠다고 오신 분이군요, 그러니까?

◆ 이석인> 네, 네. 계절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봤어요. 봄,여름,가을,겨울 해서요. 봄에는 이름을 풀빛 계절학교, 여름에는 물빛, 가을에는 하늘빛, 겨울에는 눈빛, 이렇게 해서 일주일씩 아이들하고 자연에서 숲 체험도 하고 계곡 체험도 하고 갯벌 체험, 망둥어 낚시, 김치 담그기부터

◇ 김현정> 김치도 담그고 된장도 담그고? 농사도 짓고?

◆ 이석인> 네. 된장도 담그고. (웃음)

◇ 김현정> 그럼 이건 그 학교 학생들만 하는 게 아니라 외부 아이들까지 신청을 받아서 하셨단 얘기예요?

◆ 이석인> 네. 그래서 저희가 23명이니까 외부 아이들 23명을 자원을 받았어요.

◇ 김현정> 전교생 23명이니까, 외부 아이들도 23명?

◆ 이석인> 네. 받아서 아이들한테 일주일 동안 시골학교 체험활동을 시킨 거죠.

◇ 김현정> 그렇게 시작됐군요. 도시에서 온 아이들이 농사 짓고 된장 담그고 힘들어하지 않던가요?

◆ 이석인> 아이들은 시골에서 또 자연에서 하는 놀이를 워낙 몸으로 즐거워하더라고요. 2011년도인가 처음 왔던 아이가 일주일 살아보고 나서 집에 가서 막 떼를 썼대요. 나 그 학교 보내달라고. 아니면 학교 안 다닌다고. (웃음) 부모는 전혀 보낼 수 없는 상황이고 생업을 하기 때문에. 그런데 그쪽에서 또 다른 분이 같이 고민했나 봐요. 그래서 ‘가시면 우리 애도 같이 데려가 주시겠습니까?’ 그래가지고 한 어머니가 방을 하나 얻고, 다른 아이까지 데리고 와서 한 2년을 살다가 중학교가면서 다시 인천에 나가 있습니다. 그 아이가 지금 중학교 갔는데도 자기네끼리 애들이 몇 명 안 되니까 방학이면 서로 왔다 갔다 하고요. 지금 중학교 2학년인가 그런데 아주 둘도 없는 친구들이 됐다고 좋아하더라고요.

◇ 김현정> 세상에. 그렇군요, 그렇군요. 그렇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서 지금은 23명이 74명까지 늘은거군요?

◆ 이석인>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도시에서 그렇게 아이들이 하나둘 유입이 되다 보면 원래 살던 토박이들, 시골 아이들하고 마찰이라든지 이런 건 없어요?

◆ 이석인> 토박이 아이들이, 여기가 양도면이에요. 착할 양 자예요. 그래서 아주 성품들이 워낙 좋은 아이들이었어요. (웃음)

◇ 김현정> 착한 아이들. (웃음)

◆ 이석인> 거기다가 친구들이 얼마 없으니까. 심지어 한 학년에 남자 하나 여자 하나 이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친구가 오니까 너무나 반갑고 사람을 귀하게 대접해 주었죠.

◇ 김현정> 그리고 도시에서 자연이 좋아요 하고 간 아이들이 또 심성이 나쁠 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화목하게 추억을 만드는 아이들. 그런데 선생님, 지금 도시 아이들은 그렇지가 않아요. 사실은 뛰어놀 시간도 없고 공간도 없고 학교 끝나면 바로 학원으로 심지어 학원 셔틀버스가 태워가지고 쭉 돌린답니다. 12시까지 공부하는 초등학생들 수두룩하고요. 이 얘기 들으시면 어떠세요?

◆ 이석인> 안타깝죠. 그건 아이들의 마음이 아니죠. 부모들의 욕심이죠.

◇ 김현정> 욕심이죠.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성공합니까?

◆ 이석인> 저는 아이들 어릴 때는 아이에 맞는 교육을 본성에 맞는 교육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집을 지을 때도 기초 없이는 막 빨리 쌓아 올려간다고 건물이 튼튼한 건 아니잖아요. 요즘에 지진 얘기도 있고 한데, 큰 태풍이 불수록 기초가 가장 중요한데 사람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조기 교육이 문제가 아니라 기초를 튼튼히 하는 교육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친구들과 많이 부대껴야 하고 그러면서 자라는 거죠.

◇ 김현정> 지난주에만해도 아이들하고 강화도 곳곳을 누비고 오셨다고요?

◆ 이석인> 네. 도보백리라고 이름을 지었는데요.

◇ 김현정> 도보백리?

◆ 이석인> ‘강화 도보백리’라고 해서 강화에 사니까 지역 사회도 좀 알고 한 바퀴 돌다 보면 인내심도 키우고 의형제 모둠이라고해서 학년 구분 없이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한 모둠을 만들어요. 가다 보면 동생이 울면 형이 업어주기도 하고 또 손 붙잡고 가고 또 이야기도 하고 하면서 그러면서 걷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걸으면서 보는 요즘의 강화도 풍경은 어떤가요?

◆ 이석인> 저희가 석모도를 돌고 왔는데요. 참 아름답습니다. 왼쪽으로는 바다가 넓게 펼쳐져 있고 갯벌도 있고, 오른쪽으로는 황금 물결이 넓은 평원으로 되어 있고. 이 넓은 대자연을 아이들이 돌아보면서 이 가슴에 다 담고 푸른 하늘을 닮아가자하면서 그러고 걷습니다.

◇ 김현정> 상상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지는데요. 교장선생님, 거기서 우리 병아리 아이들 잘 키워 주시고요. 이 학교가 무럭무럭 더 성장해 나가기를, 그래서 다른 시골학교들의 좋은 표본이 되기를 저도 기도 하겠습니다.

◆ 이석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이석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인천 양도초등학교 이석인 교장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