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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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1(월) 심상정 "한국당, 숙제하랬더니 자퇴서 냈다"
201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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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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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심상정(정개특위 위원장)



한국당 선거제 개편안은 '청개구리안'
나경원, 율사 출신인데 헌법 잊었나?
정치개혁은 국민열망, 약속 지켜야
패스트트랙 절차 밟을것..협상 열려있다


어제 3월 10일은 선거제 개혁안의 제출 시한이었습니다. 4개의 당은 일찌감치 안을 내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자유한국당은 그동안 아무 안도 내놓지 않았죠. 그래서 ‘3월 10일까지는 내라. 그렇지 않으면 한국당 빼고 4개의 당의 안을 가지고 패스트트랙에 태우겠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오후에 한국당이 안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안은 이렇습니다. ‘지역구 의석을 늘리되 비례대표제는 아예 폐지를 해서 전체 270석으로 축소하겠다. 그러니까 연동형 비례 대표제는 고사하고 아예 현행의 비례 대표제도 폐지하자’는 안을 낸 겁니다.

이제 공은 정개특위로 넘어갔습니다.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이죠. 심상정 의원 만나보겠습니다. 심상정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심상정>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정개특위 모임이 시작이 됐습니까?

◆ 심상정> 정개특위 모임은 아니고요. 야 3당의 대표, 원내대표들의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야 3당. 그러면 한국당은 빼고요?

◆ 심상정> 뺀 게 아니라 그분들이 빠지신 거죠.

◇ 김현정> 빠지고. 지금 3당이 모여서 의논 중. 아마 오늘 이렇게 아침일찍 모이신 이유는 어제 한국당이 내놓은 안 때문에 그럴 것 같은데 상당히 의외였어요. 4개 당의 안은 지금 비례성을 강조하고 대표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가자는 거였는데 한국당은 거꾸로 지금 47석이 있는 그 비례 대표도 아예 없애버리자. 이런 안을 내놨네요?

◆ 심상정> 그러니까 선거 제도 개혁에 어깃장을 놓기 위한 청개구리 안이죠. 그러니까 패스트트랙 빨리 하라고 등 떠미는 안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작년 12월 말에 5당 원내 대표가 합의를 했지 않습니까? 그 첫 번째 조항이 연동형 비례 대표제의 구체적 방안을 논의한다는 거예요. 이제 합의 시한도 어겼지만 합의 내용을 정면으로 지금 부정한 거고요.

그다음에 아까 김현정 앵커께서 말씀하셨지만 이제 비례대표제 자체를 없애버리겠다. 그랬는데 이건 헌법 위반이거든요. 헌법 41조 3항에 비례 대표제에 대해서 법률로 정하도록 명시적인 입법 명령 조항이 있어요. 이건 우리 나경원 대표가 율사 출신인데 이제 헌법도 잊어버리셨나. 그런 생각이 들고.

◇ 김현정> 헌법도 잊어버리셨나, 판사 출신이신데.

◆ 심상정> 제가 가장 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지금 국회 불신이 불신임 정도 수준까지 가고 있지 않습니까? 국회가 이렇게 국민들로부터 불신받는 1등 공신이 자유한국당이라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거예요.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이제 기득권 내려놓고 개혁에 동참을 해야 되는데 오히려 국회 불신을 방패막이 삼아서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하고 또 여론에 편승해서 반사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이런 얄팍한 정치는 더 이상 용인돼서는 안 된다. 그런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한국당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대통령제 하에서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채택한 국가는 없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국가 중에서도 영국, 캐나다, 호주는 비례 대표가 없는, 없는 제도를 택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 대표제라는 거는 나치즘 일당독재를 겪은 독일이 권력 분산을 위해서 의원내각제를 선택하면서 도입한 어떤 독특한 역사적 산물인데 왜 우리가 세계 최초로 대통령제에다가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갖다 붙이는 이런 실험을 해야 되냐’ 이게 어제 정유섭 의원의 주장이더라고요.

◆ 심상정> 그 주장을 반박할 만한 충분한 사례가 있지만 제가 이 자리에서 말씀은 안 드리겠고요. 대한민국 정치도 지금 제대로 감당 안 되면서 다른 나라 사례 끌어들일 건 아니라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선거 제도의 부족한 점이 무엇이고 그것을 메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뭐냐.

정개특위 작년 7월 국회에서 만들 때요. 여야, 자유한국당 원내 대표까지 포함해서 우리 선거 제도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보완해야 된다는 것은 한목소리로 합의를 해서 정개특위가 만들어진 거예요. 그래서 제가 또 정개특위 위원장까지 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비례성과 대표성을 가장 잘 보완할 수 있는 제도가 연동형 비례 대표제였기 때문에 합의 사항이라고 들어간 것이에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때는 한국당도 동의하지 않았느냐. 지금 그 말씀이신 거예요.

◆ 심상정> 다만 이제 이 연동형 비례 대표제는 다당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권력 구조의 변화도 모색해야 된다는 것을 수용해서 선거 제도 개혁이 합의되면 동시에 개헌 논의에 들어가기로 이렇게 합의가 되어 있습니다. 그 합의를 지키면 돼요. 지금 그 합의에 대해서 다른 당들은 다 유념하고 있어요.

그런데 선거 제도 합의와 동시에 논의를 하기로 한 건데 지금 병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또 어깃장을 놓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선거 제도 개혁 하기 싫다, 못 하겠다. 이런 선언이라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일종의 패스트트랙 방해 전략이라고 지금 분석하시는 거예요, 보고 계시는 거예요?

◆ 심상정> 뭐 방해한다고 방해가 안 되죠. 왜냐하면 패스트트랙은 법에 명시되어 있는 합법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법을 무력화하려고 하는 자유한국당의 의도가 관철되도록 방치할 수 없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럼 제가 두 가지 다시 한 번 여쭙겠습니다. 일단 자유한국당의 안은 수용 불가능하다?

◆ 심상정> 수용이 아니라 선거 제도 개혁하지 말자는 안을 내면...

◇ 김현정> 수용 뭐 택도 없는 소리다. 그러면 논의 자체도 안 하시는 거예요. 왜냐하면 10일까지 내놔라, 내놔라 했는데 지금 뭘 내놓은 간에 하여튼 내놨거든요. 그럼 뭔가 테이블에 올려서 논의 안 하면 안 했다고 뭐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당에서 항의 표시를 할 수가 있는데 올리지도 않으시는 겁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심상정> 그건 아마 지금까지 정개특위 논의 과정을 아는 분들은 그게 명분이 될 수 없다고 다들 생각하실 거예요. 왜냐하면 작년 7월에 정개특위가 의결되고 나서 명단을 제출하지 않아서 정개특위가 출범하는 데 3개월 걸렸어요, 자유한국당이 명단을 안 내서.

그러고 나서 5개월 동안 논의를 했는데 자유한국당은 안을 그동안에 한 번도 낸 적이 없어요. 1월 말까지 합의 처리하기로 한 거를 어겼는데 유감 표명 한마디 없어요. 그리고 어떠한 계획도 없어요. 대표 선출되면 논의한다 했는데 전당 대회 과정에서 어떤 대표 후보도 선거 제도의 선 자도 이야기한 사람이 없어요. 그러다가 이제 지금 패스트트랙이라고 하는 마지막 합법적 수단을 강구하려고 하니까 어깃장 놓는 그런 안을 낸 거거든요. 그건 안이라고 볼 수 없죠.

◇ 김현정> 안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면 한국당 상관없이 이 안 무시하고 패스트트랙 이번 주에 가는 겁니까, 올리는 겁니까?

◆ 심상정> 늦어도 다음 주초까지는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초까지는 패스트트랙 절차를 밟아야 될 것 같습니다. 패스트트랙이라는 것은 굉장히 안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데 국회 선진화법에 국회의 3분의 2가 동의하는데 특정 정치 세력의 훼방으로 입법 과제가 실종되는 것을 막기 위한 합법적인 절차로 있는 거고 딱 지금 선거 제도 개혁의 케이스에 적용하라고 만든 제도라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한국당에서는요. 물론 이게 공식 입장은 아닙니다마는 일부에서는 한국당 제외하고 패스트트랙에 선거제 개혁안을 태우면 의원직 총사퇴도 불사하겠다, 불사해야 된다. 이런 의견이 막 나오고 있어요.

◆ 심상정> 밀린 숙제하라고 하니까 자퇴서 내겠다는 건데요. 그건 뭐 어떻게 합니까? 지금까지 의원직 총사퇴를 이야기해 놓고 한 번도 지킨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인터넷에서는 제발 약속 좀 지켜라. 이런 비아냥 항의 글도 많이 있는데 저는 제1 야당이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책임 있는 그런 자세를 갖기를 바랍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상당히 지금 단호한 입장이신데. 아, 하나만 더 질문이요, 심 의원님. 이제 한국당이 얘기하면서 국민들 여론은 의원 수를 줄이라는 여론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10% 줄이는 270석을 동시에 주장했 거든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 심상정> 그러니까 그것이 국회 불신을 방패막이 삼아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고 하는 그런 얄팍한 태도라고 보고요. 국민들이 우리가 집에서도 자식들이 속썩일 때 부모님들이 어떨 때 나가라 이렇게 얘기하지만 진짜 나가기를 바라겠습니까? 정치를 제대로 바꾸라는 국민들의 열망인데 제대로 기대권 내려놓고 특권 내려놓고 국민이 민심이 살아 숨쉬는 국회 만들라고 하는 건데 국민 여론에 편승해서 오히려 그것을 거부하는 그런 얄팍한 정치라고 봐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번 주 내에 늦어도 다음 주초까지는 한국당 의견 상관없이 패스트트랙에 태우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셨습니다.

◆ 심상정> 상관없이가 아닙니다. 패스트트랙하고도 협상을 하려면 선거 제도 개혁에 뜻이 있다면 얼마든지 제안을 하십시오. 협상의 문은 열려 있습니다.

◇ 김현정> 330일 간을 가는 거니까.

◆ 심상정> 패스트트랙은 마지막으로 유실되지 않도록 장치를 해 놓는 거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심 위원장님, 최근에 저희가 인터뷰 여러 번 했는데 오늘 가장 격앙된 목소리세요.

◆ 심상정> 속이 상합니다. 얼마나 인내심을 가지고 지금 선거 제도 개혁에 전향적인 자세를 갖기를 기다려왔는데 결국은 뺨 맞은 그런 느낌이에요. 국민들을 기망하는 거지 뭡니까, 이게? 대단히 유감입니다.

◇ 김현정> 물수건이라도 얹어드리고 싶네요.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심상정>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정개특위 심상정 위원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