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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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2(목) [탐정 손수호] "메르스 의심환자 139명, 3년전과 다른건?"
2018.08.02
조회 81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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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변호사 (법무법인 현재 강남사무소)



의심환자 격리, 접촉자 파악 등 선제 조치 중
2015년 1호 환자 확진까지 열흘 걸려
정부 초기 대응에 어려가지 허점 노출
박원순 긴급 브리핑, 성과만큼 논란도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가져오신 사건은 뭡니까?

◆ 손수호> 엊그제 부산에서 메르스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그 뉴스를 보고 3년 전이었죠 2015년 당시 메르스 사태가 떠올라서 깜짝 놀랐어요.

◇ 김현정> 저도요.

◆ 손수호> 다행히 정밀검사 결과 음성으로, 즉 메르스가 아닌 걸로 확인됐지만,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놀라셨을 겁니다.

◇ 김현정> 저희도 놀라서 그날 아침에 ‘포인트 뉴스’ 코너에서 그 소식을 소개했어요. 그러면서도 아무것도 아니기를, 별 거 아니기를 간절히 바랐는데, 다행히, 다행히 음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의심 환자가 이번뿐이 아니었다면서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굉장히 많았어요.

◇ 김현정> 얼마나요?

◆ 손수호>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만 해도 1월부터 8월까지 메르스 의심 환자가 무려 139명.

◇ 김현정> 아, 그러니까 의심 환자가 나올 때마다 언론에 다 보도가 되고 그랬던 게 아니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규정상 중동이나 그 인근 지역에 다녀온 사람에게 2주 안에 발열 및 호흡기 관련 이상 증상이 있으면 역학조사를 거쳐서 메르스 의심 환자로 일단 분류합니다. 작년에도 의심 환자가 220명 있었어요. 그런데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요. 또 올해 현재까지 발생한 139명의 의심 환자들 모두 정밀검사 받았는데, 다행히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아직 없습니다.

{VOD:5}◇ 김현정> 다행입니다, 다행이에요. 올해는 그래도 다행이에요. 그런데 불과 3년 전 2015년에는 왜 그렇게까지 크게 번졌던 건가. 우리가 오늘 그 기억을 더듬어보고 싶은 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 부분 굉장히 중요한데요. 3년 전 메르스 사태를 돌아보고, 그때는 왜 못 막았는지 살펴볼 텐데요. 우선 지금 의심 환자가 굉장히 많지만 결국 최종적으로 전부 음성 판정 받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걸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만큼 관계기관이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선제적으로 잘 대응하고 관리하는 거라고 볼 수도 있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뚫렸으면 지금 이분들이 다 돌아다니고 있을 수도 있는 거고. 이분들은 당연히 음성이기는 합니다만, 그중에 양성이 끼어 있었으면 또 상황은 모르는 거죠.

◆ 손수호> 3년 전 왜 그렇게 됐는지를 돌아봐야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먼저 메르스가 뭔지 많이들 아십니다만, 다시 한 번 간략히 설명을 해 주시죠.

◆ 손수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의 약자인데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전염병이에요.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SARS). 이 사스도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죠.

◇ 김현정>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 손수호> 잠복기가 2일에서 14일 정도고요. 감기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고열, 기침, 호흡 곤란이 생기면서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무서운 게 바로 치사율인데요. 2015년 사태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치사율이 19.4%였어요. 즉 5명 중 1명이 사망했다는 거죠. 그리고 또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치사율이 40%에 가깝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 김현정> 왜 이렇게 치사율이 들쭉날쭉 차이가 많이 납니까?

◆ 손수호>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 중에서 사망한 사람이 몇 명인지를 따지게 되잖아요. 그래서 아예 병원에 가지 않는 경우는 분모에서 빠집니다. 따라서 치사율 조사가 애매모호하게 되는데요. 예멘의 경우를 살펴볼까요. 예멘에서는 1명 감염돼서 그 환자가 사망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치사율 100% 되는 거군요.

◆ 손수호> 그렇죠. 또 영국에서는 확진 환자 4명 중 3명이 사망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75%가 되는 거고.

◆ 손수호> 네. 반면 치사율이 1.1%라는 독일의 연구 결과도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1.1% 치사율. 그런데 독일 연구 결과처럼 치사율이 1%대라 해도 가벼운 질병은 아니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특별한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 손수호> 그게 큰 문제인데요. 메르스가 주로 중동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유행하다 보니까, 백신이나 처방제를 만들어도 큰 돈이 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래서 세계적으로 큰 제약사들이 개발에 뛰어들지 않는 거 아니냐는 분석도 있는데요. 이런 상태에서 메르스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면 정말 큰일 날 수 있습니다. 대책이 필요합니다.

◇ 김현정> 우리가 사실 들여다볼 때입니다. 다시 한 번 2015년을 좀 차분히 볼 때입니다. 2015년. 왜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까지 크게 번졌는가, 메르스. 왜입니까?

◆ 손수호> 당시 첫 확진 환자 A씨는 바레인에서 농작물 재배하던 사람이에요. 바레인에서 카타르 거쳐서 귀국했는데, 입국 당시에는 증상이 없었어요. 입국 후 일주일 지나면서 고열과 기침 증상을 보였고, 열흘 동안 네 군데 병원을 다녔습니다. 그 후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렇게 병원을 돌면서 열흘 동안 진료 받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과 접촉했고 또 그 사람들이 감염됐죠.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그리고 확진 과정에서도 뭔가 뭐라고 그래요, 불협화음이라고 그래야 돼요? 뭔가 잡음이 있었어요.

◆ 손수호> 맞아요. 당시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A씨가 중동에 다녀온 사실을 확인하고 질병관리본부에 메르스 확진 검사를 요청합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바레인이 메르스 발병 지역이 아니라면서 다른 호흡기 질환 검사부터 합니다.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 손수호> 그런데 사실 A씨는 바레인뿐만 아니라 최다 발병국인 사우디아라비아, 2위 발병국 아랍에미레이트연합 3위인 카타르를 모두 거쳐서 입국했어요.

◇ 김현정> 다 갔다 왔는데 당국에 자세하게 알리지 않았던 거예요. 그때만 해도 그런 문제인지 몰랐으니까.

◆ 손수호> 일단 그 환자의 잘못도 있는 거죠. 하지만 환자의 잘못으로만 보기는 어려운 게, 지도를 보면 확인하기 쉬운데 바레인이 사우디아라비아 바로 옆에 있어요.

◇ 김현정> 붙어 있어요?

◆ 손수호> 네. 이 정도면 당국이 당연히 확인하고 의심했어야 하는 거죠. 미국은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중동 국가를 여행한 경우 반드시 메르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너무 우리가 뭔가 좀 좁게 뭐라고 해야 돼. 기계식으로 적용을 했군요, 매뉴얼을.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거기서부터 문제가 있었던 거 여러분, 이제 살살 기억이 나실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확진도 늦어졌어요.

◆ 손수호> 추가로 12가지 검사 다 했지만 안 나왔습니다. 그때서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메르스 검사를 요청했고, 질병관리본부도 검사를 한 건데요. 이때도 병원에게 이렇게 말했다는 보도가 있었어요. “만약 메르스 아니면 병원이 책임져라.” 결국 처음 병원에 간 지 열흘 만인 5월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건데요. 간병하던 아내 역시 메르스 환자로 확진 받았어요. 아내가 두 번째 환자입니다. 또 확진 전 일반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같은 병실을 사용했던 70대 환자가 세 번째 감염자가 됐고요. 닷새 후에는 세 번째 감염자의 딸이 네 번째 감염자가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딸이 굉장히 짧은 시간 접촉했는데 그때 감염이 됐던 걸로 기억해요.

◆ 손수호> 불과 5시간 동안 같이 있었는데 감염됐거든요. 메르스가 그 정도로 무섭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또 그 다음 날인데요. 첫 번째 환자 A씨가 세 번째로 찾았던 병원에서 A씨를 진료했던 의사도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로써 5명이 됐습니다.

◇ 김현정> 그 의사도 잠깐 접촉한 건데 또 감염.

◆ 손수호> 그렇습니다. 또 그 다음 날에는 최초 환자 A씨가 입원했던 병실에서 10m 떨어진 병실에 입원했던 환자가 감염됐고, 그 병원 의료진도 감염됐습니다. 7명이 됐죠. 이제 중동지역을 제외한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국가, 바로 우리나라가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여러분, 지금 느끼실 거예요. 발병 초기에 격리조치를 빠르게 하지 않은 게 확진 받을 때까지 여기저기 돌아다닌 게 결정적으로 그때 사건을 크게 만들었던 거예요.

◆ 손수호> 그렇죠. 또 첫 번째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다음에도 안이하게 대처했기 때문에 더 문제됐는데요.

◇ 김현정> 어땠죠, 그때?

◆ 손수호>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환자가 최초 보고된 5월 20일, 그리고 다음 날인 5월 21일 이틀에 걸쳐서 체육대회와 워크숍을 강행했습니다.

◇ 김현정> 이건 기억 안 나시는 분들 많을 거예요. 여러분, 메르스 확진 환자, 첫 번째 환자가 확진이 됐습니다. 그런데 질병관리본부가 체육대회 워크숍을 다음 날?

◆ 손수호> 그 날과 그 다음 날.

◇ 김현정> 그 날과 그 다음 날?

◆ 손수호> 아무리 예정돼 있었고 계획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걸 과연 진행하는 게 맞나? 당시에도 여기에 대한 비난이 많았죠.

◇ 김현정> 지금 생각하면 있을 수도 없는 기가 막힌 일인데 그때는 메르스라는 게 이런 건지 질병관리본부가 몰랐을까요?

◆ 손수호> 글쎄요. 이정도로 심각하고 무섭다는 것까지는 체감하지 못했을 수 있죠. 그리고 또 하나. 이 최초 환자에 의해서 감염된 아들이 있어요. 이 아들이 병문안을 갔고, 그 후 의심 증상이 있었어요. 그런데 해외 출장을 갔습니다. 홍콩 거쳐 중국으로 갔고, 중국에서야 격리됐습니다. 그 때문에 함께 비행기에 탔던 승무원 전원 그리고 이 승객의 앞뒤 3줄에 앉았던 사람까지 80명 가까이 격리됐죠.

◇ 김현정> 맞아요.

◆ 손수호> 당시에 중국과 홍콩에서 우리나라에 거세게 항의했어요. 중국에서 ‘한국이 중국에 생물학 병기를 보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갈등이 빚어졌고, 우리나라의 전염병 관리에 대한 후진적 요소들이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나라 망신도 당했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그러면서 잠잠해진 게 아니라 환자는 계속 늘어갔습니다.

◆ 손수호> 그렇습니다. 확진 판정을 계속 이어졌어요. 그런데 특히 최초 환자가 입원했던 병택의 한 병원. 여기서 감염자가 12명이나 나왔습니다. 평택 시민들이 공포에 떨었죠. 그리고 6월 1일 안타깝게도 첫 번째 사망자가 발생합니다. 이 환자는 평택의 그 병원에서 최초 환자와 접촉했고 유사 증세를 보이다 급성호흡부전으로 사망했는데, 사망할 때까지 확진 판정은 안 나왔어요.

◇ 김현정> 사망한 후에 나왔어요?

◆ 손수호> 네. 사망한 후에 확진 판정이 나온 거죠. 그리고 그 다음 날인 6월 2일에도 여섯 번째 환자가 사망했습니다. 그때 25번째 환자가 나왔고요. 이로써 우리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이어서 세 번째로 메르스 환자가 많은 국가가 됐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아까 그러셨잖아요. 확진 판정을 받은 첫 번째 환자가 나오고 나서 질병관리본부가 야유회 갔다, 워크숍 갔다. 그러면 사망자 나온 후에는 당국의 대처가 좀 달라졌었습니까, 그때?

◆ 손수호> 6월 2일에 두 번째 사망자가 나왔는데요. 이때 보건복지부가 ‘메르스 발병 병원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합니다. 국민 불안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는데요. 하지만 오히려 이것 때문에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 커진 거 아니냐.

◇ 김현정> 그때 기억나실 거예요. 찌라시가 돌아다녔어요.

◆ 손수호> 어떤 거죠?

◇ 김현정> 메르스 환자 발생한 병원이 여기, 여기, 여기다. 그런데 그중에 또 틀린 것도 있고 가짜 뉴스도 있고 이러면서 정말 대혼란. 그거 어디서 구해? 저한테 묻는 사람도 많았고.

◆ 손수호> 저도 기억나네요. 정말 큰 혼란이었습니다. 실제로 메르스 확진자가 격리되지 않고 돌아다닌다는 보도가 나왔고, 또 보건당국이 평택 쪽 환자를 인천으로 이송하면서 인천시에 알리지도 않았어요. 정보 공개를 꺼리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공조체계가 없는 거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당시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이 아주 컸죠.

◇ 김현정> 그래서 그때 정보 공개를 하는 게 맞냐, 안 하는 게 맞냐. 이거 갖고 논란도 굉장히 심했고 국민들 불만도 컸고요.

◆ 손수호>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시 국민 10명 중 8명이 병원 이름과 지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응답했고요. 또 한 시민단체는 자체적으로 제보 받아서 감염자가 나온 병원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또 그 당시 정부 대응이 법을 위반한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있어요. 6조 2항에 이런 규정이 있습니다. “국민은 감염병 발생 상황, 감염병 예방의 관리 등에 관한 정보와 대응 방법을 알 권리가 있다.” 물론 이걸 추상적인 규정이고 원칙을 천명했을 뿐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정부가 국민의 의무는 강조하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면 이건 문제가 될 수 있거든요. 정부가 이렇게 정보 공개를 막았기 때문에 결국 대참사가 일어난 게 아닌가. 이런 생각 듭니다.

◇ 김현정> 대참사라고 할 법했죠, 그때.

◆ 손수호> 네. 특히 당시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발생 병원을 거쳐간 고위험 환자들을 일반 호흡기 환자들과 구분하지 않고 함께 진료하고 말았습니다. 이 때문에 3차 감염자가 대량 발생했죠.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그리고 서울에서 혼자들이 많이 발생하면서 박원순 시장이 나서서 기자회견 했던 그 장면 떠올라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35번째 확진 판정받은 병원 의사가 재건축조합 총회, 병원 심포지엄 행사에 참석하고 많은 사람과 접촉했다라고 발표를 했죠.

◇ 김현정> 그 사람의 신상을 다 말해 버린 거예요, 의사의 신상을.

◆ 손수호> 그리고 박원순 시장이 긴급 브리핑을 하면서 35번 환자의 이동 경로도 공개했어요. 그러면서 앞으로 관련 상황을 진두지휘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35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이 1,500명 이상이라고 발표하자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죠.

◇ 김현정> 그때 이렇게 하는 거 잘했다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박원순 시장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과 대선행보라는 비판이 있었죠. 그런데 실제로 박 시장은 당시 대선후보 지지율 1위까지 기록했죠.

◇ 김현정> 지지율이 상당히 치솟았습니다.

◆ 손수호> 환자 관리 허점을 지적하면서 공공 의료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존재했죠.

◇ 김현정> 그런데 그 신상까지 다 전 국민이 보는 기자회견장에서 노출이 됐던 의사. 35번 환자잖아요. 그때 그 환자는 인터뷰를 하면서 굉장히 아주 힘든 상황들을 호소하고 항의하고 비판했던 기억이 나요.

◆ 손수호> 실제로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그걸 무시하고 사람들을 만난 게 아니었어요.

◇ 김현정> 아니었는데. 마치 굉장한 죄인인 것처럼 아픈 환자가 보도가 되면서.

◆ 손수호> 그랬죠. 실제 격리 대상도 아니었고 일상 활동 중 증상도 없었는데, 그러다 증상이 나타나자 스스로 격리를 선택했거든요. 그런데도 의사가 무분별하게 행동했다는 비판을 받자 굉장히 크게 분노했죠. 당시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 박원순 시장을 비난했습니다.

◇ 김현정> 이 의사가 사망했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사망한 게 아니에요.

◆ 손수호> 저도 그런 소문 들었거든요.

◇ 김현정> 중태다. 이런 얘기까지 들었던 것 같아요.

◆ 손수호> 실제로 매우 위중한 상태에 빠졌지만, 한 달 만에 메르스 음성으로 확인됐고.

◇ 김현정> 음성으로 확인됐어요?

◆ 손수호> 그렇죠. 그후 중환자실과 일반 병실 치료받다가 6개월 만에 무사히 퇴원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알겠습니다. 양성이, 처음에는 양성이었다가 음성으로 치료 후에 음성으로 마지막 판정을 받고 퇴원까지 된 겁니다. 이제 기억이 여러분, 파노라마처럼 다 정리가 되시죠? 사태가 완전히 마무리된 게 언제입니까?

◆ 손수호> 7월 4일 이후에 신고 환자가 없었고요. 7월 28일 사실상 종식 선언을 했습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면 5월 4일에 첫 환자가 입국을 했으니까 딱 두 달 만이네요.

◆ 손수호> 사실 더 엄격한 WHO 기준으로는 12월 23일인데요. 7월 28일 사실상 종식 선언을 한 거죠. 총 확진자 186명에 사망자 36명.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 김현정> 3년 전 일이지만 지금 다시 들어도 불안감이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문제점들을 정리해본다면?

◆ 손수호> 첫 번째, 융통성과 유연성 없이 일하다 화를 자초했다. 메르스 증상을 보이는데도, 사우디가 아니라 바레인에서 왔다고 말했다고 검사 안 했는데, 일 제대로 못 한 거죠.

두 번째, 컨트롤 타워가 문제였는데요. 정부와 서울시가 서로 나서고, 또 학교 휴업 문제는 교육부 장관이 발표했다가 복지부가 뒤집기도 했어요. 더 심한 건 이때 정부가 만든 메르스 관련 대응 조직인데요. 중앙 메르스관리 대책본부, 범정부 메르스지원대책본부, 메르스 종합대응 TF, 메르스 즉각대응팀, 메르스 긴급대책반. 이름도 비슷하고 어디가 진짜 컨트롤 타워인지도 모를 지경이었습니다.

세 번째, 입원 대기실처럼 운영되는 응급실 문제. 여러 종류 질병으로 아픈 사람들이 다 모이다보니 전염병 감염에 가장 취약한 장소가 됐어요.

물론 그때와 비교해서 메르스 대비는 분명히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다른 질병에 대해서도 그런 장치들이 잘 마련되어 있는지 돌아볼 필요 있겠죠.

◇ 김현정> 달라졌겠죠. 달라졌을 거라고 믿습니다. 탐정 손수호 오늘 메르스의 기억. 손수호 변호사 수고하셨습니다.

◆ 손수호>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