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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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6(목) 라오스 현지 “댐은 여기 주산업, 한국인 호감 줄면 어쩌나"
2018.07.26
조회 105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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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장후(라오스 한인회 부회장), 박재현(인제대 토목도시공학부 교수)



<라오스 현지 교민>
사고난 '아티프주'...6,70년대 우리 농촌
라오스 현지 언론? "수재민 도와주자"
댐 발전, 라오스 주력 산업...붕괴아니길

<박재현 교수>
이미 침하 진행 중? "파이핑 현상일 가능성"
수압차로 인해 아래쪽에 구멍이 생기는 것
3배 강우량 정도도 못 버티면...이 점 살펴봐야


23일, 그러니까 우리 시각으로 밤 10시쯤 라오스 남동부에서 댐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죠. 6억 톤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인근 마을 6개가 침수가 됐고요. 수백 명이 실종했습니다. 사실 아직 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은 상태여서 정확한 집계를 한다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죠. 그런데 대체 '왜 이렇게 됐는가'를 두고 '범람이다.' '아니다, 부실 시공이다.'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 건설사가 시공에 참여했다는 사실이죠. 우리 정부가 라오스 현지에 긴급 구조대를 파견한 것도 이 때문인데요. 거기다가 더해서 '대피방송이 있었다, 없었다. 대피방송이 있기는 있었는데 한국 말로 있었다.' 여러 가지 소문들이 돌고 있습니다. 현지 연결해보겠습니다. 라오스 현지 한인회의 부회장님이세요. 정장후 부회장 연결을 해 보죠. 정 부회장님 안녕하세요.

◆ 정장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사고가 난 곳은 라오스 남동부에 있는 아타프주 맞습니까?

◆ 정장후> 예.

◇ 김현정> 그 지역은 어떤 곳인가요?

◆ 정장후> 여기는 수도권 이외에는 우리나라 굉장히 아주 오래된 농촌 지역이라고 보시면 돼요.

◇ 김현정> 우리나라 6-70년대 농촌 지역 정도 상상하면 됩니까?

◆ 정장후> 예.

◇ 김현정> '현지 주민들 피해가 어마어마하다', 이렇게 알려지고 있는데, 지금 현지 라오스에서는 어떻게 보도가 되고 있어요?

◆ 정장후> 여기가 사회주의고 이런 부분 때문에 언론에 대한 게 함부로 말을 하는 부분이 없어요. 그래서 아직 구체적으로 이게 '인재다, 자연재해다', 이런 표현도 말 안 하고 그냥 일단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으니까 어떻게 됐든 도와주자, 이래서 수재의연금 모집 쪽으로는 많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고 원인이 뭐고 이런 것보다도 피해가 많이 났으니 '돈 모으자, 수재의연금 모으자' 쪽으로 방점을 찍어서 보도. 그래요. 그러면 한국에서는 또 다른 외신들은 이게 '단순 재해다', '부실 시공으로 인한 붕괴 사고다' 말들이 많은데 오히려 현지에서는 더 언론을 통해서 들리는 게 없겠네요?

◆ 정장후>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비가 지금 자연재해 수준으로 많이 오기는 옵니까?

◆ 정장후> 얼마 전에 베트남에서 명명한 태풍이 한국 지나갔죠? 그 무렵에 그때 여기 비가 같이 많이 왔어요. 그리고 '종다리'라는 태풍이 또 한국에 가고 있잖아요. 그래서 비가 아직도 그게 이어져서 계속 또 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느 정도나 많이 봐요, 비가?

◆ 정장후> 여기는 비가 오면 강수량이 아주 순간적으로, 폭발적으로 많아질 수 있어요.

◇ 김현정> 그야말로 우리나라에 소나기가, 태풍 불 때 소나기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거.

◆ 정장후> 네. 그런 스콜(squall) 현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그런 소나기가 집중적으로 내릴 때 같은 폭우가 그 댐이 무너질 당시에는 하루종일 온 거예요?

◆ 정장후> 제가 들은 바로는 하루에 450mm 정도의 강수량 그리고 일주일 통산하면 1100mm 이상.

◇ 김현정> 그 사고현장 마을이?

◆ 정장후> 네. 그 마을뿐이 아니고 아마 그 인근 지역 전체가 그랬을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하루 450mm, 일주일 1100mm가 그 지역에 쏟아지면서 이게 범람인지 붕괴인지는 아직 그곳 분들도 모르는 상황.

◆ 정장후> 그렇죠.

◇ 김현정> 이번 사고, 아직까지는 원인이 안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이게 해외에서도 관심이 많고 이렇기 때문에 원인이 드러날 텐데. 혹시라도 '건설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으로 밝혀지면 이거 어떡하나, 교민들 걱정 되시겠어요?

◆ 정장후> 만약에 그렇다면 좀 부끄러운 것이죠.

◇ 김현정> 그러게요.

◆ 정장후> 왜냐하면 여기 댐이 현재 전체가 계획된 게 120개가 넘고요. 이 나라가 국가 정책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댐이었거든요.

◇ 김현정> 여러분, 잘 이해가 안 가실 텐데 라오스에서 전기를 만들어서 태국 같은 데로 파는 거죠, 주변 국가로.

◆ 정장후> 예.

◇ 김현정> 그게 여기의 산업입니다.

◆ 정장후> 지금 라오스 현지에서는 주산업이라고 봐야죠.

◇ 김현정> 그것도 '주산업'이에요. 그랬는데 그게 만약 부실공사여서 이렇게 큰 피해가 났다라고 알려지면…

◆ 정장후> 그게 현재도 중국 사람들이 거의 공사를 장악을 하고 있다시피 해요. 저도 그렇게 믿고 싶지 않고. 이게 여기 집중호우를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설명을 못해요. 자연재해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돼요. 그런데 만에 하나, 그런 실수가 있었다, 라면 상당히 부끄럽고 대외적으로 한국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가 조금 떨어지겠죠.

◇ 김현정> 그런 부분은 교민도 걱정되고… 알겠습니다. 아무쪼록 실종자가 워낙 많아서요. 실종자 분들 무사하시기를 바란다는 말씀밖에는 드릴 수가 없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정장후> 네, 수고하세요.

◇ 김현정> 라오스 현지에 사시는 한인회 부회장이세요. 정장후 부회장 먼저 만나봤습니다. 이어서 전문가를 한번 연결해 보죠. 이게 지금 국제적인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우리가 해야 될 일은 뭔가, 우리의 대응책은 뭔가도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될 것 같은데, 인제대학교 토목도시공학부 박재현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박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박재현> 네, 반갑습니다.

◇ 김현정> 지금 사고가 발생한 곳 라오스의 세피안 세남노이댐. 이 댐의 건설에 우리 기업들 여럿이 참여했네요?

◆ 박재현> 네, 그렇습니다. 시공은 SK건설이 맡고 있고요. 그리고 또 설계는 유신, 도화 두 회사가 맡은 걸로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유신, 도화도 우리나라 회사?

◆ 박재현> 그렇습니다. 그 다음에 우리나라의 한국서부발전이 들어가 있고요.

◇ 김현정> 규모가 상당히 크다면서요?

◆ 박재현> 규모가 꽤 큰 편입니다. 발전 규모가 410메가와트급. 그러니까 충주댐에서 발전하는 발전 용량과 맞먹는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되고요. 2013년도에 착공해서 올해 완공하고 운영에 들어가는 걸로 그렇게 되어져 있는 댐입니다.

◇ 김현정> 규모가 굉장히 큰 댐. 주댐이 하나 있고 보조댐이 5개가 있는데 문제가 된 곳은 5개 보조댐 중 하나. 이렇게 지금 알려져 있습니다.

◆ 박재현> 예.

◇ 김현정> 문제는 사고 원인인데 시공을 맡은 SK건설의 주장은 그래요. 사고 당일에 평소보다 3배가량이나 많은 비가 내렸다. 비정상적인 폭우 때문에 유실이 된 거지, 그것도 일부 유실이 된 거지 댐 공사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이렇게 주장을 하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재현> 보조댐이라는 게 뭐냐 하면 주댐을 높이 쌓게 되면 낮은 계곡으로 물이 빠져나갈 수 있는데 그걸 막아놓는 댐을 여기서는 보조댐이라고 얘기를 했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5개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부서진 거거든요. 그런데 이 중에서 부서진 보조댐의 높이가 16.5m 정도 되고 길이가 770m 되는 걸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가 며칠 전부터 침하가 된 것으로 되어 있었거든요. 침하라는 것은 내려앉는 것을 의미하는데 서부발전의 국회 보고 내용에 의하면 먼저 내려앉고 있었다라는 것이고요. 그 이야기는 이게 강우에 의한 월류(물이 넘쳐 흐름)보다는 다른 원인에 의한 게 아니냐. 즉 보조댐 아래쪽으로 파이핑 현상이라는 것 때문에 댐이 내려앉고 있었던 거 아니냐.

◇ 김현정> 파이핑 현상이 뭔가요?

◆ 박재현> 파이핑(piping) 현상이라는 것은요. 한쪽에 물이 차고 한쪽에 물이 없으면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게 되는데, 그 사이를 댐이 막고 있다 하더라도 댐은 엄청난 수압을 받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아래쪽으로 수압을 받게 되면 그 아래쪽으로 물이 흐르면서 점차점차 구멍이 커지게 되고 그러면 위에 있는 흙이 내려앉게 되거든요. 그러한 것을 파이핑 현상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제방들이 무너질 때 그런 파이핑 현상으로 무너지는 게 일반적인 형태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쌓아놓은 둑 밑으로 물들이 흐르면서 구멍이 점점점점 커지고 둑이 내려앉는 이런 현상이 거기에 이미 며칠 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라는 게 SK건설 측 얘기는 아니고 같이 건설을 하고 있던 서부발전 측이 어제 얘기한 거죠, 국회에서?

◆ 박재현>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 내용이 굉장히 제가 볼 때는 상당히 신빙성이 있어 보이고, 그게 사실이라면 파이핑으로 인한 붕괴라고 보는 게 타당하지 않느냐. 조심스럽게 저도 판단을 하는 방법인데요.

◇ 김현정> 그러면 잠깐만요, 교수님. 며칠 전에 11cm 침하가 발견이 됐을 때 바로 뭔가 수습에 들어갔다면 그러면 문제가 없었을까요.

◆ 박재현>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쉽지 않습니다. 파이핑 현상이 일단 발생을 하고 나면요. 그래서 수위를 낮추는 게 중요한데 제가 볼 때는 수위를 낮춰주지 못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 당시 비가 많이 오는 우기였으니까 수위를 낮춰주지 못한 게 아닌가. 그러면 파이핑 현상, 거기에 침하 현상이 나타나는 자체는 문제는 아닌 거예요? 아니면 그것도 부실 공사에 의한 거예요? 그 부분이 중요하겠네요.

◆ 박재현> 그건 문제가 심각한 겁니다. 그거는 부실 공사가 될 수도 있고 부실 설계가 될 수도 있는 내용인데요. 그거는 설계안이 어떤지 좀 살펴봐야 되는 문제고요.

◇ 김현정> 그럼 파이핑 현상이라는 건 나타나면 안 된다는 거죠? 그런 현상이 있긴 있지만.

◆ 박재현> 나타나면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 파이핑 현상들이 댐에서는 나타나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막기 위한 여러 가지 장치들을 설비들을 하게 돼 있거든요. 안에 필터를 만들어 넣는다든지 여러 가지 방법들을 하고 있는데 그게 제대로 안 됐을 가능성이 크다라는 거죠.

◇ 김현정> 일어나지 말았어야 될 파이핑 현상이 일단 일어났다는 것부터 지금 문제가 있는 거고. 게다가 파이핑 현상을 발견하고 난 다음에 바로 뭔가 수습에 들어갔었어야 되는데 수위도 낮추지 못하고 수습도 보니까 사고가 난 그날부터 며칠 후인 거죠. 그날부터 시작을 하려고 했다 그래요. 그랬는데 시작도 못 하고 이게 아마 무너진 모양입니다. 그렇군요, 그렇군요. 그럼 지금 SK건설은 너무 비가 많이 와서 그날 이건 자연재해다라고 얘기하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박재현> 저는 자연재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일단은 비가 오더라도 다른 댐들로 이렇게 주댐하고 보조댐으로 넘치는 것이 아니라 여수로로 물이 빠지게 돼 있거든요, 댐 구조상. 특히 여수로는 PMF(Probable Maximum Flood) , 그러니까 확률 가능 최대 강우량이 내리더라도 견디게끔 설계돼 있는 걸로 되어져 있거든요.

◇ 김현정> 최대 강우량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도 견딜 수 있을 만큼 단단하게 지어졌어야 된다. 지금 평소 이 시기 강우량보다 3배가량 더 많이 왔대요. 이 정도는 견뎠어야 된다는 말씀이세요?

◆ 박재현> 그래도 견뎌져야 된다라는 거죠. 우리가 댐을 설계하는 데 있어서는 PMF라는 개념을 이용을 하기 때문에 그 정도의 강우량이라는 것은 웬만한 강우량은 댐에서 넘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그 지역에 대해서 더 종합적으로 조사를 해야 몇 배까지 견디겠다. 이런 확률 최대 강우량 PMF를 발견해낼 수 있겠지만 적어도 3배 더 비 많이 왔다고 댐이 무너진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말씀이신 거죠?

◆ 박재현>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박 교수님이 생각하는 사고 원인은 그런 건데 지금 진상 규명부터 다시 차근차근 짚어봐야겠죠?

◆ 박재현> 그렇습니다. 지금 정확한 원인이 뭔지부터 해서 진상 규명을 철저하게 해 보고, 거기에 따라서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먼저 확인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난 뒤에 지금 SK건설 측에서는 보험에 들었다고 하는데 그 보험에서 커버할 수 있는 게 어느 정도인지도 확인해 보고 실질적인 보상을 해야 될 부분이 있다면 보상도 해야 될 것이고. 또 책임져야 될 부분이 있다면 그런 부분들도 회사가 책임을 져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재현> 예,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인제대학교 토목도시공학부의 박재현 교수였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