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18(수) 욕설택시 탄 시각장애인 母 “죽고싶단 아들, 마음 아파"
2017.10.18
조회 71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학생 어머니 (익명)



- "하차 후 다시 탑승, 공포스러웠다"
- 환청·자살충동 등으로 입원치료 중


한 택시기사가 승객에게 욕설을 퍼붓고 하차요구를 무시한 채 30여 분간 달린 사건. 뉴스를 접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이 사건이 더 충격적인 건 승객이 다름아닌 시각장애를 가진 16살의 학생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기사와 승객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이 택시기사는 학생을 차로 한복판에 내려놨다는 겁니다. 학생이 자진해서 내린 건지 아니면 택시기사가 내리라고 차를 세운 건지, 이부분은 좀 진술이 엇갈립니다마는 여하튼 다시 학생은 차에 태워졌고 하차요구를 했지만 묵살당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느꼈을 공포가 어느 정도였을지 여러분, 상상이 되시죠? 도대체 어쩌다가 이런 일이 발생한 건지. 지금 학생의 상태는 어떤지. 피해학생의 어머니 직접 연결을 해 보죠. 어머님, 나와 계세요?

◆ 어머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사건이 알려진 건 엊그제인데 발생한 건 언제입니까?

◆ 어머니> 지난 9월 15일 금요일에 발생된 일입니다.

◇ 김현정> 금요일에. 조금 힘드시겠지만 우리 그날로 좀 돌아가보겠습니다. 그러니까 아들이 택시를 어떻게 혼자 탔던 건가요?

◆ 어머니> 종로에 위치한 학교에서 성남의 집으로 가기 위해서 미리 예약된 성남시각장애인연합회의 차량이동지원센터의 차량을 탑승 후에 일어난 사건이에요.

◇ 김현정> 그러면 장애인 전용택시인 거네요, 그냥 일반택시가 아니라.

◆ 어머니> 그렇죠.

◇ 김현정> 그럼 평소 그 택시를 이용해서 혼자서 다녔던 겁니까? 다니던 길입니까?

◆ 어머니>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필요할 때마다 자주 이용하던 서비스였고 그리고 기사분들과도 워낙 친분 있게 잘 지내면서 다니던 길이었죠.

◇ 김현정> 이번에 문제가 된 그 기사님은 처음 만난 거고요?

◆ 어머니> 입사한 지 6개월 됐다는 기사님이셨는데 처음 만났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평소 이용하던 택시를 타고 평소 이용하던 길을 가는 건데 어쩌다가 실랑이가 벌어졌습니까, 기사와 승객 사이에?

◆ 어머니> 학교에서 차량이 출발하자마자 저희 아이가 곧바로 집으로 가는 기사의 노선을 물었어요.

◇ 김현정> 어디로 가십니까?

◆ 어머니> “어느 길로 가실 건가요?” 이렇게 물어요. 저희 아이가 원하는 길은 내부순환도로 가주세요라고 미리 이야기를 해요, 학교에서 나오면서 바로. 기사가 길을 모르는 상황이었다면 차를 잠깐 세워서라도 검색을 해서 이용객이 원하는 길로 가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이가 느끼기에 차는 이미 출발해서 가고 있는데 내부순환로를 타는 느낌이 아닌 거예요. “여기가 어디예요? 내부순환로를 타려면 자하문터널을 지나야 합니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아이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길로 가고 있는 중이에요.

◇ 김현정> 굳이 그 내부순환도로를 이용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시각장애, 앞이 안 보이다 보니까 익숙한 길로 다니지 않으면 좀 불안함을 느끼거나 이런 것 때문이었을까요?

◆ 어머니> 그런 것도 물론 있죠. 저는 대부분 저와 함께 다닐 때는 내부순환로를 거의 대부분 이용하고 빨리 도착하기 위해서 내부순환로를 탔으면 좋겠다.

◇ 김현정> 그런 의미로. 여기까지는 사실 고객과 승객 사이에 있을 수 대화인데 그러면 요청하면 바꿔주면 되는 거고 혹시 못 바꾸면 이러이러해서 못 바꾼다, 미안하다 설명을 하고 그렇게 했으면 됐는데 어쩌다가 이게 싸움으로 이어지게 됐습니까?

◆ 어머니> 싸움으로 이어질 불씨가 전혀 없어요. 아이가 말을 뭐, 언행이 예의가 바르지 못했다거나 기사를 자극할 만한 그런 상황이 아니었어요.

◇ 김현정> 그건 CCTV를 지금 확인하신 거죠, 이런 부분은 대화를.

◆ 어머니> 블랙박스와 아이의 음성파일을 확인한 근거죠.

◇ 김현정> 그런데 아이가 다 공손하게 얘기해요.

◆ 어머니> 이런 대화가 조금 더 오가면서 갑자기 기사가 그럼 여기서 불법유턴을 하라는 것이냐 이러면서 소리를 질러요, 아이한테.

◇ 김현정> 거기서부터.

◆ 어머니> 아이는 그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거기가 유턴을 필요로 하는 자리도 모르고 불법유턴을 해야 하는 자리인 줄 더더군다나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 김현정> 그렇죠, 시각장애니까.

◆ 어머니> 그러면서 일방적인 막말이 시작돼요.

◇ 김현정> 막말이 시작된다함은 어떤 막말이 시작된다는 말씀이세요?

◆ 어머니> 내가 안 해 준 게 뭔데 어린 XX가. 입에 담지 못할 욕을 일방적으로 그렇게 아이에게 폭언을 쏟아부은 거죠.

[기사 녹취록: 아오, XX 진짜. 한 마디만 더하면 진짜 떨군다, 너. XX가 뭐 맞춰줬더니 XX 봉으로 아나 XX 진짜.]

◇ 김현정> 아이가 거기에 대해서 같이 싸운 겁니까? 아니면 일방적으로 그냥 당한 겁니까?

◆ 어머니> 끝까지 마지막까지 차분했어요. 감정이 격해지면서 시스템이 종료됩니다라는 소리음성이 들려요, 기계음이.

◇ 김현정> 시스템이 종료됩니다. 무슨 시스템이요?

◆ 어머니> 이건 블랙박스가 종료되었음을 의미하는 음성 기계음이었고요.

◇ 김현정> 블랙박스가.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블랙박스가 종료돼요, 거기서?

◆ 어머니> 네, 블랙박스가 종료됩니다. 아이 음성파일에 시스템이 종료됩니다라고 그런 음성이 기계음이 녹음이 되어 있고 꺼진 다음에 “너 한마디만 더하면 여기서 떨군다.” 라고. 이제 이건 아이의 음성파일을 확인한 내용인 거죠.

◇ 김현정> 심한 욕을 하고 블랙박스는 시스템이 종료되고. 그걸 우리 아이가, 학생이 핸드폰으로 녹음을 해요.

◆ 어머니> 네. ‘악’ 하고 소리를 질러요. 차가 멈췄어요. 아이는 가라고 했고 차가 멈췄으니까 당연히 안전한 인도에 나는 내린다라고 생각하고 가방을 매고 문을 열고 내려요.

◇ 김현정> 거기가 어떤 길이었습니까, 내려진 길이?

◆ 어머니> 낙원상가 직전 길인데요. 5차선 도로인 걸로 아는데 도로 한가운데였던 걸로 제가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 김현정> 5차로 도로의 인도 쪽에 붙어서가 아니라 그냥 도로 한복판에서 문을 열고 내려지게 된 상황. 그러면 차들이 막 쌩쌩 달리는 그런 곳이었던 건가요?

◆ 어머니>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고나서 다시 택시기사가 내려서 아이를, 학생을 태우기는 태웠다면서요.

◆ 어머니> 그게 태웠다, 라는 의미가 사실은 맞는 건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되는데요. 아이가 내리자마자 이제 한 발자국만 더 움직였더라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 됐었을 건데.

◇ 김현정> 그렇겠네요.

◆ 어머니> 너무 위험하니까 기사가 뛰어내려서 다급한 목소리로 너도 죽고 나도 죽는다. 빨리 타라. 아이는 타지 않겠다 하고 차를 밀고요. 내가 왜 그런 욕을 들어야 하나 저항을 해요, 타지 않겠다고. 그런데 기사는 아이를 강제로, 힘으로, 차 문이 닫히게 돼요.

◇ 김현정> 이게 다 지금 아이의 핸드폰에 녹음된 거죠?

◆ 어머니> 맞아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다시 택시를 타고 집까지는 순조롭게 데려다준 겁니까, 그다음에는?

◆ 어머니> 순조로울 수가 없죠.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으니 상황정리를 해야 한다 생각했는지 입장을 바꿔요. 미안하다, 미안하다. 원하지 않는 공포스러운 주행이 20여 분간 더 지속이 되면서 결국 아이가 강하게 요구하니까 가까운 곳에 내리자. 이렇게 서로 협상이 되는 거예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 기사는 지금 그 후에 입건이 돼서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이런 상황. 알겠습니다. 참 이게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장애인 전용택시라면서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는지 참 이해가 안 되는데 이게 한정된 공간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에게는 우리가 생각하는 공포, 훨씬 그 이상이 느껴지는 거죠. 트라우마 증상을 지금 앓고 있어요?

◆ 어머니> 순환장애는 물론이거니와 심한 우울, 불안, 공황, 환청, 자살충동. 아주 여러 가지 증상으로 인해서 지금 대형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에 있어요.

◇ 김현정> 입원, 자살충동이라는 건 무슨 그런 안 좋은 시도까지도 했다는...

◆ 어머니>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정말 극적인 시도까지는 도달할 수는 없지만 내가 죽어야겠다, 나는 지금 죽고 싶다, 지금 나는 내가 죽어야 한다. 내가 뛰어내려야 한다. 이렇게 이런 스스로의 고통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그 정도 상태군요. 그 당시에 택시 안에서 느꼈던 불안에 대해서 뭐라고 어머니한테 호소하던가요?

◆ 어머니> 이미 운전대를 잡은 사람이 달리는 차 안에서 나는 이러다 죽을 수 있겠구나. 차 안에서 내려졌을 때 그 위험한 도로 한복판에 차가 쌩쌩 달리고 했을 때 엄마, 나는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그 공포를 내 몸으로 지금 느끼고 있어, 라고 표현을 해요.

◇ 김현정> 그래요. 그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 혹시 그 기사분 만나보셨어요? 택시 기사분?

◆ 어머니> 사고 이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경찰에 뭐라고 설명을 했답니까, 그 당시 상황에 대해서. 뭐라고 이유는 있을 거 아니에요, 그쪽에서도.

◆ 어머니> 위험한 상황이어서 아이를 다시 차에 태우게 했다 이렇게 진술했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 복지원 쪽에서는 뭐라고 얘기합니까? 이게 그쪽 택시를 이용한 이유도 분명히 시설에서 잘 교육이 된 그런 분이 나와서 안전하게 운행을 해 주실 거다라는 믿음으로 사실은 그쪽 택시를 이용하신 걸 텐데 뭐라고 설명하나요?

◆ 어머니> 이 사고는 예정되었던 사고였습니다.

◇ 김현정> 무슨 말씀이세요?

◆ 어머니> 사무국장이 저를 따로 불렀어요. 기사가 신체적으로 경증의 장애가 있고 감정적인 기복이 심해서 이런 일이 한 번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 김현정> 그런 의미에서 예정된 사고가 아니었는가 이런 말씀.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꼭 좀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 어머니> 경찰에서 단순감금 사건만으로 조사처리돼서 검찰에 송치된 상황이에요. 피해 학생은 시각 1급 전맹 장애인이고 더군다나 미성년자입니다. 장애인복지법, 아동청소년보호법 이 모든 법들이 적용돼서 정신적 학대, 협박, 유기 부분에 대해서 모두 적용돼서 누구라도 당할 수 있는 이 중대한 사건이 근절될 수 있도록 미흡함 없는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지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얼른 쾌차해서 다시 밝은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저희도 기도하겠습니다.

◆ 어머니>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어려운 데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어머니> 고맙습니다.

◇ 김현정> 한 시각장애인에게 벌어진 기막힌 사건입니다. 16살 시각장애인의 어머니 직접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