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2(목) 김영미 "리비아 인질극 실마리...'218뉴스'를 주목하라"
2018.08.02
조회 80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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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미(중동문제 전문 PD)



영상 속 인질 옷차림 보면 IS 아닌듯
부족 민병대로 추정­­…접촉에 난항
리비아 정부 나섰다? 공권력 못미쳐
현지언론 인질영상 공개, 입수경로는?


어제였죠. 한 리비아 언론이 SNS를 통해서 인질들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사막으로 보이는 모래밭에 검은 복면을 쓴 한 사람이 총을 들고 뒤에 서 있고요. 그 앞으로 한국인 1명과 필리핀인 3명 총 4명의 인질들이 쭉 앉아 있습니다. 물을 돌려 마시더니 카메라를 향해서 한마디씩 하는 겁니다. '나는 한국인이다. 대통령 도와주십시오.' 이런 내용들이죠. 어제 오후에 외교부가 이 납치 사실을 공식 인정했습니다. 사실 리비아에서 납치가 이루어진 건 7월 6일입니다. 외교부도 언론도 알고 있었습니다.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마는 방송을 할 수 없었던 건 엠바고가 걸려 있었기 때문인데요. 납치된 국민의 안전을 생각할 때 보도를 하는 것보다 안 하는 게 더 유리하다. 이런 판단을 존중해서 언론들이 일제히 엠바고를 지키고 있다가 리비아 언론이 공개를 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이 엠바고가 의미가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제부터는 공개적으로 구조에 나서야 될 텐데. 도대체 이 납치범들은 누구인지, 또 정부는 어떤 조치들을 지금까지 취해왔는지. 중동 문제 전문가세요. 김영미 PD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김영미 PD님, 나와 계세요?

◆ 김영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이 남성 한국인은 확실한 걸로 지금 신분 확인까지 된 거죠?

◆ 김영미> 네. 외교부에서 공식 인정됐고요. 그리고 그분이 일단은 안전하다는 것들 그런 것들 공식 확인된 거죠.

◇ 김현정> 아니, 그런데 리비아가 여행 금지 국가인데 이 남성은 어떻게 리비아에서 납치가 된 겁니까?

◆ 김영미> 리비아 현지의 물관리 회사에서 일하시는 분이고요. 여행 금지 국가 지정 이전에 오래전부터 리비아에서 살면서 일을 하셨던 분 같아요. 그래서 여행 금지였어도 리비아에서 나오시지 않고 거기서 계속 일을 하시다가 이번에 이런 변을 당하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이 된 게 2014년 8월인데, 훨씬 전부터 현지 회사에서 노동자로 근무를 했던 분?

◆ 김영미> 이 물관리 회사가 리비아 국가기관의 회사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그쪽에서 계속 꾸준히 일을 하시다가 그러다가 납치가 되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게 7월 6일입니다. 어쩌다가 납치가 된 거랍니까? 그 상황들이 지금 알려지고 있죠?

◆ 김영미> 일단 7월 6일이 금요일인데요. 그날이 리비아에서는 휴일입니다. 거기가 외국인들이 사는 지역이라고 해요. 오전 8시에 무장세력들이 한 10명이 그쪽으로 들어와서 납치를 해 간 걸로 지금 알려져 있는데, 경비가 좀 소홀한 시간대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정들을 사전에 많이 알아보고 그다음에 납치 계획을 세우고 집단적으로 움직인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여러 명의 외국인들이 사는 캠프에서 필리핀 3명, 한국인 1명을 납치했습니다. 어떻게 이 4명을 골라서 납치를 한 걸까요?

◆ 김영미> 사전에 어떤 나라 사람이라는 거를 대충 알고 있었을 수 있고요. 또 그날 납치하러 들어왔을 때, 우연히 운 나쁘게 그들 먼저 찾게 돼서 데리고 나갔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런 납치 같은 것들이 치밀한 계획을 세우거든요. 그 내부에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현지인이라든지, 아니면 거기서 일했던 경험이 있다든지 연관 관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납치범들이 그곳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

◆ 김영미> 외국인들이 살고 있으면 분명히 경호가 심했을 거예요. 그런데 경호가 느슨한 휴일 오전의 그 틈을 노렸다는 그 자체도 그렇다고 보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분명히 치밀한 계획 하에 온 것은 맞고 한국인을 콕 집어서 데려간 건지 아니면 외국인으로 보이는 첫 번째 사람들을 데려간 건지는 좀 부정확하다는 말씀. 그렇다면 납치를 해 간 무장단체가 어떤 곳인가가 상당히 이 구조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일 텐데 이슬람 지역이다 보니까 이거 IS거나, 혹은 IS와 연관된 곳 아닌가. 제일 먼저 떠올리게 돼요. 어떻습니까?

◆ 김영미> 리비아에서는, 특히 서쪽 지역은 IS가 크게 활동하지 않는 지역입니다. 주로 북쪽의 해안가, 사르테 지역이라든지 그쪽에서 많이 활동을 했고요. 이 서쪽 지역은 리비아의 크고 작은 부족들이 굉장히 많이 살고 있는 사막 지대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그 각 부족들이 데리고 있는 민병대 중에 무장 세력이 이런 일을 벌이지 않았나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내놓은 영상을 봤을 때 기존의 납치하는 조직들이 하던 유형은 그대로 따라했지만, 제가 눈여겨본 거는 인질들의 옷차림이거든요. 보통 IS나 급진적인 이슬람 무장 조직 같은 경우 납치한 인질들의 복장을 그렇게 보통 옷으로 입히지 않고, 오렌지복을 입힌다든지 아니면 최소한 이슬람 복장이라도 입히는데. 그렇지 않은 걸 봤을 때는 이슬람 조직이라고 보기보다는 그냥 단순한 민병대 조직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아마 여러분 기억하실 거예요. 예전에 김선일 씨나 다른 분들이 납치됐을 때 주황색 옷 아니면 이슬람 복장 같은 걸 하고 뭔가를 얘기하게 하는 영상을 찍는데. 이번 영상은 보니까 그냥 티셔츠. 그런 걸 봤을 때 종교와 관련된, 이슬람과 관련된 단체는 아닐 것으로 본다는 말씀이세요. IS와 연관성도 없는 것으로 일단은 보인다는 말씀. 그러면 부족의 민병대들이 각 부족마다 민병대가 있고 그 민병대 중 하나가 납치를 했다면, 왜 납치를 해 간 겁니까?

◆ 김영미> 추정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금전을 노린 거죠. 그래서 인질들 통해서 협상금을 받아내는 그런 정도의 수준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오히려 이게 더 머리 아픈 건 차라리 IS나 알카에다나 이렇게 큰 조직이면 보통 창구가 있습니다. 대변인도 있고 또 연락할 수 있는 그런 창구들을 알려주는데요. 이렇게 작은 민병대 같은 경우, 특히 이제 서부 쪽에 자잘한 부족들이 굉장히 많은 가운데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는 그 납치한 부족을 찾기가 힘들 수도 있다는 거죠. 그 민병대를 찾아내 우리가 협상을 하고 또 어떤 걸 요구하는지를 들어볼 텐데 그러기가 어렵다는 부분.

또 하나는 이 사람들이 동영상을 통해서 말한 게 납치된 지 27일 만이거든요. 그런데 거기 인질들이 말하면서 대통령을 운운하고 이런 부분을 봤을 때는 한국 정부에게 처음으로 뭔가 얘기를 하겠다는 그런 입장이잖아요. 그러니까 27일 정도, 굉장히 오랜 기간이 걸린 다음에 이런 일들을 기획한 걸 보면, 아주 노련한 납치 단체는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일단 리비아의 그쪽 지역에는 자잘한 부족들이 많다는 거죠?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크게 크게, 무슨 경상도, 충청도 이런 식의 규모가 아니라, 조그마한 부족들이 상당히 많은 모양이에요.

◆ 김영미> 400개에서 500개 사이라고 들었는데요. 과거에 리비아의 통치자였던 카다피 같은 경우는 그중에서 가장 센 부족의 왕 같은 사람이었고 나머지는 굉장히 작은 부족들이 많은데요. 그전에는 카다피라는 무소불위의 힘이 있다 보니까 그들과 협조를 했기 때문에 조용했는데. 아랍의 봄 이후에 카다피의 부재로 의해서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이 부족들끼리 서로 부딪치는 문제들이 많거든요. 이게 사막이기 때문에 물을 두고 싸운다든가. 리비아는 이제 원유가 나는 산유 국가기 때문에 싸우고 이기는 부족이 유전시설을 가져가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크고 작은 싸움들이 많고. 그래서 아직은 리비아가 내전 상태라고 말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래서 부족마다 민병대가 있는 거군요. 그러니까 그렇게 많은 부족들 중에 어느 부족이 납치를 해 갔는가. 찾는 것부터 문제다. 그럼 이쪽에서 먼저 손들면서 '우리와 얘기합시다' 이러면 좋은데. 어제 외교부가 발표한 걸 보니까 '한 달 동안 요구해 온 것도 없고 우리가 한 짓이오라고 손을 든 부족도 없다' 그래요.

◆ 김영미> 그래서 제가 봤을 때는 리비아의 세력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직접적으로 상대할 만큼의 어떤 지식을 가지고 있지고 않고. 또 그런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요. 그래서 '아마도 어느 부족이 데리고 있는 민병대 수준인가보다'라고 추측할 수 있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리비아 정부가 나서서 지금 도와줘야 되는 상황이고. 어제 외교부 발표도 '리비아 정부가 상당히 적극적으로 지금 나서서 도와주고 있다'라고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리비아 정부가 나서서 이 부족을 찾아내고, 우리 대신 구조를 위해서 노력을 하고 협상을 하고 이렇게는 할 수 없는 겁니까?

◆ 김영미> 아랍의 봄 이후에 들어선 리비아 정부가 이전의 카다피 정부처럼 강력한 통치력을 갖지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도 트리폴리 정도를 통치할 수 있는 정도고, 서부 사막 같은 지방 곳곳까지는 전혀 힘이 미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리비아 정부가 해 준다 하더라도 그 방법만 의존해 가지고는 이번 사건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힘들기 때문에, 외교부 입장에서는 다른 방법도 찾아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리비아 총리도 납치가 된 적이 있어요.

◇ 김현정> 그럼 지금 이 400-500개 부족들을 상대로 해서 다른 길이 뭐가 있을까요? 일단 우리 원칙은 '정부가 나서서 납치범들하고 협상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거든요. 이 원칙을 지키면서 다른 길을 찾는 거 뭐가 있을까요?

◆ 김영미> 납치범들이 영상을 공개했다는 '218뉴스'라는 곳이 있잖아요.

◇ 김현정> 리비아 현지 언론이죠?

◆ 김영미> 그 언론사가 어떻게든 납치범이 알고 찾아왔던 영상을 입수한 경로가 있을 겁니다.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가장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건 납치범과 서로 알고 있다든지 아니면 어떤 커넥션이 있다든지. 그런 걸 지금 218뉴스 측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게 맞고요. 그래서 납치범들의 성격이라든지 소재라든지 그들의 요구사항이 뭔지 알아내려면 아무래도 218뉴스 측에 조금 더 접촉을 해서 알아보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또 중요한 건 일단 납치범이라 하더라도 리비아에서는 어떤 부족에 분명히 다 속해 있을 거예요. 그래서 그 부족을 통해서 부족장이라든지 현지 원로라든지 이런 사람들을 통해서 납치범들한테 좀 압력을 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전문가가 일단은 덤벼야 되는 사건인 거예요. 그래서 리비아 현지 쪽에 굉장히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든지 또 협상 전문가라든지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이 숙제를 푸는 게 제일 좋고요. 지금 현재 우리 정부도 우방국과의 정보 교환이나 협조도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무쪼록 납치된 분들 무사 귀환 소식을 빨리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중동 전문가 김영미 PD 고맙습니다.

◆ 김영미> 네, 감사합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