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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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27(목) [탐정 손수호] "거성관, 불다람쥐, 시화... 방화사건의 함정“
2018.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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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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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탐정 손수호.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앞서 간호대학의 인터뷰. 문자가요. 지금 상당히 다양하게 들어옵니다. 저희는 한쪽으로 확 쏠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여러분들의 문자가 좀 다양하게 들어와서 이 이야기는 정리를 해서 잠시 후에 권영철 기자와 함께 좀 소개를 해 드리도록 하고. 손 탐정님 그나저나 추석은 잘 보내셨습니까?

◆ 손수호> 네.

◇ 김현정> 연휴에는 뭐 하셨어요?

◆ 손수호> 연휴에요? 밀린 일도 하고 휴식도 취하고 축구장도 가고.

◇ 김현정> 축구장도 갔다 오셨어요? 알차게 보내셨네요, 알차게.

◆ 손수호> 너무 짧네요. 좀 길었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그리고 우리가 사실은 추석 전에 공개 방송 있었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저도 갔습니다.

◇ 김현정> 바로 뒤에 정상 회담도 있고 추석 연휴가 있어서 한 번도 우리가 공개 방송 얘기를 못 했어요, 사실은 방송에서.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많은 분들이 어땠냐고 못 갔다 오신 분들이 궁금해하셨는데 현장에 계셨던 분으로서 어떠셨습니까?

◆ 손수호> 저를 아주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보시는데 저는 솔직히 좀 더 큰 데서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김현정> 700석보다 더 큰 곳에서? 왜요?

◆ 손수호> 700분도 모시기 참 어렵고 굉장히 많은 분들이지만 가고 싶지만 못 간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그 현장의 분위기를 느끼면 정말 나만 듣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더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대단했어요, 정말.

◆ 손수호> 스스로 말씀하십니까?

◇ 김현정> 제가 대단했다는 게 아니고 분위기가.

◆ 손수호> 분위기 뜨거웠습니다. 깜짝 놀랐어요.

◇ 김현정> 저는 정말 그렇게 뜨겁고 그렇게 뭐랄까요? 모든 분들이 집중해서 다 같이 즐기는 콘서트는 처음 본 것 같아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정말 좋았습니다. 보셨던 분들 다 지금 들어와 계시죠? 후기를 서로 나눠주시고요. 다음에는 더 큰 자리에서.

◆ 손수호> 또 가족 단위로 많은 분들이 오셔가지고요. 또 미래의 애청자들, 젊은 또 어린.

◇ 김현정> 5살짜리도 있었잖아요.

◆ 손수호> 어린아이들까지 분위기 정말 좋았습니다.

◇ 김현정> 얘기를 하자면 또 오늘 하루 종일 해야 하는데 일단 팟캐스트에 저희가 편집... 2시간 넘게 했어요. 다는 못 들려드리고 1시간 반으로 줄인 것들 올려놨으니까 들어보시고 유튜브에서도 검색해서 하이라이트 보실 수 있다는 것 알려드리고 탐정. 탐정에서도 좀 화기애애한 얘기를 계속 이어가봤으면 좋겠는데 오늘 사건은 좀 무거운 사건이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 시간이 항상 그래요. 안타까운데 범인이 누구인지는 밝혀졌지만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런 동기,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그런 사건이죠. 바로 시화공단 방화 사건입니다.

◇ 김현정> 추석 동안 벌어졌던 굵직굵직한 이슈들을 오늘은 쭉 짚어드리고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시화공단 방화 사건이었어요.

◆ 손수호> 연휴 기간이었죠. 25일 새벽에 경기도 시흥에 있는 한 플라스틱 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어요. 그리고 또 중국인 A씨가 사망했습니다. 공장 기숙사에 있던 그 다른 근로자 7명은 다행히도 대피했는데 공장 야적장에서 시작된 불이 공장 건물 2동 또 주변에 있는 다른 공장 건물까지 번지면서요. 2시간 만에 진화됐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요. 주변에 있던 CCTV에서 중요한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바로 이제 사망한 중국인 A씨가 승용차 트렁크에서 인화성 물질로 추정되는 액체를 꺼내서요. 플라스틱이 야적되어 있던 그런 야적장에 뿌리는 그런 모습이 포착됐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범인은 누구인지가 밝혀진 거예요, CCTV를 통해서. 그 숨진 중국인 A씨라는 것. 그런데 범인은 밝혀졌는데 범행 동기는 알 수 없다. 이런 거죠, 지금?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 A씨가 이 발화 지점인 야적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인데요. 만약 생존해 있었다면 여러 가지 그런 추궁을 통해서 범행 동기 등을 밝혀낼 수 있었을 텐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 A씨는 이 공장에서 2016년부터 1년 반 정도 이제 일을 했고요. 작년 10월에 그만뒀어요. 그런데 그만둔 지 약 1년 정도 지나서 갑자기 이 공장에 나타나서 불을 지르고 결국 본인이 사망하게 된 건데요.

◇ 김현정> 무슨 체불 임금이 있었다든지 불법 체류자라든지 그런 거예요?

◆ 손수호> 그렇지도 않아요.

◇ 김현정> 그것도 아니에요?

◆ 손수호> 그러니까 이상한 건데요. 이제 영주권이, 우리나라에 영주할 수 있는 그런 권리가 있는 그런 합법적인 체류자였어요. 불법 체류자가 아니었고요. 또 체불 임금도 없었고 그 회사와 특별한 갈등도 없었다고 지금 파악되고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미궁에 빠지는 거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찰이 현재 방화 동기를 계속해서 조사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방화범은 분명히 있는데 이유는 찾지 못하는 경우. 이런 경우가 가끔 있습니까?

◆ 손수호> 있어요. 사실 이게 유죄의 증거. 특히 방화의 증거가 확보되면 이 피의자가 범죄 사실을 자백하고 또 왜 그랬는지 동기까지 털어놓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또 설령 끝까지 자백을 하지 않더라도 주변 정황을 통해서 추정할 수 있는 동기가 드러나기 마련이죠. 그런데 이렇게 범인이 수사 시작하기 전에 사망한 경우에는요. 정확한 동기를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미제 사건 아닌 미제 사건이 되기도 하는데요. 기억하실 겁니다. 강진 여고생 사망 사건.

◇ 김현정> 이건 물론 방화 사건은 아닙니다만.

◆ 손수호> 그렇습니다. 경찰이 피해 여고생의 아버지 친구 단독범행으로 결론 내렸잖아요. 하지만 범행 동기 또 살해 수법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는데요.

◇ 김현정> 그것 끝내 밝히지 못했나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우리가 탐정 시간에도 소개했던 그 강진 여고생 사건인데 끝까지 동기, 살해 수법은 안 나온 거예요?

◆ 손수호> 결국 이제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사망했기 때문에 제대로 모든 걸 밝혀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거죠.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이 시화공단 방화 사건을 손 탐정은 어떻게 밝히실 겁니까?

◆ 손수호> 비슷한 유형의 사건들이 과거에도 있었어요. 그래서 과거 사건들과 비교해 보면서 뭔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이 불난 공장에서 일하다 그만둔 중국인이다. 1년 지났는데. 해고된 지 1년 지났는데 방화했다. 이것뿐이에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 정도가 전부고요. 다른 그런 유형들과 비교해 보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

◇ 김현정>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라면 어떤 식이 있습니까?

◆ 손수호> 사실 방화 사건의 동기는요. 방화 사건의 동기는 네 가지 정도로 크게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방화.

◇ 김현정> 쉽게 말해서 돈을 노리고 불을 낸다.

◆ 손수호> 보험 사기 등. 두 번째는 다른 범죄와 연관된 방화도 있어요. 증거 인멸 등을 목적으로 한. 또 세 번째가 분노 감정에 의한 방화입니다.

◇ 김현정> 화나서.

◆ 손수호> 상당히 많아요. 또 마지막 네 번째는요. 그냥 불내는 게 좋아서 하는 묻지 마 방화.

◇ 김현정> 화나서도 아니고 화도 안 나는데 이유가 없어요?

◆ 손수호> 이게 불을 보면 굉장히 희열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요.

◇ 김현정> 여기서부터 한번 들어가 보죠, 그러면.

◆ 손수호> 그럴까요?

◇ 김현정> 제일 이해가 안 가는 묻지 마 방화. 실제로 묻지 마 방화가 그렇게 있었습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적지 않은데요.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봉대산 불다람쥐 사건.

◇ 김현정> 봉대산 불다람쥐 사건이 뭐예요?

◆ 손수호> 이게 94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17년 동안이나 울산 동구에 있는 봉대산 일대에서 무려 96건의 연쇄 방화 사건이 벌어집니다. 바로 봉대산 불다람쥐가 일으킨 방화 사건인데요. 이 봉대산 불다람쥐에게는요. 역대 세 번째로 많은 3억 원의 신고 보상금이 걸렸을 정도였어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가장 많은 금액은요. 용인 50대 부부 피습 사건 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사건의 경우에 있었던 5억 원이었고요. 기타 다른 경우. 4위, 5위 등등 있는데 5위가 바로 연쇄살인범 유영철. 또 탈옥수 신창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5000만 원이었죠.

◇ 김현정> 유영철, 신창원보다도 현상금이 더 많이 걸렸던 게 이 봉대산 불다람쥐였다는 거예요?

◆ 손수호> 훨씬 많았죠.

◇ 김현정> 그럴 만도 하네요. 96번이나 불을 질렀다면.

◆ 손수호> 봉대산 일대에 계속 불이 나니까요. 이제 방화범의 소행이라고 보고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출귀몰하게 감시망을 뚫고 다니면서 계속 방화를 했어요, 17년 동안이나. 그런데 이 방화범에 의해서 불탄 면적이 무려 축구장 114개 면적. 그래서 봉대산에는 성한 나무보다 불탄 나무가 더 많다는 그런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는데 그러던 2011년 드디어 한 아파트 CCTV를 통해서 이 봉대산 불다람쥐의 얼굴이 드러납니다.

◇ 김현정>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잡고 보니?

◆ 손수호> 누구였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좀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 뭔가 부적응자 이런 사람 아니었을까요?

◆ 손수호> 의외로 멀쩡한 대기업 중간 관리자였고요. 50대 가장이었어요.

◇ 김현정> 아니,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50대 가장이 왜요?

◆ 손수호> 이유가 참 어처구니없는데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개인적인 괴로움을 잊기 위해서 불을 질렀다. 결국 징역 10년형을 받았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이런 게 있군요, 진짜 묻지 마 방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물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이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아요, 이런 동기는. 이제 다음으로 금전적 이익을 위한 방화도 있어요.

◇ 김현정> 아까 말씀하셨듯이 보험 같은 걸 노린 거?

◆ 손수호> 그렇습니다.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 하지만 이게 불난 공장의 소유주라면 또 모를까. 뭐, 가정입니다마는. 전 직원. 이제 그 이미 퇴사한 직원에 불과한 A씨가 이 공장에 방화를 해서 얻을 금전적 이익은 또 딱히 없어 보여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아까 전에 또 다른 범죄와 관련된 방화들도 있다고 그러셨잖아요. 이 유형은 어떤 겁니까?

◆ 손수호> 다른 범죄의 한 부분에 해당하거나 또는 또 다른 범죄의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냥 싹 태워버리는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하지만 단정할 수는 없지만 본인이 사망했다는 점에서 이 가능성 역시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는데요.

◇ 김현정> 이번 시화공단 사건에서.

◆ 손수호> 그렇습니다. 게다가 지금 일하고 있는 곳도 아니고 1년 동안 떠나 있던 곳을 찾아왔다는 것을 보면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손 탐정은 어떤 복수심, 개인적인 분노에 의한 방화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시는 거예요, 이번 사건?

◆ 손수호> 그렇게 봐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우리나라에서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조선족으로 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죠. 차별이나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데요. 이런 이야기를 왜 하느냐. 그냥 드리는 게 아니고요.

◇ 김현정> 근거가 있습니까?

◆ 손수호> 실제로 적발된 방화 사건 중 상당수가 사회에 대한 분노 상태에서 발생하거나 또는 그 개인의 그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을 때 벌어지고 있어요. 이번 사건도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있어 보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분노도 어떤 사회에 대한 분노가 있을 수 있고 개인에 대한 분노, 개인에 대한 악감정. 두 가지는 좀 다르지 않습니까?

◆ 손수호> 물론 그렇죠. 특히 이 A씨가 굳이 이 공장의 야적장을 찾아서 불을 이렇게 낸 점을 보면 특별히 과거 일터인 이곳과 관련해서 어떤 그 사건 때문에 악감정을 가졌을 가능성부터 생각을 해야죠. 하지만 그만둔 지 1년 만에 왔잖아요. 그리고 또 그동안 중국 국적자로 한국에 살면서 사회에 대한 불만이 쌓여서 그것을 표출하기 위해서 아는 장소 중에서 상대적으로 방화가 용이한 곳을 찾았는데 그게 이 사건 야적장일 가능도 있어 보이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사회적 분노일 수도 있고 개인적 분노일 수도 있다?

◆ 손수호> 게다가 또 방화 사건 관련된 문헌들을 실제로 살펴보면요. 이런 분노를 원인으로 한 방화 사건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저도 사실은 몇 건 떠오르는 게 있네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최근에는 종로여관 방화 사건 떠올라요.

◆ 손수호> 올해 1월에 발생했죠. 범인이 그 여관 주인에게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했습니다. 그러자 근처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구입해서 여관 입구에 던지고 불을 붙였어요. 그런데 이 건물이 64년에 처음 사용 승인받은 오래된 건물이고 목재 구조물이 많았는데도 스프링클러가 없었습니다. 또 새벽 3시라 다 잠자고 있던 시간이었기 때문에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죠.

◇ 김현정> 굉장히 큰 방화 사건이 됐죠. 사망자 10명.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는데 또 이런 식의 사건들 꽤 많았어요.

◆ 손수호> 거성관 방화 사건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요. 이 거성관이라는 것은 대구에 있는 나이트클럽 이름이었습니다.

◇ 김현정> 나이트클럽 방화 사건. 90년대.

◆ 손수호> 91년이었는데요. 이때 16명이 사망했어요. 범인이 당시 29살이었는데요. 김천에서 농사를 짓던 그런 농부였습니다. 그런데 수입이 굉장히 많았던 부농이었어요. 하지만 결혼을 하지 못하고 홀어머니 모시면서 살고 있었는데 고향 친구 만나러 대구에 왔습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나이트클럽에 갔는데 그런데 거기 종업원들이 복장을 문제 삼으면서 입장을 거절한 거예요.

◇ 김현정> 출입 금지가 된 거예요? 그걸 뭐라고 하죠? 그 용어들이 있던데 거기서 쓰는.

◆ 손수호> 여러 가지 속어들이 있죠.

◇ 김현정> 속어들이 있죠.

◆ 손수호> 현금 수십만 원을 꺼내 보이면서 나 돈 많다. 나 들여보내달라.

◇ 김현정> 내가 왜 나이트클럽 못 들어가느냐?

◆ 손수호> 그렇게 이야기했지만 종업원이 결국 쫓아냈고요. 다른 술집에 가서 홀로 술을 마셨습니다. 그러다가 이거 내가 농부라서 무시당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 김현정> 술기운에 그냥 확 분노가 치밀어올랐어요?

◆ 손수호>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서요. 클럽 뒷문으로 들어가서 무대 위에 뿌리고 불을 지른 다음에 도주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16명이나 숨졌다는 거 아니에요.

◆ 손수호> 바닥에 카페트가 있었는데 타면서 유독 가스가 나왔고요. 그리고 이 나이트클럽 종업원이 누전에 의한 화재라고 생각해서 전원을 다 차단해버렸어요.

◇ 김현정> 전원 차단하면 불 다 꺼지는 거잖아요.

◆ 손수호> 깜깜한 상황에서 비상구를 찾지 못해서 우왕좌왕하다가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건데.

◇ 김현정> 기억난다, 거성관.

◆ 손수호> 종로 여관 사건, 거성관 사건. 모두 모멸감을 느껴서 결국 분노를 했고 분노를 참지 못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게 된 거죠.

◇ 김현정> 그게 개인적인 분노, 개인적인 대상을 향한 분노고 사회에 대한 분노 유형의 방화는 저는 숭례문 방화 사건. 대표적이지 않습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2008년 숭례문, 남대문 방화 사건인데요. 당시에 만 69세였던 범인이 토지 보상액에 불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건설사는 감정 평가한 걸 토대로 해서 1억 원을 제시했어요. 그런데 거기에 응하지 않고 4-5억 원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생겼는데요. 그런데 그 가장 충격적이었던 게 2006년. 그러니까 2년 전에 이미 같은 이유로 창경궁에 불을 질렀고요. 또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또 추징금 1300만 원을 받았습니다. 그런 형을 받았는데 그런데 이제 숭례문은 그다음에 두 번째 방화였던 거죠.

◇ 김현정> 이때 참 대단한 사건이었어요. 이 경비를 도대체 우리가 어떻게 하고 있었으면 숭례문에 불을 지르는데도 속수무책이었느냐.

◆ 손수호> 실제로 이 방화범이 이렇게 말했어요. 다른 곳이 아니고 이 문화재를 계속적으로 고른 이유는 경비가 허술했다.

◇ 김현정> 접근하기가 쉬웠다, 오히려.

◆ 손수호> 또 게다가 인명피해 발생하지 않으면서도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효과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런 이야기를 해서 충격을 줬는데 이게 사실 TV로 생중계됐잖아요. 또 심지어 저는 그 당시에 그 직장이 남대문 바로 옆에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정말 더욱 큰 충격을 직접 받았는데.

◇ 김현정> 그랬던 일도 있고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도 사회에 대한 분노에 의한 거였잖아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뇌졸중을 앓고 있던 56세 범인이 그 처지를 비관해서 자살 결심하고 지하철을 탄 거거든요. 그런데 석유 플라스틱 통에 불을 붙이고 바닥에 던져 불을 질렀는데 정작 본인은 무서워서 도망쳐 갔어요. 그 후에 여러 가지 판단 착오가 겹치면서 최악의 철도 관련 사고로 이어졌는데.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 손수호> 이런 여러 가지 유형 중에서 시화 사건이 어디에 해당할지 경찰 수사를 좀 더 지켜봐야겠죠.

◇ 김현정> 이번 사건도 정확히 원인이 좀 밝혀졌으면 좋겠고 사실은 화재에는 방화도 있고 실화도 있고 원인 불상의 화재도 있고 여러 가지들이 있지 않습니까?

◆ 손수호> 물론 이게 증거가 있으면 구분하기 쉬운데 화재 현장에서는 이게 참 구분이 쉽지 않아요.

◇ 김현정> 그래서 결국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면서요? 화재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단락흔인데요.

◇ 김현정> 단락흔이 뭡니까?

◆ 손수호> 단락이라는 게 끊어지는 걸 말하는 거잖아요. 단락흔은 끊어진 흔적입니다. 특히 화재 현장에서 문제되는 게 전선의 단락흔이에요. 전선이 끊어진 것. 이 전선이 끊어져 있다면요. 지금 이 전선의 단락흔이 보이면 보통은 전기 합선에 의한 화재로 봅니다. 누전에 의한 화재로 보는 거죠. 그런데 사실 중요한 게 거의 모든 화재 현장에서 이 단락흔이 발견돼요.

◇ 김현정> 그게 방화건 전기 합선이건 실화건간에?

◆ 손수호> 누가 일부러 전선을 끊어서 방화를 한 경우. 아니면 다른 원인에 의한 불이 나서 결국 전선이 끊어진 경우. 단락흔이라고 하는 것은요.

◇ 김현정> 구별이 안 되는 거예요?

◆ 손수호> 네. 단락흔에 의해서 화재가 발생한 건지 아니면 화재의 원인으로 단락흔이 보이는 건지 이걸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국과수도 이 부분에 대한 감정을 의뢰하면 이건 확인할 수 없다, 판단할 수 없다라는 회신을 보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다 보니까 결국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시화공단 화재 역시, 추석 연휴에 있었던 화재 역시 많은 피해를 냈습니다. 정확히 원인 밝혀졌으면 좋겠고 사실은 방화범이 지금 뭐 사망한 상태이기 때문에 정확한 처벌 같은 건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정확히 밝힐 것은 밝히고 예방할 수 있었는데 못 한 부분은 어딘가도 짚고 그렇게 넘어갔으면 좋겠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또 단락흔 뒤에 숨어서 방화 사건을 단순 실화나 또는 원인 불상 화재로 몰고 가는 그런 관행이 존재한다면 그 부분은 반드시 고쳐져야겠습니다.

◇ 김현정> 네, 여기까지 오늘의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고생하셨습니다.

◆ 손수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