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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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문선민(국가대표 축구선수)

첫 월드컵에 독일전 승리.."꿈같아"
자다가 최종 엔트리 합격 전화받아
멕시코전 패했지만 팀 분위기 좋아져
독일전 승리 예감? 경기 초반부터
"축구팬 부인, 집에서도 감독 같아요"
2018 러시아 월드컵 우리 선수단이 돌아왔습니다. 아쉽게 16강 진출은 실패를 했습니다마는 값진 1승을 거뒀죠. 57위가 1위 독일을 꺾는. 월드컵 역사상 손꼽히는 이변을 만들고 돌아왔습니다. 참 애썼어요. 그중에서도 저는 이 선수가 눈에 띄었습니다. 월드컵 나가기 전에 A매치 경험이 딱 두 번 있었어요. 심지어 고등학교 졸업하고 프로축구 데뷔를 스웨덴에서 했습니다. 그래서 스웨덴에서 5년을 뛰다가 한국에 첫 출전을 한 게 작년이에요. 그래서 이 선수가 대표팀에 선발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뽑혔고 훌륭하게 경기를 이끌어냈습니다. 바로 문선민 선수죠. 인천유나이티드의 문선민 선수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문선민 선수 안녕하세요.
◆ 문선민> 안녕하세요. 인천유나이티드의 문선민 선수라고 합니다.
◇ 김현정> 목소리는 굉장히 앳되네요. 토요일에 귀국하고 이제 며칠 지났는데... 독일전 흥분은 좀 가라앉았어요?
◆ 문선민> 독일 상대로 승리를 거둬가지고 아직도 TV를 틀면 경기가 나오니까. 아직도 생생한 것 같아요.
◇ 김현정> 좀 꿈꾸는 것 같지 않아요?
◆ 문선민> 그렇죠. 축구 선수에게서는 월드컵이라는 무대가 꿈의 무대이기 때문에 꿈만 같았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월드컵 진출 자체가 꿈의 무대인데 독일을 이기고 왔어요. 이게 꿈 중에서도 무슨 꿈입니까, 이게?
◆ 문선민>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진짜 너무 귀한 꿈인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게요. 귀국하니까 누가 제일 좋아해요?
◆ 문선민> 가족분들하고 부모님이나 제 와이프라든지 다 되게 좋아해 주셔서 기분이 너무 좋네요.
◇ 김현정> 뱃속의 아기도 좋아하지 않아요?
◆ 문선민> 아마 많이 좋아할 것 같아요. 나중에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게 있으니까.
◇ 김현정> 지금 뱃속의 아기가 한 7개월 됐죠?
◆ 문선민> 그래서 와이프가 제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초음파를 예약을 해가지고 이번 주에 가기로 했습니다.
◇ 김현정> 만나러 가는군요. 아기한테도 승전보를 알리러. 지금 독일전이 꿈 같다고 하셨는데 사실은 문선민의 대표팀 발탁부터 굉장히 꿈 같은 일이었죠?
◆ 문선민> 그때를 회상하자면 전날에 5월 13일날 저희가 상주 원정 경기가 있었거든요. 경기를 뛰고 그랬으니까 많이 피곤해서 잠을 자고 또 다음 날에도 또다시 잠을 잤어요. 그런데 계속 전화가 울리는 거예요.
◇ 김현정> 자고 있는데 시끄럽게 계속전화가 울려요.
◆ 문선민> 와이프도 시끄러운지 그걸 무음으로 꺼놨대요.
◇ 김현정> 계속 울리니까, 우리 신랑 자는데.
◆ 문선민> 오랜만에 늦잠 자는데... 그래가지고 자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일어났는데 계속 전화기가 울리는 거예요. 뭐지 해서 봤는데 중학교 동창 친구가 오랜만에 전화가 온 거예요. 받았는데 대뜸없이 축하한다고 그런 얘기를 하는 거예요. 뭘 축하하냐고 그랬더니 갑자기 친구가 대표팀에 뽑혔다고.
◇ 김현정> 친구가 어떻게 그걸 먼저 알았어요?
◆ 문선민> 친구도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였는데 그걸 보고 있었나 봐요, 생방송으로.
◇ 김현정> 그러니까 발표하는 장면을 문선민 선수나 문선민 선수 가족들은 설마 거기 내가 들겠어, 하고 안 보고 자고 있었는데.
◆ 문선민> 그렇죠. 심지어 부모님도 일하고 계시니까 그런 거 볼 겨를도 없었죠.
◇ 김현정> 친구가 보고 “선민아, 뭐해? 축하해. 됐어.” 이렇게 된 거네요.
◆ 문선민> 네. 그래서 꿈 같은 소리하지 말라고, 헛소리하지 말라고.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렇게 된 겁니다, 여러분. 문선민 선수 러시아에 입성을 했고 멕시코전, 독일전 두 경기에 출전을 해서 여러분 보셨다시피 그렇게 멋지게 경기를 운영한 겁니다. 그런데 스웨덴에서 5년 선수 생활을 하고 왔는데 스웨덴전에는 정작 기용이 안 됐어요.
◆ 문선민> 그렇죠. 정작 스웨덴전을 못 뛰어서 많이 아쉬웠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게 꼭 이겨야 한다던 스웨덴전 지고 멕시코전 지고 국민적인 비난이 사실은 국내에서는 대단했거든요. 그거 선수들도 알고 계셨어요, 현지에서.
◆ 문선민> 스포츠뉴스를 봐서 그거는 대충 알았는데 그렇게 많은 비난이 있는 건 잘 몰랐죠.
◇ 김현정> 사실은 두 경기 지고 나서 남은 게 독일전이었잖아요. 다른 경기면 그렇지 않았을 것 같은데 세계 1위팀하고의 경기였어요. 그래서 분위기가 어땠을까, 독일전 앞두고.
◆ 문선민> 독일전 앞두고도 멕시코전 때도 저희가 아쉽게 졌지만 좀 저희가 하나가 되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멕시코전 끝나고 그런 얘기를 많이 나눴거든요.
◇ 김현정> 스웨덴전 지고 멕시코전 졌는데 오히려 팀 분위기는 살아나고 있었단 말씀이에요?
◆ 문선민> 그렇죠. 그 분위기가 살아나서 독일전에 저희가 운도 많이 따르고 좋은 결과를 내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독일전 치르기 전에 이게 이길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까지도 한 거예요, 선수들이?
◆ 문선민> (웃음) 그런 생각은 안 하고 저희는 좋은 경기를 펼치자고 하고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자고 이렇게 그렇게 선수들끼리 얘기를 했거든요.
◇ 김현정> 그런 마음가짐으로 경기장에 들어었섰는데 막상 뛰다 보니까 해 볼만 하네, 이길 수도 있겠네 그 생각이 드던가요?
◆ 문선민> 그게 아마 경기 초반부터 들었던 것 같아요. 초반부터 좀 주도권은 밀렸지만 그래도 저희가 한 번씩 공격을 할 때마다 좋은 기회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초반부터 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느 순간에 어? 이길 수 있겠네? 이런 생각이 들던가요?
◆ 문선민> 왜냐하면 독일도 무조건 이겨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조급함이 보이더라고요. 독일 선수들한테. 급하게 처리하는 모습이라든지 그런 게 좀 보여가지고 이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저희는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경기를 임했는데 저희한테... 잘 따라줬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밑져야 본전.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최선을 다해서 여기서 쓰려져도 이런 느낌, 그게 통한 거예요?
◆ 문선민> 네. 잘 통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경기 끝날 때까지는 멕시코와 스웨덴전, 동시에 경기 치르고 있는 팀들 경기 결과 몰랐다면서요.
◆ 문선민> 저는 저희가 1:0 되고 나서 알았거든요. 저는 그때 벤치에서 경기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 얘기를 살짝 엿들었는데 (스웨덴이 멕시코를) 3:0으로 이기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우리가 자그마치 2:0으로 이기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사실은 멕시코가 스웨덴 이겨주고 우리가 독일을 2점차 누르면 16강 가는 걸로 철석까지 믿었던 선수들은...
◆ 문선민> (웃음) 저희도 경우의 수를 그렇게 다 생각해놨는데 스웨덴이 그 경우의 수를 무너뜨려버려서...
◇ 김현정> 우는 선수도 있던데요.
◆ 문선민> 맞아요. 흥민이라든지 아니면 현우 형이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손흥민 선수, 조현우 선수.
◆ 문선민> 네. 흥민이는 경기 끝나자마자 울어가지고.
◇ 김현정> 그래요. 참 잘했는데 다시 독일전 얘기해도 뭉클하네요, 울컥하고. 월드컵 대표팀의 문선민 선수 여러분 지금 만나고 계십니다. 그런데 저는 이게 좀 궁금했던 게... 문선민 선수 부인이 인천의 골수 팬입니다. 그래서 선수와 팬으로 만난 사이시죠?
◆ 문선민> 네, 맞아요.
◇ 김현정> 그래서 아내는 서포터즈로 지금도 굉장히 활발하게 활동 중인 걸로 제가 알고 있어요. 그런데 “여보, 나 인천 아니고 국내 다른 팀으로 이적할 거야.” 이러면 이거 부부싸움 나는 거 아닙니까?
◆ 문선민> (웃음) 그래서 만약에 네가 다른 팀에 가더라도 나는 인천을 응원하겠다. 그래서 그거는 서로 리스펙트해 주자. 존중을 해 주자. 물론 남편을 응원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지만 팀은 절대로 인천을 응원하겠다 그렇게 못을 박더라고요. 집에서도 감독이에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인천이 지고 들어가면 집에서 반찬이 시원찮게 나오겠는데요. (웃음)
◆ 문선민> (웃음) 그래도 반찬은 잘 주더라고요, 지더라도.
◇ 김현정> 문선민 선수 재미있어요. 여러분 K리그도 바로 다시 시작합니다, 바로 다시. 언제부터죠?
◆ 문선민> 저희 바로 이번 주 토요일 날 경기가 있거든요.
◇ 김현정> 7월 7일부터?
◆ 문선민> 네. 저희는 7월 7일날 있고 또 7월 8일날도 시합이 있는 팀도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대구FC 골키퍼가 조현우 선수 아닙니까?
◆ 문선민> 맞아요.
◇ 김현정> 그럼 조현우 선수하고도 마주치겠네요?
◆ 문선민> 전반기에 저와 현우 형 1:1 찬스가 나왔어요. 잘 막는 것 같아요. (웃음) 뚫기 어려워요.
◇ 김현정> 뚫기 어려운가요? 아직 한 번도 못 뚫어본 거예요, 조현우 선수를?
◆ 문선민> 네, 저는 아직까지 현우 형한테 골을 넣어본 적이 없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조현우 선수가 원래 K리그에서는 유명한 골키퍼였군요.
◆ 문선민> 네. 원래도 꾸준하게 잘해 온 형이라 아주 든든하죠, 대구 선수들은.
◇ 김현정> 그래요. 우리 K리그도 흥했으면 좋겠고. 결혼식을 아직 안 치렀다고 들었어요. 부인이 좀 서운해할 법도 한데 언제 결혼식 치를 거예요?
◆ 문선민> 아마 내년 겨울쯤.
◇ 김현정> 좋습니다. 지금 방송 탄 김에 문선민 선수, 누구한테 한마디, 뱃속에 있는 아기한테 한마디하시겠어요? 아내한테 한마디하시겠어요?
◆ 문선민> 음... 그래도 와이프한테 해야죠. (웃음)
◇ 김현정> 신혼부부 문선민 선수가 아내에게 한마디.
◆ 문선민> 여보, 행복이 엄마. 러시아 가기 전부터 40일 정도 같이 못 있었는데 이제 돌아왔으니까 여보한테 더 잘할 수 있는 남편이 될게. 많이 사랑해.
◇ 김현정> (웃음) 문선민 선수. 그라운드에서 전사처럼 뛰던 그 문선민은 어디 가고.
◆ 문선민> (웃음) 저는 경기장 안이랑 밖이랑 많이 달라가지고. 좀 이상할 거예요.
◇ 김현정> 많이 다르네요. 정말 꿀이 떨어지는 애교천사 같은 모습,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사랑이 정말 듬뿍듬뿍 묻어나는. 우리 행복이 아기도 예쁘게 키우시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K리그가 잘 되기를, 문선민 선수가 앞으로 활약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 문선민>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생 많이 하셨어요. 고맙습니다.
◆ 문선민>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우리 월드컵 대표팀의 참 두드러진 선수였죠. 인천유나이티드 문선민 선수였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