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3(목) 포항 이재민 수험생 학부모 "아빠가 그냥 미안해"
2017.11.23
조회 54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포항 이재민 조강혁 씨 (철거 예정 대성아파트, 고3 학부모),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학과 교수)



<포항 이재민>
- 대성아파트 기울어져 대피소 생활
- "고3 아들 오늘 수능, 마음 타네요"
- 아파트, 지진 전에도 조금씩 기울어져
- 주민들 LH주택 연결 시작

<부산대 손문 교수>
- 해안도시 포항, 액상화 위험 높아
- '아스팔트' 도심에선 발견 어려워
- 수일 내 원상태 회복.. 이젠 안정세
- 액상 지도·기초공사 강화 대책 필요


지금 시각 8시 3분. 지금쯤이면 수험생들이 아마 교실에 입장을 거의 마쳤겠네요. 8시 10분까지 입실 완료. 40분부터는 1교시가 시작이 됩니다. 지금 수험생들도, 가족들도 얼마나 떨릴까요? 그런데 포항의 수험생이라면 지금 지진 걱정까지 이중고입니다. 오늘 지진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 이 시험은 어떻게 되는 건가. 그다음은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건가. 참 여러 가지로 심경이 복잡할 텐데요. 오늘 아침 그래서 포항으로 가보겠습니다. 지진의 진앙지죠. 흥해읍 대성아파트라고 있습니다. 이곳은 지진 때문에 아파트가 한 3도 기울어져서 피사의 아파트로 불리는 곳입니다. 이 기울어진 아파트의 주민이자 고3 학부모세요. 그야말로 이중고 겪고 계신 분 조강혁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학부모님, 안녕하세요.

◆ 조강혁>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어디 계세요?

◆ 조강혁> 지금 애 데려다주고 그리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 김현정> 아이는 잘 들어갔습니까?

◆ 조강혁> 네, 잘 들어갔습니다.

◇ 김현정> 컨디션 어때요?

◆ 조강혁> 그냥 평상시대로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젯밤에 잠은 잘 잤어요, 아이가?

◆ 조강혁> 네. 최대한 어떻게 평상시대로 하려고 해서 잘 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평상시대로 최대한 하려고 하지만 지금 아파트가 기울어져서 거기 집에 못 들어가고 계신 상황인 거잖아요.

◆ 조강혁> 네.

◇ 김현정> 어디 대피소에 계세요?

◆ 조강혁> 지금 저희는 대피소에서 나와서 고3 애도 있고 해서 어머니 집에 잠깐 와서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집에서 나오신 게 지금 며칠째인 겁니까?

◆ 조강혁> 이제 일주일 지났죠, 아마. 저번 수능 전날에 지진이 일어나서.

◇ 김현정> 바로 나왔어요, 그날?

◆ 조강혁> 네, 그때 바로 나와서 갈 데가 없어서 차에서 5시간가량 헤매다가 건물 안에 들어가지 못하니까, 불안해서. 그렇게 헤매다가 조금 잠잠해지고 어차피 빨리 갈 수밖에 없으니까 건물 안으로 들어오게 됐죠.

◇ 김현정> 그러셨어요. 대피소 생활 조금 하시다가 어머니 집으로. 그러면 아이는 그때부터 일주일 동안 어쨌든 공부를 해야 되는데 어떻게 했습니까?

◆ 조강혁> 한 이틀 있다가 학교 가서 공부를 했고요. 그다음에는 조금 마음 진정시킨다고 준비했던 것 정리하고 이렇게 하는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아이가 괜찮다고 해요? 불만은 없어요?

◆ 조강혁> 우리 애는 특별한 것 없이 차분하게 있으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다행입니다. 아이가 내색은 안 하더라도 우리 아버님은 얼마나 걱정이 되고 좀 미안하셨을 것 같기도 하고.

◆ 조강혁> 그렇죠. 안 그래도 지진도 그렇고 또 환경적인 것도 이렇게 되니까 저희가 좀 마음이 타죠.

◇ 김현정> 지진이 나 때문에 일어난 것도 아닌데 괜히 내가 미안하고.

◆ 조강혁> 그렇죠.

◇ 김현정> 대성아파트의 3도 기울어진 걸 조사를 해 봐야 알겠지만 액상화가 원인일 수 있다는 얘기는 혹시 들으셨어요?

◆ 조강혁> 여기는 액상화 이전에 기울어진 걸로 제가 알고 있고.

◇ 김현정> 그전에도? 그후에 더 심해진 건가요, 그러면?

◆ 조강혁> 그렇죠. 조금씩조금씩 기울고 있는 것 같고 지진이 나고 조금 지나서 액상화 현상이 발견된 걸로 알고 있거든요.

◇ 김현정> 거기에서도 발견이 됐어요? 보셨어요?

◆ 조강혁> 네, 흥해 이쪽에도. 그런데 아파트 있는 쪽은 발견되지 않은 것 같고. 논이랑 밭 이쪽에.

◇ 김현정> 그래서 조사를 해 봐야 되는 상황. 언제까지 집에 못 들어가시는 겁니까?

◆ 조강혁> 아직 정확하게 파악된 건 없는 것 같고요. 그냥 입주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서 연결시켜주는 것을 어제부터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LH 임대주택으로 매칭, 연결해 주는 이 작업이 시작이 된 거죠. 목소리가 생각보다 그래도 차분하세요, 아버님. 좀 떨고 계시는 거예요?

◆ 조강혁> 아니요. 제가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 김현정> 담담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래요. 아이 이름은 뭡니까?

◆ 조강혁> 아이 이름이 조의겸입니다.

◇ 김현정> 의겸이. 의겸이가 이미 입실을 했으니까 듣지는 못하겠지만 나중에라도 들을 수 있게. 혹은 이 에너지가 전달될 수 있게 의겸아 그리고 포항의 아들딸들아. 오늘 시험 잘 쳐라 응원 한마디 해 주시죠.

◆ 조강혁> 의겸아, 그동안 잘 준비한 줄로 아빠가 믿고 평상시대로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다. 그리고 특히 포항에서 어려운 가운데 컨디션 조절도 힘들고 또 여러 가지 환경적인 것들로 인해서 힘든 수험생들에게 특별한 힘이 또 주님의 은총이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김현정> 파이팅하셔야죠, 파이팅.

◆ 조강혁> 파이팅.

◇ 김현정> 고맙습니다. 아버님도 파이팅하시고요.

◆ 조강혁> 고맙습니다.

◇ 김현정> 아버님은 지금 수험생들 위해서 파이팅하셨지만 전국의 국민들은 포항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특히 이재민들을 위해서 파이팅 외치고 있다는 것. 이거 잊지 마시고 시험 잘 치기를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여진 없기를 기도하고요. 고맙습니다.

◆ 조강혁>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3 아들을 수험시험장에 지금 바로 보내드린 학부모입니다. 포항 대성아파트 주민 조강혁 씨를 만나봤습니다. 지진 후에 포항 곳곳에서 액상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액상화라는 건 땅 밑에 흐르던 지하수가 지진 때문에 땅 위로 분출이 되면서 단단하던 땅이 늪처럼 변하는 겁니다. 말랑말랑해지는 거죠. 이게 위험한 건 그 액상화된 땅 위에 있던 건물들은 붕괴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위험한 건데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논과 해안가에서만 발견되던 이 액상화 현상이 주거지역에서도 눈에 띄기 시작했답니다. 불안한 게 사실입니다. 전문가 연결을 해 보죠.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손문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손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손문>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일주일째 지금 포항지역의 액상화 현상을 조사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이제 마무리 단계라고요?

◆ 손문> 그렇습니다. 지금 저희들은 진앙지 주변에서 시추했던 시료들을 분석을 해야 됩니다. 기상청과 행정안전부에서 중대본도 만들어져서 본격적인 조사를 아마 할 것이고 저희들은 이것으로 일단 마무리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일주일 동안 조사하고 어떤 결론을 얻으셨어요?

◆ 손문> 저희들은 진앙지 부근 한 곳에서만 했거든요. 그런데 그 안에 모래층이 발견됐습니다. 지금 지하수로 가득 차 있는 상태였고요. 모래층이 지표층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는 상태로.

◇ 김현정> 샌드위치처럼?

◆ 손문> 네, 그러니까 이 액상화가 일어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요. 일단 지진이 발생해야 되고 모래층이 존재해야 됩니다. 그다음 세 번째로는 지하수위가 상당히 높은 곳이어야 되거든요. 그런 조건을 갖춘 곳이면 포항에서는 어디든지 액상화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지금 보면 그런 지역이 해변가라든지 강가라든지. 포항지역 넓은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모래질 토양, 지하수, 거기에 강도 높은 지진이 더해지면 발생하는 건데 포항에는 그런 조건을 갖춘 곳들이 많을 수밖에 없겠네요, 해안도시니까.

◆ 손문> 네, 해안도시이고 포항은 1000만년 전만 해도 물에 잠겨있던 곳으로 분지지역이거든요. 그래서 최근까지 퇴적물이 많이 쌓일 수 있는 그런 환경입니다.

◇ 김현정> 처음에는 논하고 해안가에서만 발견이 됐었잖아요, 초반에는. 그러던 것이 점점 도심과 주거지역에서도 발견된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이게 왜 그런 건가 궁금하더라고요.

◆ 손문> 도심지 같은 경우는 아스팔트로 덮여 있잖아요. 건물들도 가득 차 있고. 그래서 지하에서 액상화가 일어나면 아스팔트 뚫고 못 오니까 올라오는 장소가 한정될 수밖에 없고요. 발견하기가 힘들죠. 그래서 주로 도심지는 주민들의 제보가 중요한데요. 그래서 이 액상화 현상이 언론에서 나오고 난 뒤에 많은 주민들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뚫고 나오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뭔가 틈이 있는 곳이라면 지금 보이고 있는 거예요?

◆ 손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진이 더 이상 안 나더라도 액상화 현상은 계속 진행이 될 수 있습니까? 아니면 지금까지 진행된 게 끝인가요?

◆ 손문> 일단 액상화는 지진이 일어나는 순간에 동시에 발생하거든요. 그런데 지하 지질 특성에 따라서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는 데는 조금 시간이 필요합니다.

◇ 김현정> 원상태로 돌아가기도 합니까?

◆ 손문> 원상태로 돌아오는데 수일도 걸리고 어떨 때는 수초 안에도 끝날 수도 있고. 지금 포항에서 봤을 때는 어느 정도 안정화 상태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도심에서도 이제 발견되기 시작했다 해서 액상화라는 게 계속 진행이 되는 거구나, 하고 참 많이 걱정들을 했는데 그건 아니에요?

◆ 손문> 네, 그렇지는 않고요. 지금 여진이 발생한다 해도 규모가 작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고요. 그런데 이 지역은 액상화가 있는 지역이라는 게 알려졌기 때문에 다음에 큰 지진이 오면 위험하기 때문에 미리 대비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진이 발생하고 순간적으로 액상화가 벌어졌어요. 길게는 수일 동안 그게 진행이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 사이에, 만약 건물이 세워져 있었다면 그럴 경우에는 붕괴 위험도 있는 겁니까?

◆ 손문> 피해는 지진이 발생할 그 당시에 순간적으로 건물 같은 것들이 기우뚱해지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앞에 인터뷰한 대성아파트. 지금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져 있다 해서 피사아파트라고 하는데 거기가 기울어진 것도 지진났을 때 액상화 현상이 벌어지면서 그렇게 된 건가요?

◆ 손문> 지하에 조사를 해 봐야 되겠죠. 액상화 때문인지, 건물 자체의 결함 때문인지는 아직까지는 확실히 결론내릴 수 없습니다.

◇ 김현정> 액상화로 인해서 전체가 기우뚱한 건지 아니면 애초에 지을 때 문제가 있어서 기우뚱한 건지 이건 조사를 해 봐야 된다는 말씀.

◆ 손문> 그렇습니다.

◇ 김현정> 말씀을 쭉 듣다 보니까 지금은 포항의 한 지역만 조사한 거잖아요. 포항지역 전체를 조사하고 그래서 액상화의 가능성이 큰 곳은 더 단단하게 짓는다든지 대책을 마련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요.

◆ 손문> 맞습니다. 액상화가 있는 지역에서는, 특히 도심지에서 액상화가 나면 큰 피해가 있기 때문에 외국 같은 경우는 액상화 지도라는 걸 작성을 합니다. 이런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곳 그리고 사람이 많이 사는 곳, 도심지는 반드시 액상화 지도를 제작을 해 놓습니다. 그렇게 해서 도시개발에 참고를 하죠.

◇ 김현정> 그러면 액상화 지도를 가지고 내가 집을 지으려고 하는데 여기가 액상화 위험지역이에요. 그러면 뭔가 더 단단한 내진설계를 한다든지. 어떻게 해야 됩니까?

◆ 손문> 그건 내진설계로는 안 되고요. 이건 기초공사가 가장 중요합니다.

◇ 김현정> 내진의 문제가 아니에요?

◆ 손문> 액상화를 일으키는 지층에 그것보다 더 깊게 말뚝이나 파일 같은 걸 박아서 기초를 하면 큰 문제가 없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특히 저층의 건물은 거의 말뚝 기초공사를 안 하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기둥을 지하수층 뚫고 더 단단하게, 깊게 박아야 된다는 말씀이세요.

◆ 손문> 그렇습니다. 우리가 물 위에서, 물이 출렁거리더라도 물 바닥까지 말뚝이나 파일을 잘 박아놓으면 전혀 상관 없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그 위로 물이 흘러다녀도. 지금 이런 질문 하나 들어왔는데 아까 전에 포항의 많은 지역이 액상화 가능성이 있다 하셨어요, 물론 이건 조사를 해 봐야 알겠지만. 대략 어느 정도로 예상하십니까?

◆ 손문> 지금으로 보면 진앙지에서부터 반경 12km나 10km. 아마 포항에서는 상당히 넓은 지역이 분포하지 않을까. 산악지역을 제외하면 많은 지역에 분포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번 조사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져야겠어요. 경주며 포항이며 이미 큰 지진이 작년, 올해 연이어 났기 때문에. 교수님, 액상화 위험지역이라고 판정이 됐는데 이미 거기에 건물이 세워져 있으면 이걸 헐고 다시 지어야 되는 거예요?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 손문> 큰 지진이 안 오기를 바라야 되겠죠.

◇ 김현정> 당연히 그건 그렇고요.

◆ 손문> 그런데 기초공사를 제대로 했는지, 안 했느냐가 관건인데 공사가 잘 안 됐다면 큰 지진이 오면 방법이 없습니다.

◇ 김현정> 방법이 없다. 결국은 그런 곳은 기초공사 제대로 안 돼 있다면 냉정하게 말하자면 다시 헐고 지어야 된다는 말씀이에요.

◆ 손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위험을 과장해서 느낄 필요야 없겠지만 현실이 이렇다면 냉정하게 알고 그래야 올바른 대처방법을 찾을 수도 있는 걸 테니까요. 오늘 액상화에 대해서 짚어봤습니다. 교수님, 좀 더 애써주세요. 고맙습니다.

◆ 손문> 감사합니다.

◇ 김현정>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손문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