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탐정 손수호.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유튜브로 많은 분들이 시청하고 계시네요. 한번 보면서 인사 한번 하세요.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게다가 오늘 손수호 탐정이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지 안 입던 뭐라 그래요. 버버리코트 같은 거 입고 오셨는데.
◆ 손수호> 코트죠.
◇ 김현정> 진짜 탐정 같으세요.
◆ 손수호> 그래요?
◇ 김현정> 네.
◆ 손수호> 진짜 탐정은 아닙니다.
◇ 김현정> 진짜 탐정 같은 손수호 변호사. 오늘 중국 얘기를 한다고 제가 들었는데 중국 가보긴 하셨어요?
◆ 손수호> 조금 전에 전원책 변호사님의 사자성어를 많이 들어가지고 뭔가 중국 다녀온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제가 따져봤어요. 그랬더니 뭐 광저우, 홍콩 출장 가봤고 다롄은 또 강의를 한 번 하러 갔었고 그런데 안타깝게도 여행 관광은 한 번도 못 갔어요.
◇ 김현정> 한 번도 못 가본.
◆ 손수호> 좀 슬픕니다.
◇ 김현정> 저도요.
◆ 손수호> 그래요?
◇ 김현정>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 두 사람이 진행하는 탐정 손수호 오늘 중국 이야기 . 어떤 중국 이야기입니까?
◆ 손수호> 오늘이 59번째거든요, 탐정 손수호.
◇ 김현정> 탐정 손수호.
◆ 손수호> 그런데 그동안 해외 사건은 한 번도 다루지 않았어요.
◇ 김현정> 그러네요.
◆ 손수호> 오늘 첫 번째 해외 사건입니다. 바로 최근에 큰 화제였던 판빙빙 실종사건.
◇ 김현정> 사실은 제가 이게 참 궁금했어요. 그래서 전부터 계속 다루자, 다루자 했는데 뭔가가 좀 나와야 다루지 않겠느냐라고 미뤄뒀던, 우리 손 탐정님이 미뤄뒀던 사건. 최근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실마리가 잡혔기 때문에 오늘 가져오신 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 아직도 판빙빙을 직접 본 사람이 없다, 최근에. 또 진짜 사진이 아니다라면서 또 다른 의혹 제기가 나오고 있긴 해요. 하지만 일단 구금 상태에서 풀려났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고요. 그러면 도대체 이게 어떤 사건이길래 이렇게 중국 당국이 공식으로 설명했는데도 의혹과 추측이 계속 나오는가? 궁금하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그랬더니 확인해 봤더니 뭐 진실,루머, 추측 이런 게 막 섞여 있었습니다.
◇ 김현정> 오늘 그 얘기들을 다 한 번에 A부터 Z까지 정리해 주시는 겁니까?
◆ 손수호>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는 건 아니고 확인된 사실 중심으로 이제 사건의 전말을 정리하고 싶고요. 그리고 또 이 사건을 계기로 해서 현재 중국 연예계의 분위기가 어떤가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 김현정> 우선 판빙빙 그는 누구인가? 누구입니까?
◆ 손수호> 배우 겸 가수 겸 모델이에요. 우리나라에는 사실 잘 모르는 분도 많이 계실 겁니다. 하지만 2010년대 중화권 최고의 여배우였고요.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81년생.
◇ 김현정> 그러면 서른일곱, 여덟?
◆ 손수호> 네, 만으로 37세죠. 1998년에 18세 나이로 황제의 딸이라는 드라마로 데뷔합니다. 굉장히 큰 인기를 모았어요. 지금도 간혹 우리나라 케이블 TV에서도 방송이 됩니다, 이 드라마가.
◇ 김현정> 그래요, 황제의 딸.
◆ 손수호> 그리고 2004년에 중국에서 큰 히트를 친 영화, 휴대폰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에 출연해서 상도 받고 주목받고 톱스타가 되죠.
◇ 김현정> 그런데 이 톱스타라는 게 어느 정도 톱스타라면 우리나라로 치면 누구 정도 급이라고 하면 돼요? 뭐 전지현, 이영애. 이 급, 이분들이 최고 절정기일 때 급 그 정도가 판빙빙인 거죠?
◆ 손수호> 그렇죠. 중국 내 위상으로 보면.
◇ 김현정> 그렇게 보면 됩니다.
◆ 손수호> 뭐 수익 규모나 이런 건 훨씬 더 큰 거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최고 스타 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거예요. 물론 부침은 좀 있었어요. 그래서 2011년에 장동건 주연의 우리나라 영화 마이웨이에 출연했는데 단역이었습니다. 또 2014년에는 할리우드 진출했어요, 엑스맨이라는 영화에. 그런데 이때 대사가 딱 한마디였습니다. 하지만 올해까지도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배우 자리를 유지했고요. 또 포브스지가 선정한 중국 유명인 순위에서 2013년, 2014년, 2015년까지 3년 연속 1위였습니다. 게다가 작년 중국 연예인 중에서 가장 돈 많이 번 사람이 바로 이 판빙빙이에요.
◇ 김현정> 아니, 중국은 규모가 다르잖아요. 팬사인회 한 번 가면 10억이랍니다, 우리나라 연예인이 팬사인회 가면. 그 정도인 중국 땅에서 전체 1위?
◆ 손수호> 그렇죠. 게다가 이제 워낙 유명해지니까 한 기자가 이런 질문을 했어요.
◇ 김현정> 뭐라고요?
◆ 손수호> 유명 여배우인데 부자와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없냐? 그랬더니 이런 답을 했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요?
◆ 손수호> 내가 부자예요.
◇ 김현정> 맞는 말이네요.
◆ 손수호> 이처럼 굉장히 당당한 이미지로 유명하고요. 성형 논란이 일자 성형외과 의사에 직접 검증을 받기도 하고 또 엑스레이 촬영한 결과를 공개했어요. 게다가 또 본인의, 여배우들이 몸무게 공개하는 경우 거의 없는데 나는 57kg이다.
◇ 김현정> 57kg.
◆ 손수호> 이렇게 숫자를 공개할 정도로 평소에 당당한 이미지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 김현정> 중국 사람들이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 손수호> 그래요?
◇ 김현정> 외모도 그렇고 이런 당당한 여성상. 이런 걸 굉장히 좋아해요, 중국 사람들이.
◆ 손수호> 그래요? 중국에서 인기 좀 있으시겠습니다.
◇ 김현정> 저요?
◆ 손수호> 네.
◇ 김현정> 중국 진출을 한번 해 볼까요? 쓸데없는 소리였고요. 여하튼 이렇게 중화권 최고의 여배우였는데 갑자기 실종설이 나온 거예요.
◆ 손수호> 올해 6월이었죠. 판빙빙의 행방이 묘연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SNS 활동 활발히 했는데 이것도 딱 끊긴 거예요. 100일 넘도록 소식이 들리지 않으면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잠적설, 실종설, 감금설, 미국 망명설, 사망설.
◇ 김현정> 사망설까지.
◆ 손수호> 그리고 방송에서 참 언급하기 적절하지 않을 정도의 괴담까지 함께 돌았는데 이게 판빙빙의 남동생 판청청 역시 연예인입니다. 팬미팅에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하면서 울었어요. 또 가족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으면 좋겠다 이런 말도 했어요.
◇ 김현정> 그러는 바람에 신변이상설이 더 커졌죠.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다시 홀연히 돌아옵니다.
◆ 손수호> 네, 넉 달 만인 10월 3일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판빙빙이 세금 탈루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8억 8400만 위안. 우리돈으로 이게 1450억 원 이 벌금을 내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판빙빙도 오랜만에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탈세 사실을 인정하고 처분을 받아들이겠다면서 사과한 건데요. 며칠 후에는 팬들을 보고 싶다는 글도 올렸어요. 결국은 판빙빙 실종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던데 뭐 SNS에 사죄글만 올렸다 그래가지고 안 나타난 거 아니냐? 정말 사망한 거 아니야 이런 얘기 계속 있자 결국 얼굴까지 공개하고 그랬죠?
◆ 손수호> 영상도 이제 공개가 됐죠.
◇ 김현정> 맞아요.
◆ 손수호> 그런데 그러자 이제 이거 예전 것들이다, 지금 거 아니다라면서 계속 의혹을 제기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여러 상황 종합해 보면 탈세 혐의로 이제 구금돼서 조사를 받았고 지금은 풀려난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 김현정>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다가 벌금 내겠다 하고 지금은 풀려난 것으로.
◆ 손수호> 벌금을 이미 납부했다는 얘기도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이틀 만에. 본인의 부동산 처분해서 이틀 만에 납부했다. 또는 남자친구가 대납해 줬다 이런 소문들까지 돌았는데 판빙빙이 돈을 굉장히 많이 벌었습니다. 연예활동을 통한 것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해서 성공하고 또 영화, 드라마 제작까지 했거든요.
◇ 김현정> 재산이 어느 정도일 거라고 얘기가 나와요? 정확한 거는 아무도 모릅니다마는.
◆ 손수호> 추정치입니다마는, 현지 추정치. 최소 3000~4000억 원. 최대 1조 원까지.
◇ 김현정> 개인이, 기업도 아닌데 1조 원 재산설.
◆ 손수호> 그렇게 현지에서 추정을 하고 있고요. 그렇다 보니까 향후 연예활동에 어떤 제약이나 불이익이 심각한 문제지 1450억 원 자체는 큰 타격이 아닐 것이다라는 얘기가 또 있어요.
◇ 김현정> 역시 스케일이 다르네요. 결단 갑자기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이유는 뭐예요?
◆ 손수호> 이게 굉장히 좀 흥미롭습니다. 2004년에 중국에서 큰 인기 얻은 휴대폰이라는 영화에서 시작 된 거예요. 잘나가던 남성 이제 그 TV 앵커가 휴대폰을 집에 두고 나왔어요. 그러다가 그것 때문에 본인의 불륜 사실이 들통나고 이혼하고 방송국에서도 쫓겨나는 그런 내용인데 판빙빙은 이 영화에서 매력적인 불륜녀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감독이 펑샤오강인데요. 이 펑샤오강 감독이 이 영화 만들면서 중국 관영 CCTV의 당시 실제 인기 앵커였던 추이융위안에게 자문을 하는데요. 남자예요. 그런데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실제로 이 추이융위안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을 하고요. 영화는 흥행하고 판빙빙이 스타가 됐지만 실제로 잘나가던 앵커, 이 앵커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우울증까지 생길 정도로 고통을 받았어요. 그래서 SNS를 통해서 이 펑샤오강 감독을 거세게 비판했고요. 뭐 물론 그 후에 두 사람이 화해를 했다는 발표도 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화해하고 나면 다 끝난 일인데 그거하고 판빙빙의 탈세 혐의로 어떻게 이어진다는 거예요?
◆ 손수호> 바로 속편 때문인데요. 올해 5월에 이 펑샤오강 감독이 핸드폰 2편, 핸드폰2 촬영 중이라고 발표를 합니다. 그러자 방송국을 떠나서 교수로 있던 추이융위안이 나에게 더 이상 피해를 주지 말라 하면서 영화 제작 중단을 요구했고요. 이 둘이 서로 비난하면서 설전을 벌였어요. 그러던 와중에 판빙빙이 이게 좀 눈치 없이 행동을 했어요. 영화를 찍고 있으니까 나 정말 즐겁다.
◇ 김현정> 눈치 없이 SNS에다가.
◆ 손수호> 핸드폰2에도 캐스팅이 된 거죠. 이렇게 SNS에 올렸고 이걸 본, 이걸 보고 분노한 추이융위안이 판빙빙을 겨냥해서 공격을 시도합니다.
◇ 김현정> 이렇게 시작이 된 거예요?
◆ 손수호> 네, 그렇죠. 이 공격의 내용이 뭔지 또 궁금한데요.
◇ 김현정> 어떻게 공격했어요?
◆ 손수호> 단순히 막 욕설과 비난 이런 게 아니었어요. 굉장히 집요하고 효과적인 공격이었습니다. 판빙빙이라고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유명 배우가 이중 장부, 이중 계약서를 통해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세금을 탈루하고 있다, 탈세했다. 이렇게 폭로한 건데요. 그런데 단순히 말만 한 게 아니라 증거 자료가 있었습니다. 이때 공개한 근거 자료에 희미하게 판빙빙이라는 글자가 보인 거예요.
◇ 김현정> 희미하게. 그러니까 그거 다 판독하면 나오잖아요, 희미한 것들. 보니까 판빙빙이었던 거예요.
◆ 손수호> 그리니까 우리로 치면 국세청인 세무총국이 나서서 판빙빙에 대한 세무조사를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결국 핸드폰이라는 영화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또 벌금 액수도 어마어마하잖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 손수호> 이게 영화 출연할 때 이면 계약서 작성하고 판빙빙이 회사도 운영해요. 그런데 이 회사의 매출 신고도 누락했다. 이런 건데 잘 살펴보면요. 이번에 납부하게 된 미납 세금액이 470억 원 규모고요. 벌금이 약 970억 원이다. 합해서 그게 1450억 원이라는 거고요. 그런데 이게 오히려 너무 봐준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어요. 비슷한 사례로 중국의 리우 샤오칭이라는 배우가 있는데요. 여배우입니다. 판빙빙처럼 사라졌다가 돌아왔어요. 그런데 탈세로 어마어마한 벌금 낸 거는 물론이고요. 감옥에 1년 동안 있었습니다.
◇ 김현정> 감옥살이까지.
◆ 손수호> 판빙빙이라고 오히려 더 봐준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게 되면서 핸드폰2라는 영화는 당연히 촬영이 중단됐을 것 같고.
◆ 손수호> 현재 중단. 개봉이 불투명한 상태고 펑샤오강 감독도 미국에 피신해 있는데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펑샤오강 감독도 1200여 억 원의 세금을 탈루했다. 이런 제보가 들어왔고요. 이런 주장을 한 사람이 바로 또 추이융위안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중국 영화계 자체가 이 사건 때문에 위축됐다. 이런 얘기까지 들리는데 저는 이 판빙빙 실종 사건을 보면서 우리한테도 시사하는 부분이 꽤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 연예인의 탈세 문제는 중국만의 문제 아니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단순히 이게, 단순한 외국 가십으로 보기는 좀 그래요. 왜냐하면 우리나라 유명 연예인들의 탈세사건이 종종 터지고 있거든요. 특히 이름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사람 유명 가수와 배우, 특히 원로급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굉장히 평소에 좋은 이미지를 가지는 연예인들인데도 이런 문제가 터지고 그런데 이게 연예계의 특수성 때문인지 아니면 연예인에 대한 어떤 호감 때문인지 일반적인 경우와 다른 잣대가 적용되는 경우도 있어요. 오히려 더 엄격하게 적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느슨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싶은데요. 이 연예인에게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겠죠.
◇ 김현정> 그게 하나가 떠올랐고 또 하나는 이번 판빙빙 실종설을 다루는 우리 언론의 태도, 네티즌들의 반응. 이것도 좀 돌아볼 필요가 있어요.
◆ 손수호> 맞습니다. 이번에 판빙빙 실종 사건에 대해서 온갖 이야기 다 나왔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이제 자극적인 루머가 언론을 통해서 급속히 확산됐습니다. 또 그렇게 나온 보도를 통해서 또 사실 그게 또 네티즌들에 의해서 또 부풀려지기도 했고요. 그런데 중국은요. 우리나라와 다릅니다. 중국 사법행정은 우리는 물론이고 서방 선진국과도 많이 다른데 뭐 공안당국이나 공산당 고위급이 마음 먹으면 뭐 구속이나 체포는 어렵지 않죠, 현실적으로.
◇ 김현정> 아주 달라요.
◆ 손수호> 그렇다 보니까 체포 영장이라는 게 큰 의미는 없어요. 따라서 이제 당국이 특별히 이유를 밝히지 않는 한 판빙빙처럼 상당 기간 사법 기관에서 조사를 받는 경우는 어디에서나 많이 있고요. 또 구금되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연락도 되지 않고.
◇ 김현정> 그게 좋다, 틀리다. 좋다, 그르다 이런 얘기는 아니고 하여튼 중국의 시스템이 다르다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 손수호> 물론 안 좋은.
◇ 김현정> 그런데 그걸 가지고서 사망설에다가 별의별 소문들이 다 돌았던 부분. 이거는 우리가 조금 반성할 부분이 있어요. 저는 그러면서 중국에서 어이없게 사라졌던 연예인들이 또 꽤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건 사실입니까? 이것도 헛소문입니까?
◆ 손수호> 이거 사실 사실인지 헛소문인지를 다 딱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사실이 아닌데 마치 사실인 것처럼 소문이 퍼진 사례들은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겁니까?
◆ 손수호> 20년쯤 전에 중국의 유명 여성 아나운서였던 장웨이제. 장웨이제라는 사람이 있었는데요. 지금은 실각해서 무기 징역을 살고 있지만 당시에 유력 정치인이었던 보시라이. 다롄 시장이었습니다. 이 보시라이와 내연 관계로 알려졌거든요. 그런데 장웨이제가 임신 8개월인 상황에서 실종됐어요.
◇ 김현정> 이건 사실인 거죠? 팩트인 겁니다.
◆ 손수호> 실종됐습니다. 그리고 이게 바로 보시라이 부부와 관계가 있는 거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거든요. 이건 추측이고. 그런데 실종된 지, 실종 후 10년 지나서 한 반중 성향의 언론 매체가 이런 보도를 합니다. 한국에서 열린 인체의 신비전.
◇ 김현정> 전시회잖아요. 여기저기 전국 순회하면서 인체의 신비를 보여주는.
◆ 손수호> 실제 인체 조직으로 만든 표본을 전시한 거죠.
◇ 김현정> 다 기증받은 거죠, 물론. 교육용으로 기증받은 뭐라고 해야 돼요? 실제 인체를 표본으로 보여주는, 아이들을 위해서. 이런 전시회예요.
◆ 손수호> 굉장히 인기였는데요. 한국에서 열린 인체의 신비전에 전시된 인체 표본 중에 하나가 실종된 장웨이제를 닮았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한 건데요.
◇ 김현정> 이게 마치 언론에 보도되면서 진짜인 것처럼 상당히 돌았어요.
◆ 손수호> 근거를 못 찾았어요. 그리고 또 하나 결정적인 부분이 이때 지금도 인터넷 검색하면 그 표본 찾을 수 있거든요. 쉽게 알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확인할 수 있어요, 어떤 모습인지. 그런데 이게 이른바 박피 표본입니다.
◇ 김현정> 그게 뭡니까?
◆ 손수호> 그러니까 피부를 걷어낸 상태예요. 인체의 내부를 보여주기 위해서 사람 피부는 걷어낸 상태입니다. 얼굴 역시 마찬가지. 그렇기 때문에 이게 누구 닮았는지 누구인지 이게 얼굴을 통해서 구분하는 게 불한 거예요.
◇ 김현정> 말이 안 되는군요.
◆ 손수호> 그렇기 때문에 장웨이제 닮았다는 주장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고요. 하지만 이번에 판빙빙 실종설이 번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판빙빙 표본설, 판빙빙 박제설. 이런 참 끔찍한 얘기도 나왔습니다. 또 일부 언론은 이번 판빙빙 실종을 계기로 해서 장웨이제 실종 사건이 재조명받는다는 내용을 보도했고요. 중국에서도 그런 얘기가 없는데 우리 언론에 이런 기사 나오는 게 상당히 참 의아하거든요. 아무리 해외 연예인 이야기지만 심층 분석보다 가십으로 다루게 되는 부분. 뭐 이해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언론의 품격을 지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 김현정> 아까 전원책 변호사는 정치의 품격 얘기했는데 오늘 손수호 탐정은 언론의 품격을 얘기하면서 탐정 코너 마무리를 하죠. 판빙빙 사건 외국의 이야기지만 전 세계적인 토픽이 됐기 때문에 한 번쯤은 정리를 해 봐야겠다 싶어서 오늘 탐정 주제로 올렸고요. 결국 실종 아닙니다. 사망 아닙니다. 지금 나타났어요, 판빙빙. 탈세 때문이었다는 거. 정리를 하죠. 손수호 변호사, 고생하셨습니다.
◆ 손수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