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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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19(수) 김준형 "남북정상, 백두산 갈까? 엄청난 회담 성공 의미해"
2018.09.19
조회 924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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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준형(한동대 교수)



첫 회담 후 미소? "진전 있었을 것"
美 아쉬울 것 없어...관건은 '설득'
동시 교환 카드, 北-美 간 보장해야
공동성명보다 '물밑 합의'에 주목하라
마지막 날은 '친교' 귀국 늦출수도


어제 첫 번째 정상 회담, 첫날 정상 회담을 하고 나오는 문재인 대통령 표정 보셨습니까? 저는 그 표정을 굉장히 유심히 봤는데요. 밝았습니다. 물론 ‘의례적인 것 아니냐.’ 이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만 회담이 잘 풀리지 않았다면 적어도 무표정이지 밝은 표정이 우러나기는 힘들었을 거예요. 어제는 얘기가 잘 풀렸다는 얘기입니다. 왜 그랬을까? 어떻게 밝았을까? 아예 비핵화 쪽 의제는 다루지 않아서? 그러니까 ‘잘 풀릴 수밖에 없는 쪽 의제만 다뤘기 때문에 표정이 밝았던 것 아니냐’ 라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아니다, 비핵화 얘기를 다뤘는데 그게 뜻밖에도 이야기가 술술 잘 돼서 표정이 밝았던 거다.’ 이런 두 가지 분석이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오늘 최종 회담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 건데요. 남북 정상 회담 전문가 자문위원이세요. 한동대 김준형 교수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준형>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김 교수님도 문 대통령 또 김정은 위원장 표정 보셨죠?

◆ 김준형> 네.

◇ 김현정> 일단 어떤 내용으로 어제 얘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잘되기는 잘된 거예요, 얘기가?

◆ 김준형> 저도 잘된 걸로 보는데요.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그게 일부러 지어낼 수 있는 표정은 아니고요. 만약에 제대로 지금 상황이 엄중한 걸 알고 대통령께서 여러 번 무거운 어깨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만약에 아무런 합의를 못하고 나서 만약 나중에 ‘아니, 합의도 제대로 못하고 그렇게 밝게 웃고 나오는 게 그게 말이 되느냐’ 라는 비난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게 생각해 본다면 뭔가 확실한 어떤 양보 조치를 받아냈다든지, 적어도 어제까지의 회담은 괜찮았던 것의 방증이라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어제 그러니까 의제가 3개잖아요. 그런데 앞에 첫 번째 평화라든지, 두 번째 군사 긴장 완화에 대한 부분은 사실은 별로 이견이 있지 않은 부분이고 비핵화라는 세 번째 의제가 제일 문제였는데 어제 그러면 세 번째 비핵화까지 좀 얘기가 진도가 나갔을 거라고 보세요?

◆ 김준형> 그러니까 크게는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 그래서 17시간이나 이 회담 직전에 군사 회담을 했었고요.

◇ 김현정> 그렇죠.

◆ 김준형> 그다음에 어떤 의미에서 실질적인 종전 체제를 간다. 종전 선언 이후에 남북이 판문점 종전 선언을 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실제로 전쟁의 위협을 줄이는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구체화시키는 한 측면이 있고요. 그런데 이것을 이제 국내외적으로 그러면 비핵화는 어떻게 하느냐 하고 연동이 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의 핵문제는 인정하고 그러면 우리가 장점이 있는 재래식 무기만 줄이느냐. 이런 비난을 의식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지금 북미 간에 교착된 상황을 다 알기 때문에 저는 비핵화 문제를 반드시 다뤘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어제도 이미 비핵화 얘기 꺼냈을 거다, 테이블에?

◆ 김준형> 그럼요. 그리고 지금까지 두 차례 만났기 때문에 다른 문제보다는 바로 지금 가야 되는 거고 또 김정은 위원장의 여러 표현을 보면 ‘빠른, 빠른’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거든요. 그러니까 속도감 있게 지나가야 되고 북한이 사실 미국과 중국이 조금 느긋해지고 남북이 조급해진 측면이 있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의심해서 ‘시간은 북한 편’이라고 얘기하지만 북한도 사실 지금 다급하거든요.

◇ 김현정> 경제 문제 때문에.

◆ 김준형> 그렇죠. 뭔가 성과를 보여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아마 바로 중요한 문제를 핵심으로 갔을 거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핵심으로 비핵화 문제 다뤘을 건데 표정이 밝았다. 이건 단지 의례적인 정도의 수준은 아니고 우러나는 밝은 표정이었다. 이거는 그러면 일단 ‘긍정의 사인’인데, 지금 여러분 잘 아시지만 북한에서는 ‘종전 선언 먼저 해 다오.’ 미국에서는 ‘무슨 소리냐. 북한이 핵 리스트 신고부터 해라. 즉 너희가 가지고 있는 모든 핵무기. 과거 핵, 현재 핵, 미래 핵 다 보여라.’ 서로 이러면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제 내민 중재 카드, 조정의 카드는 뭐였을까요?

◆ 김준형> 지금 북미 관계 교착이 쭉 오면서 그나마 역설적으로 우리한테 준건 뭐냐 하면 쌍방이 원하는 게 정확해졌습니다. 그러니까 맞교환해야 되는 것이 지금 말씀하신 대로 ‘종전 선언’하고 ‘핵 신고’입니다. 그러니까 보통은 국가 간에 협상을 했을 때 이게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러니까 교착 상황에서 그나마 우리가 건질 수 있었던 게 양쪽이 원하는 것을 확실히 내놓았고 문제는 보통 우리가 ‘시퀀스’라고 얘기하는 순서의 문제이지 않습니까?

◇ 김현정> 맞습니다.

◆ 김준형> 그러니까 북미의 김정은과 트럼프가 아무리 이제 신뢰를 얘기를 하더라도 지난 70년간의 적대 관계 때문에 상대방을 못 믿게 되는 거죠, 실질적인 문제에 닥쳤을 때. 그러니까 먼저 하라는 것인데 이게 이제 우리는 그래서 그러면 ‘동시 교환하자’라고 했을 것이고요. 그런데 동시 교환의 방법도 이게 애매한 게 뭐냐 하면 삼각관계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비핵화는 남북의 문제라기보다는 기본적으로 북미가 풀어야 되는데 우리가 중재자 또는 촉진자로 갔기 때문에 이 3자가 모여서 합의를 하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그러면 무언가를 받아내서 지금 북한의 양보를 받아내서 미국을 설득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조금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그러면 어떻게 동시 교환을 확보하느냐. 지금 제가 봐서는 북한은, 순서는 적어도, 1분이라도 종전 선언이 먼저 왔으면 좋겠다는 게 여러 발언에서 나타나고요.

◇ 김현정> 1분이라도, 1분이라도 종전 선언 먼저 해 주고 우리가 마저 핵 신고하는 방식.

◆ 김준형> 그렇죠. 그런데 북한이 양보할 건 미국이 원하는 수준과 규모로 하겠다는 거거든요. 그러면 미국에서 이렇게 얘기할 것 아닙니까. 그러면 해 주고 북한이 다른 얘기를 하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문제가 나올 거란 말이에요. 그러면 우리가 거기에서 일종의 보장자의 역할을 한다든지 또는 확약을 받는다든지 하는 부분이 이번에 가져올 가장 중요한 선물 보따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저는 이런 방법 가능할 것 같아요. 그냥 제 생각인데 일단 북한이 과거 핵, 현재 핵, 미래 핵. 단계적으로 하는 핵 신고를 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밟아요. 밟다가 거의 마지막쯤 왔을 때 동시 종전 선언과 함께 동시에 마무리를 짓는 거. 이 정도는 중재 가능하지 않아요?

◆ 김준형> 지금 말씀하신 부분이 사실상 가장 합리적이고 논리적인데요.

◇ 김현정> 그렇죠.

◆ 김준형> 그런데 이제 미국의 강경파들은 그걸 안 받아들이는 측면이 있고요.

◇ 김현정> 그것도 안 된다?

◆ 김준형> 네, 그러니까 다 신고해라, 라고 얘기하고. 예를 들자면, 이 강경파들은‘ 북한이 대폭 양보를 하고 전면적인 신고를 하면 다행이고 아니면 판이 깨져도 상관없다. 우리는 다시 간다.’ 오히려 아주 강경파들 중에는 트럼프가 쉽사리 북한하고 타협하는 것을 못마땅해하는 사람들이 북한이 신고하지 않는 부분을 걸고 넘어져서 이 판이 깨질 수도 있다고 보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거고요. 그다음에 북한 입장에서 보면 이거를 ‘전면 신고하면 되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지금 당장 파괴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이 가지고 있는 카드를 동시에 다 연다는 게 쉬운 상황이 아니고요. 또 하나는 열었을 때 미국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안 맞다, 너 숨기고 있지.’ 그러면서 골대를 옮겨갈 가능성도 있고요.

◇ 김현정> 우리는 다 보여줬는데, 다 보여줬는데 미국이 다른 소리 하면서 종전 선언 안 해 주면 어떻게 하느냐?

◆ 김준형> 바로 그러면 이게 단순히 전체 판이 다 깨질 수도 있게 되거든요. 북한이 하기 싫어서 안 하는 측면보다는 오히려 냈을 때 이 판 전체가 깨질 수 있다는 것도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면 김준형 교수야 워낙 전문가이시니까 오늘 어느 정도 수준으로 나올 것 같으세요? 이제 얼마, 몇 시간 안 남았습니다.

◆ 김준형> 그러니까 이런 예언이 참 어려운데요.

◇ 김현정> 어렵죠.

◆ 김준형> 많은 사람들이 이제 우리 합의문에 담길 것이다. 이거는 좀 지나친 기대입니다. 왜냐하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그렇게 되면 만약에 우리가 합의문에 집어넣으면 미국이 굉장히 못마땅해질 수 있습니다. 이거는 북미가 합의할 일인데 남북이 합의해 놓고 미국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거든요.

◇ 김현정> 합의가 되더라도 물밑에서 되는 거지 우리에게 공개적인 합의문에는 무언가가 들어가지 않을 거다.

◆ 김준형> 왜냐하면 또 우리 국내 문제도 있고요. 북한에게 판문점 선언보다 진전된 걸 보여줘야 되거든요. 그렇다면 합의문 표현은 분명히 제가 그 표현이 뭐가 될지 굉장히 고민인데요. 그러니까 지난번에 그냥 완전한 비핵화 이상의 어떤 표현, 그게 ‘신고’라는 말 같은 게 들어가면 더 좋겠지만… 그러나 그런 부분에서의 어떤 강조, ‘무언가 진전됐다’는 표현은 아마 들어가는 것이 우리로 봐서는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주 직접적, 아주 구체적인 합의의 완성안을 합의문에 넣지는 못하겠지만 뭔가 지난번보다는 진전돼 있음을 암시하는 표현은 들어가는 그 정도 합의문이 나올 거다.

◆ 김준형> 그렇죠. 그래서 저는 오늘 합의문이 안 나올 수도 있다. 공동 성명에 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왜냐하면 (합의문에 담지 않은) 여러 가지 구체적인 문제를 오히려 기자회견이나 공동 언론 보도문에서 구체적인 것을 밝힐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뭔가 언질이나 아니면 확약을 받고 이걸 가지고 또 미국에서 예정된 한미 정상 회담에서 트럼프를 설득하는 일이 남은 거죠.

◇ 김현정> 남아 있는 거죠. 어느 정도를 가지고 갈 거라고 보세요?

◆ 김준형> 저는 지금 북한도 그렇고 우리 한국 정부도 그렇고 웬만해서는 적어도 북한이 비핵화의 구체적인 약속을 하고 그다음 신고를 하려 한다. 미국이 원하는 수준을 하려 한다는 정도의 약속을 받아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트럼프의 입지를 살려주고 설득해서 트럼프가 강경파를 눌러주는 이런 구도가 되는 게 가장 바람직하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청취자 문자도 많이 들어오는데 김준형 교수님한테 아까 우리가 백두산 얘기를 잠깐 했어요. 백두산을 들렀다 오는 어떤 이런 이벤트가 있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보십니까?

◆ 김준형> 이것도 이제 상당히 잘된다는 전제 하에서. 만약 안 그러고 가게 되면 비난이 쏟아질 것 같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임종석 비서실장이 마지막 날은 ‘친교’다. 그리고 귀국 일정도 달라질 수 있다. 두 가지 가능성을 냈는데 귀국 일정까지 달리진다는 말은 늦어진다는 말이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 김준형> 늦어진다는 말은 그냥 평양 근교가 아니고 다른 데 갈 수 있다. 이제 그 후보 중에 하나가 세 가지인데요. 묘향산하고 그다음에 백두산하고 그다음에 더 잘됐을 경우는 갈마지구까지도 갈 수 있다, 원산. 북한이 워낙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고 경제 협력을 당장에는 못 하더라도 미래의 투자처(이므로). 남북의 협력, 경제 협력을 알릴 수 있는데 세 번째는 부담이 있는 게 왜냐하면 미국의 제재 체제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말 자체가 저도 불편하기는 한데… 그렇지만 그렇게 만약 간다면 상당한 양보를 전제한 거기 때문에, 합의를 전제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멀리 간다면 아주 좋은 사인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백두산까지 만약 정말 가게 된다면 이건 굉장히 잘 풀렸다는 사인이다.

◆ 김준형> 네.

◇ 김현정> 보겠습니다. 가게 되면 내일이에요. 오늘은 아닐 것 같고 내일이에요.

◆ 김준형>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김준형 교수님, 고맙습니다.

◆ 김준형>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동대학교 김준형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