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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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5(금) 진혜련 마음돌봄상담센터 소장 "아이에게 상처주는 말"
2019.03.15
조회 152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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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진혜련(마음돌봄상담센터 소장)



"너는 내 자식도 아냐" "울지마"
아이 존재, 감정 부정하는 말..상처
말하기 전에 아이에게 이유 설명해야
양육 방법도 학습된 것, 바꿀 수 있어
건강한 관계 형성, 대체할 수 있는 말은?


“너는 대체 누굴 닮아서 이러니.” “커서 뭐 되려고 그래.” “이번 시험만 잘 보면 해 달라는 거 다 해 줄게.” 혹시 이런 말을 아이들에게 쓰지는 않으시나요? 아이 키우다 보면 무심코 하게 되는 말들이죠. 그런데 아이들한테 물어봤습니다. “엄마, 아빠한테 이런 말 들었을 때 너희들 기분이 어땠니? 그림으로 한번 그려볼래?” 했더니 아이들이 어떤 그림을 그렸을까요?

아동 권리 단체죠. 세이브더칠드런의 기획으로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 100가지 프로젝트>라는 게 진행이 됐습니다. 아이들은 도대체 어떤 말에 상처를 받고 어떻게 그림으로 그 상처를 표현했을까요? 이 프로젝트의 자문을 맡은 분이세요. 마음돌봄상담센터 진혜련 소장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진 소장님, 안녕하세요?

◆ 진혜련>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말 100가지. 사실은 우리가 수도 없이 많은 말을 아이들한테 쏟아내는데.

◆ 진혜련> 그렇죠.

◇ 김현정> 그 100가지를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신 거예요?

◆ 진혜련> 일부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김주희 선생님의 책인 <아이의 자존감을 살려주는 결정적인 한마디>에서 일부 발췌를 한 걸 감수했고요. 이것 외의 말들은 저희 센터 선생님들과 여러 자료랑 연구소에서 나온 아이에게 하면 안 되는 말들을 종합해서 선정해서 감수한 것들입니다.

◇ 김현정>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서 선정된 100가지.

◆ 진혜련>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제일 궁금한 거, 도대체 내가 한 말 중에 뭐가 상처 준 거지 이게 제일 궁금한데 일단 몇 개만 더 소개해 주세요. 어떤 것들 있습니까? 대표적인 것들.

◆ 진혜련> 예를 들면 “이 바보야, 너 때문에 못 살겠다, 너 같은 애는 내 자식도 아니야.” 이런 말들은 대치어가 없을 정도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이 있죠.

◇ 김현정> 잠깐만요, 절대 어떤 상황에서도 해서는 안 되는 말. “이 바보야”

◆ 진혜련> “너 같은 애는 내 자식도 아니야.”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러니까 아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말들은 굉장히 아이에게 상처로 남겠죠. 그래서 사실은 이러한 말들은 부모님들도 보시면서 이건 상처가 되겠다는 것이 수긍이 될 수 있는 말들일 텐데 그런 거 외에 “셋 셀 때까지 해”라든가 뭐 “울지 좀 마.” 이런 것들은 평상시에도 부모님께서 충분히 하실 수 있는 말들로 보이실 거예요.

◇ 김현정> 잠깐만요, 선생님. 우는 애한테 “울지 좀 마”가 안 돼요?

◆ 진혜련> 우는 것은 슬픈 감정을 표현하는 행동이죠.

◇ 김현정> 그렇죠.

◆ 진혜련> 그런데 그 감정에 대한 수용을 하지 않고 행동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울지 마라고 하면 아이는 슬퍼하거나 화내거나 그런 감정 자체를 하지 말라는 말로 들려요.

◇ 김현정> 그러니까 얘가 왜 우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공감해 주지 않고 그저 울지 마라고 하면 엄마는 내 마음을 이해 못 해. 이렇게 된다고요?

◆ 진혜련> 그렇죠. “야, 울지 좀 마, 창피해.” 이러면 일단 아이의 감정과 있는 그대로의 수용이 전혀 되고 있지 않는 거죠.

◇ 김현정> 그것도 피해야 되는 말이군요. 그 앞에 소개해 주셨던 게 뭐죠?

◆ 진혜련> “셋 셀 때까지 해.”

◇ 김현정> 자, “셋 셀 테니까 셋 셀 때까지 숟가락 들자. 하나, 둘, 셋.” 이건 왜 안 돼요?

◆ 진혜련> 이것은 관계가 건강할 때와 아닐 때 받아들이는 부분이 다를 수 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엄마와 아이 사이의 관계에 따라서?

◆ 진혜련> 네.

◇ 김현정> 신뢰가 좀 부족해서 관계가 잘 형성이 안 된 경우에는 상처가 된다?

◆ 진혜련> 그럴 수 있겠죠. 그래서 사실 이 100가지 말을 다 하나하나 보면서 이건 하지 말아야 돼, 이건 해도 돼. 이런 거에 대해 답을 드리는 것보다 아이 입장에서 부모가 있는 그대로 자신을 수용해 주지 않고 부모가 원하는 아이가 되지 않으면 자신을 싫어 할 수 있다고 생각될 때 부모가 던진 의미 없는 말에서 상처를 받을 수 있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전체를 관통하는 어떤 원칙이란 게 존재하는 거군요.

◆ 진혜련> 네. 일단은 이 100가지 말의 선정은 부모님께서 이 말을 하지 말라는 걸 강조하는 것보다는 대신 대체할 수 있는 말들을 제안해서 부모님을 돕기 위해서 그리고 부모님이 긍정적으로 아이를 키우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서 아이를 키우면서 가질 수 있는 관계의 즐거움을 부모님, 자녀분 모두에게 선물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부부들끼리 많이 하는 말 중에 “아이고, 아빠 닮아서 그래, 쟤.” “엄마 닮아서 그래. 아이고, 당신 닮았네.” 이런 얘기 많이 하는데 이것도 안 되는 말이라면서요?

◆ 진혜련> (웃음) 보통 안 좋을 때 쓰시더라고요.

◇ 김현정> (웃음) 꼭 나쁜 건 상대 닮았다고.

◆ 진혜련> 사실은 상대를 비판하기 위한 거일 수 있는데 거기에 아이가 상처를 받죠.

◇ 김현정> 이것도 조심해야겠네요. “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다.” 애들 공부 하도 안 하면 “공부 좀 해. 이거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나 잘되려고 이러는 게 아니야.”

◆ 진혜련> 네, 맞아요.

◇ 김현정> 이것도 위험합니까?

◆ 진혜련> 쓰실 수는 있죠. 그런데 그냥 사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관계가 어떤지. 그리고 선행되는 것들이 어떤 사전에 무엇인가 있고 그래서 엄마가 “이런이런 말들은 너한테 도움이 될까 해서 하는 말들이야” 라고 말하면 괜찮겠죠. 그런데 앞뒤 다 자르고 “야, 그냥 해.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야. (내가) 괜히 그러는 거야?” 이런 식으로 얘기한다면 그것은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 있죠). 그러니까 사실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100가지 문장, 문장 하나에 초점을 맞추시기보다는 어떠한 시각으로 아이들이 바라보고 어떤 자세로 접근하느냐가 포인트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대체될 수 있는 말들을 한번 해 보시면서 그것을 경험해 보시는 것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

◇ 김현정> 일단은 충분히 이해한다. 너를 공감한다. 그 이유를 듣고 싶다. 들어주시고 그다음에 설득을 해야 된다면 설득의 말. 이렇게 가야 되는.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다짜고짜 화살이 날아가듯 가는 건 다 상처가 된다.

◆ 진혜련> 네. 예를 들면 애가 높은 곳에서 뛰고 싶어 해요. 그러면 일단은 아이의 욕구를 읽어주시는 거죠. “높은 곳에서 뛰고 싶은가 보구나. 아니면 높은 곳에서 뛰는 재미있나 보구나” 라고 읽어주시고 “그런데 잘못 뛰면 다칠 수 있어서 엄마가 너무 걱정돼” 라고 위험한 이유를 설명해 주시는 거죠. 그리고 안전하면서 아이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예를 들면 “텀블링에서 뛰어볼까?” 아니면 “네가 뛸 때 이 밑에 푹신한 것을 깔아놓고 뛰어보자” 라고 하면서 대안의 방안들을 함께 생각해 보자고 말할 수 있겠죠.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서 문제 해결의 과정을 아이는 배우는 거죠.

◇ 김현정> (웃음) 아이들을 이렇게 잘 키우려면 부모님들부터 마음 수행을 해야 될 것 같은데요?

◆ 진혜련> 사실은 이게 부모님이 이 부분에 대해서 수용 갖지 못 했을 수도 있고.

◇ 김현정> 우리도 자랄 때 엄마가 나한테 하지 마 혹은 너 다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이거 다 배웠던 대로 하고 있는 거예요.

◆ 진혜련> 그렇죠. 부모 양육의 방법들은 사실은 학습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학습은 뭐예요? 바꿀 수 있다는 거죠.

◇ 김현정> 바꿀 수 있다.

◆ 진혜련> 그러니까 우리가 너무 대단한 거죠. 그것을 교육받지 못하고 내가 내 아이에게 새롭게 배워서 행한다는 건 부모님 스스로가 자책하지 마시고 나는 이런 거 해 보려고 하는 사람이구나. ‘나 정말 대단한 부모네’ 라고 스스로 뿌듯해하시면서 용기 내서 해 보는 것이 훌륭한 자세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오늘 좋은 강의를 들은 느낌이에요. 선생님, 감사드리고요. 제가 지금 아이에게 상처주는 말들 중에 몇 개만 더 소개해 드리고 이러고 마칠게요. 여러분, 지금 소개해 주신 그 말들 외에도 예를 들어서 “너 안 씻으니까 아프지.” 이런 거. “내 말이 맞으니까 좀 들어. 이런 거. 네가 양보해라, 무조건 네가 양보해.” 이것도 생각해 보니까 안 되네요. 뭘 무조건 양보하라고 그래. 이것도 안 되는 거군요.

◆ 진혜련> 그렇죠. 갖고 싶은데. 그렇죠?

◇ 김현정> 갖고 싶은데 본능인데.

◆ 진혜련> 그렇죠.

◇ 김현정> “너는 우리 집 기둥이다.” 이것도 안 돼요?

◆ 진혜련> (웃음) 부담돼.

◇ 김현정> 이것도 안 되는 거구나. 이런 말도 여러분, 안 된답니다. 아까 말씀해 주신 그 원칙에 입각해서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연습. 이거 저부터 오늘 해 볼게요.

◆ 진혜련> 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진혜련>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말 100가지> 지금 세이브더칠드런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세요. 그 자문을 맡은 분. 마음돌봄상담센터 진혜련 소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