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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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승희(스피드스케이팅 선수)

- 3회 연속 동계 올림픽 국가대표 출전
- '쇼트트랙 → 스피드스케이팅' 전향
- 맨 처음 접했던 종목으로 은퇴 하고파
- 은퇴 후 꿈? '디자인' 공부 하고싶어
평창 동계올림픽, 이제 정말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선수들, 도대체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그 가운데도 특이한 이력을 가진 선수를 한 분 만납니다. 우리나라 쇼트트랙 참 잘하죠. 그런데 쇼트트랙 5개 분야 전체에서 메달을 딴 선수는, 여자 선수는 딱 한 명 있습니다. 바로 박승희 선수. 금메달만 해도 2개입니다. 쇼트트랙에 살아 있는 레전드 이렇게 불리는데. 그러던 어느 날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꾸더군요. 다들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더니 이번 평창에는 그 스피드스케이팅의 국가대표가 되어서 출전을 한답니다. 만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박승희 선수 연결해 보겠습니다. 박승희 선수, 안녕하세요.
◆ 박승희> 안녕하세요.
◇ 김현정>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박승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김현정> 오늘도 지금 선수촌에서 훈련 중에 받으시는 거죠.
◆ 박승희> 네, 훈련 중에 잠깐 받았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고3 수험생들은 시험 한 달 남겨두면 부모님이 말도 못 붙여요, 예민해서. 선수들도 그런 거 있어요?
◆ 박승희> 저 같은 경우는 전혀 그런 건 없어서 최대한 긴장을 안 하려고 하는 편이어서 저는 괜찮은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네요, 박승희 선수. 지금 목소리도 밝아요.
◆ 박승희> 원체 좀 밝아가지고.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동계올림픽 출전이 이게 몇 번째죠, 박승희 선수?
◆ 박승희> 세 번째 올림픽이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여러분, 이게 대단한 겁니다. 올림픽 한 번 출전만 해도 엄청난 건데 세 번째. 3회 그것도 연속 출전이잖아요. 더 특이한 건 4년 전에 그 잘하던 쇼트트랙을 떠나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을 한 거예요. 왜요, 대체 왜?
◆ 박승희> 사실은 원래 은퇴를 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원래 제가 처음에 시작하기를 스피드스케이팅로 접했었거든요.
◇ 김현정> 어렸을 때 맨 처음, 몇 살 때입니까, 그게?
◆ 박승희> 9살 때, 10살 때인데. 원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였어요. 그래서 은퇴를 고려하던 중에...
◇ 김현정> 은퇴를 고려한 거는 왜요? 최정상에서 왜?
◆ 박승희> 제일 잘 탔을 때 은퇴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계속 해홨었거든요.
◇ 김현정> 정상에서?
◆ 박승희> 네, 그렇게 은퇴를 고려하고 있었는데 이제 한 번쯤 스피드스케이팅을 한 번쯤 타보고 그만두고 싶다라는 생각을 그냥 막연히 했었는데, 이제 그런 제 의견을 가족 분들한테 말을 했더니 타고 싶으면 한 번 그냥 해 봐라, 이제 쇼트트랙에서 그만큼 성공을 어떻게 보면 했다고 생각이 들었나 봐요. 그래서 한 번쯤 해 봐야지 한 건데 이게 너무 감사하게도 잘 되게 되어서.
◇ 김현정> 사실은 이제 박승희 선수가, 여러분 아시는 분은 다 아시지만 3남매가 다 선수잖아요. 스피드, 쇼트 이렇게 나누어서 타고 있는 그런 스케이트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들이 그럼 “해 봐, 승희야. 어차피 은퇴할 건데 한번 해 보고 은퇴해” 이렇게 된 거예요?
◆ 박승희> 부모님께서는 하고 싶은 걸 해야 된다는 주의셔서.
◇ 김현정> 그래서. 여러분, 그런데 모르는 분들은 쇼트트랙이나 스피드스케이팅이나 다 스케이트인데 그게 거기서 거기 아니야 이러실 수 있지만 굉장히 다르다면서요.
◆ 박승희> 굉장히 잘 모르시더라고요, 생각보다. 빙판에서 탄다는 거 말고는 스케이트 모양이랑 스케이트 신는 방법, 날도 다 다르고 링크장 규격도 다르고요. 그리고 타는 방식도 다르고 이래서 저도 생각보다 많이 달라서 좀 애를 먹었던 것 같아요, 더.
◇ 김현정> 쓰는 근육, 훈련 방법 이런 것도 다 달라요?
◆ 박승희> 네. 일단 훈련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근육이 다르거든요. 그래서 확실히 좀... 생각보다 많이 달랐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말하는 걸 보면 박승희 선수가 말하는 걸 보면 굉장히 쿨하게 결정한 것 같지만... 사실은 정상에 있던 선수가 이렇게 전혀 다른 종목에 그야말로 초보로 다시 들어간다는 게 이게 고민 안했다면 거짓말 아니에요?
◆ 박승희> 사실, 안 되면 말지라는 생각을 하는 편이어서 전향하는 결정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이제 전향을 해서 제가 노력하는 부분에서 조금 애를 먹고 좀 힘들었던 기억은 있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안 되면 말지 이러고 했지만 막상 가보니까 현실은 좀 답답했던 거예요?
◆ 박승희> 네, 답답하기도 하고 하다 보니까 저도 어느 정도는 욕심이 생기기도 하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니까.
◇ 김현정> 당연하죠.
◆ 박승희> 네, 그때부터 조금 힘들더라고요.
◇ 김현정> 이렇게 표현하면 괜찮아요? 쇼트트랙에서 날던 선수가 갑자기 걸음마 막 시작한 아기처럼 된 거예요.
◆ 박승희> 거의 그 정도였던 것 같아요. 제가 운동인생을 지금 15년 넘게 하면서 좀 많이 힘든 시기였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이제 4년차잖아요, 전향 4년차.
◆ 박승희> 네, 이제 4년차.
◇ 김현정> 4년차인데 국가대표로까지 선발이 된 거예요?
◆ 박승희> 네, 감사하게도.
◇ 김현정> 사실은 여기까지만 해도 너무 대단해서 제가 더 이상 부담을 드리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 박승희 선수는 메달 맛을 본 선수잖아요.
◆ 박승희> 그렇죠, 그렇죠.
◇ 김현정> 욕심이 좀 날 것 같아요.
◆ 박승희> 욕심이 나기도 하고 제가 전향을 하고 나서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았던 게, 이제 쇼트트랙에서는 워낙 잘했던 선수니까 이제 뭐 그만큼을 못 하는데 뭐하러 전향을 했냐 아니면 그냥 쇼트트랙 하지, 이런 소리를 듣다 보니까 제가 조금은 흔들리더라고요, 힘들고.
◇ 김현정> 그런 소리를 누가 해요, 도대체.
◆ 박승희> 건너건너 듣기도 하고 그냥 장난으로 쇼트트랙 해라는 소리도 주변에서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제가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오기가.
◆ 박승희> 오기가 생겨서 좀 더 열심히 하고 있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올시즌에 조금 기록이 많이 줄어서... 올림픽까지 한 달 정도 남았는데 더 열심히 해서 정말 높게 잡아서 메달을 따면 너무 좋겠지만 한 달 동안 되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기량을 끌어올리는 게 제가 할 일인 것 같고 그리고 결과적인 거는 따라오는 거기 때문에 저는 그냥 열심히 하는 게 몫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아주 교과서적인 답변을 내놓으셨어요.
◆ 박승희> 그런가요?
◇ 김현정> 저는 그냥 최선을 다하고 메달은 하늘이 주는 겁니다, 이 말씀.
◆ 박승희> 그런데 쇼트트랙을 했을 때도 그랬었기 때문에.
◇ 김현정> 똑같은 마음. 저 부담드리는 건 아니에요.
◆ 박승희> 부담 받지 않습니다. 괜찮아요.
◇ 김현정>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기대를 하면서.
◆ 박승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이번에 끝나면 이번에는 진짜 은퇴하겠다 그렇게 인터뷰 하셨더라고요.
◆ 박승희> 네, 저한테는 마지막 올림픽일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은퇴를 4년 미뤄서 평창올림픽을 가는 거라서. 마지막으로 정말 쏟아붓고 은퇴를 할 생각이에요.
◇ 김현정> 은퇴라고는 하지만 나이가 아직은 어리잖아요. 은퇴 후에 도전하고 싶은 다른 분야가 혹시 또 있습니까?
◆ 박승희> 많이 어릴 때부터 너무 확고한 꿈이 한 가지가 있었는데 그게 이제 제가 디자인 하는 걸 너무 하고 싶어서.
◇ 김현정> 디자이너? 옷 같은 거 디자이너?
◆ 박승희> 옷이 될 수도 있고 의류 쪽으로 하고 싶은 생각이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쪽으로 공부를 좀 해 보려고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저는 은퇴 후에는 지도자의 길을 가겠습니다, 이쪽 스포츠 학문을 연구하겠습니다, 이러실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부분, 의류 디자이너.
◆ 박승희> 대부분 선수들이 그렇게 가기는 하는데 제가 너무 확고한 꿈이, 하고 싶은 게 있어서.
◇ 김현정> 그렇군요. 나중에는 그러면 박승희 디자이너의 패션쇼 무대 이런 거 볼 수 있는 거예요?
◆ 박승희> 너무 먼 얘기인 것 같아서.
◇ 김현정> 안 될 거 없어요. 그것도 기대를 하겠습니다.
◆ 박승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우선은 평창 잘 치르셔야 돼요, 평창. 듣고 계시는 모든 뉴스쇼 청취자들께 오늘은 홍보대사 느낌으로 평창올림픽 홍보 한마디 해 주시죠.
◆ 박승희> 많은 분들이 사실 평창올림픽을 기대 많이 해 주시고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이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하실 것 같아요. 여러 종목에서 4년 동안 정말 열심히 해서 나가는 무대이니 만큼 응원을 정말 많이 해 주셨으면 좋겠고, 꼭 메달을 따지 않은 선수들도 정말 열심히 한 선수이기 때문에 도전에 많은 응원을 주셨으면 좋겠고, 많은 기대와 또 많은 응원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특히 여러분 박승희 선수 이번에는 쇼트트랙 아니고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으로 가시면 됩니다. 찾아서 응원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 박승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로 돌아왔습니다. 박승희 선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