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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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하희봉 변호사(수감인 사위)

미얀마 업체, 선금 요금 등 부당한 요구
법적 자문 받아 자재 치우니, 절도죄 고소
산책가자고 차에 태우더니..갑자기 구속
41도 웃도는 더위 손바닥만한 창문..75일째
통역도 어려운 현지 재판, 불구속이라도
지금부터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수많은 글들 중에 한 자녀가 올린 호소문 일부분을 읽어드리겠습니다.
<미얀마 교도소에 갇혀 있는 아버지를 구해 주세요.>
4월 현재 낮더위가 41도까지 올라간 미얀마 양곤. 두 달이 넘도록 제 아버지를 포함한 한국인 2명의 직원들이 악명 높은 인세인 교소도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가족들이 미얀마로 면회 갈 때마다 두 분의 피부는 점점 어두워지고 몸은 말라갑니다. 손바닥만 한 창문에 선풍기는커녕 침대조차 없는 바닥에서 주무신 지 2개월. 수없이 모기가 물어뜯고 피부가 갈라져도 로션조차 넣어드릴 수 없고 음식을 넣어드려도 2-3일이 걸려서 다 상해 도착합니다. 그러나 가족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열악한 교도소 환경이 아니라 두 분이 억울한 혐의로 갇혀 있다는 점입니다.
억울한 혐의로 미얀마의 지옥 같은 교도소에 갇혀 있는 한국인. 이게 무슨 말일까요? 저희가 이 호소문을 올린 가족, 하희봉 씨를 직접 연결해 놨습니다. 들어보죠. 하희봉 씨, 안녕하세요?
◆ 하희봉> 안녕하세요. 하희봉입니다.
◇ 김현정> 현직 변호사시네요?
◆ 하희봉> 네, 맞습니다.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수감되신 분하고는 그러면 어떤 관계이신 거예요?
◆ 하희봉> 저는 수감된 분 중에서 시공사 현장 소장님 사위입니다. 가족들 공식 입장을 지금 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미얀마 교도소에 수감된 분의 따님이, 딸이 호소문을 올린 거고 하 변호사님은 남편 되시는 거군요,
◆ 하희봉> 맞습니다. 저는 남편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일단 아버님이 오늘로서 얼마나 미얀마 교도소에 갇혀 계시는 거예요?
◆ 하희봉> 75일이 됐고요. 오늘로서 두 달 반 동안을 교도소에 계셨습니다.
◇ 김현정> 두 달 반 동안. 그런데 지금 사위가 변호사시면 법률적으로 할 수 있는 걸 개인적으로 많이 해 보셨을 텐데. 조력을 드릴 수 없는 상황인 건가요?
◆ 하희봉> 제가 한국 변호사이기 때문에 미얀마에서 진행되는 재판에 직접적인 도움을 드릴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이 많이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만 들으신 분들은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 하실 거예요. 우선, 아버님은 건설 현장의 소장으로 미얀마에 가계신 거였군요?
◆ 하희봉> 맞습니다. 한국 건설 회사 시공사 소장으로 공사 건설 현장에 가 계셨습니다.
◇ 김현정> 처음에 한국 업체가 미얀마에다 아파트를 지으면서 미얀마 현지 업체하고 계약을 맺습니다. 그러니까 이 계약의 갑은 아버님이 속한 한국 업체 쪽이고 을은 미얀마 업체인 거죠.
◆ 하희봉>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을인 미얀마 업체가 부당한 요구를 하는 바람에 한국 업체가 계약을 해지했어요.
◆ 하희봉> 네.
◇ 김현정> 어떤 부당한 요구들을 한 건가요?
◆ 하희봉> 오간 이메일을 살펴보면 현지 업체에서 공사를 지연하고 방해를 했고 그런 시비를 여러 번 건 정황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현지 업체는 공사비를 먼저 선금으로 요구하다가 시행사가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우기에 양수기 사용을 막았습니다. 이 때문에 공사 현장에 물이 찼고 그로 인해서 지반 침하가 생겼습니다. 시공사가 현지 업체에 공사 시정 공문을 보낸 게 150여 통이 넘는다고 합니다.
◇ 김현정> 시정 공문만 150여 통.
◆ 하희봉> 맞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니, 계약을 했다가 해지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에 발생했네요?
◆ 하희봉> (한국 업체가 미얀마 업체에) 공사 해지 계약을 통보하고 일주일 간 현장 자재랑 타워크레인 등을 철거하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 김현정> 한국 업체가 미얀마 업체에다가 당신들 자재랑 가지고 왔던 거 다 빼시오, 계약 해지했으니까. 이렇게 요구한 거예요.
◆ 하희봉> 네, 맞습니다. 가져가라고 요청을 했는데 현지 업체가 현장에서 자재를 치우거나 설비를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로 시행사가 현지 로펌에 법률 자문을 받았는데요. 현지 업체가 두고 간 물건을 처분해도 좋은지에 대해서 받은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한국 업체 측에서 미얀마 업체하고 계약 해지했는데 미얀마 업체가 통 물건을 안 치운다. 우리가 이걸 우리가 임의로 치워도 되겠습니까 하고 미얀마 법률 회사에다가 자문을 구하니 뭐라고 했대요?
◆ 하희봉> 버려진 물건이고 회사 사이의 계약 내용에 따르더라도 두고 간 물건을 처분을 할 수 있으므로 물건을 처분해도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시공사에서 자재를 치우도록 한 것이죠.
◇ 김현정> 그 자재 하도 안 빼니까 치웠는데 그다음에 어떻게 된 거예요?
◆ 하희봉> 그다음에 현지 업체가 경찰에 이 건을 절도죄로 고소를 하게 됩니다, 현지 경찰에게요.
◇ 김현정> 거기 현장 소장이 우리 물건을 마음대로 처분했다. 이거는 절도다, 훔쳐간 거다, 이렇게?
◆ 하희봉> 네, 맞습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고소가 이루어졌고 관계자들 조사가 이어지던 중에 현지 부경찰서장이 공사 현장에 찾아왔는데요. 그때 아버님께서는, 부경찰서장이 협의할 게 있어서 원만하게 해결을 하기 위해서 찾아왔다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부서장은 아버지와 한국인 현지 시행자 두 분에게 "잠시 산책 가자."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부경찰서장, (그러니까) 경찰이 와가지고 잠시 산책 가자.
◆ 하희봉> 그래서 그 말을 듣고 두 분이 부서장 차에 탔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부서장은 잠시 산책 가자는 말과는 달리 차를 경찰서로 몰아갔고요. 거기서 긴급 체포를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경찰서에 가서 잠시 조사를 받으시죠.” 이게 아니라 산책 가자고 해서 경찰차가 아니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다음에 경찰서로 데려갔다. 이 말씀이에요?
◆ 하희봉> 맞습니다.
◇ 김현정> 이게 뭐 법률적으로 어떤 게 맞느냐, 옳으냐 그걸 떠나서 체포 과정도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이었네요.
◆ 하희봉>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을 지금도 아버님께서 많이 억울해하고 계시고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긴급 체포가 된 뒤에는 어떻게 되셨어요?
◆ 하희봉> 그래서 영문도 모르고 유치장에 갇혀 계시다가 다음 날 바로 구속 영장이 발부되고 교도소에 수감되셨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럼 그렇게 산책 가자고 해 가지고 체포한 후에 내리 75일을 교도소에 계시는 거예요, 지금?
◆ 하희봉> 맞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중간에 나올 수 있는 방법도 없고 보석 신청도 세 차례나 했는데 번번이 불허 당했고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가족 측에서는 미얀마 현지 업체. 그러니까 계약 파기하고 자재 안 뺐던 그 현지 업체와 경찰 간에 유착이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의심도 하신다고요?
◆ 하희봉> 맞습니다. 총 3차례 미얀마에 가서 직접 재판을 방청을 했는데요. 앞서 말한 부서장이, 호송 업무를 맡은 사람도 아닌데 재판 날마다 법원에 와서 재판이 잘 진행되는지 보고 가고 또 법원 유치장에 있는 두 분과 구속된 미얀마인을 만나서 은근히 겁을 주고 돌아가곤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산책하자고 하고 데려간 것도 이상하고 그 후에 벌어진 정황들도 살펴보면 경찰과 미얀마 현지 업체 간에 유착도 의심되는 상황. 법률가시니까 법적인 부분도 꼼꼼히 체크를 하셨을 텐데. 이게 절도죄가 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고 보시는 거죠?
◆ 하희봉> 계약 내용을 확인해 보니, (그리고) 물건을 가져가라고 충분히 기한을 줬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 아니다. 저는 이렇게 판단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법적으로 봐도 그렇고 체포 과정을 봐도 그렇고 하여튼 억울하게 인세인 교도소라는 곳에 아버님이 갇히게 되신 건데요. 인세인 교도소라는 곳이 또 유명한 곳 아닙니까? 아웅 산 수지 여사가 갇혔던 그곳인데 환경이 열악해서 유명한 곳이에요. 환경이 열악해서 유명한 곳이에요. 가보셨죠?
◆ 하희봉> 아버님 면회하면서 직접 방문을 해 봤습니다. 먼저 일단 가장 힘든 게 더위라고 하십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도 낮에 기온이 41도까지 올라가서요. 햇빛을 직접 안 쬐도 햇빛 닿는 벽이 뜨거워져서 열기가 안에서 느껴질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바깥에서 그냥 재는 온도가 41도라는 말씀이시죠.
◆ 하희봉> 맞습니다.
◇ 김현정> 그 바깥 기온이 41도면 그 조그마한 감독의 방안은 훨씬 더 덥다는 이야기인데.
◆ 하희봉> 창문이 손바닥만 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밤에 그거 때문에 더워서 잠이 안 올 지경이라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손바닥만 한 창문에 의지해서 두 달을 버티셨단 말이에요.
◆ 하희봉> 네, 맞습니다. 저희가 청원 내용에도 썼지만 면회 갈 때마다 두 분 피부가 점점 어두워지는 게 보였어요. 그러니까 피부가 점점 타고 있는 거죠. 그리고 몸도 많이 마르셨고요. 그다음에 음식을 넣어드려도 직접 바로 음식이 도착을 하는 게 아니라 한 곳에 모아놨다가 2, 3일 정도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그 땡볕에.
◇ 김현정> 그러니까 다 상해서 먹을 수도 없게 도착한다는 말이군요.
◆ 하희봉>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물 같은 건 잘 조달이 된대요?
◆ 하희봉> 수돗물 같은 건 먹기는 어렵고 생수를 사먹어야 되는데 그 부분도 어려움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 김현정> 이게 지금 이렇게 전해 듣는 것 이상으로 굉장히 열악한 곳으로 알려져 있어요, 인세인 교도소.
◆ 하희봉>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쭉 말씀을 들어보면 억울한데 하소연도 못 하고 법적으로 지원도 못 받고 그냥 감옥에 갇혀 있어야 되는 상황. 이게 말이 안 된다는 하소연이신 건데. 재판이 되고는 있습니까? 미얀마 쪽에 얘기해 보셨을 거 아니에요, 가족들이?
◆ 하희봉> 2월 22일에 첫 재판이 있었고 지금까지 재판이 7차례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얀마에서는 재판 진행할 때 우리나라랑 달리 외국인이 재판을 받아도 통역이나 이런 걸 지원을 안 해 주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재판받는 사람이 외국인인데 그냥 미얀마어로 진행을 해요?
◆ 하희봉> 네, 재판 가게 되면 재판 내용을 구속되신 분들한테 실시간으로 전달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 김현정> 사실상 원활하게 문제 제기 현장에서 하고 답변하고 이게 안 된다는 말씀이에요. 굉장히 일방적인 불리한 재판을 치르고 있다. 이 말씀이시네요.
◆ 하희봉>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가족 측이 바라시는 건 뭡니까. 이렇게 호소문까지 올리신 이유.
◆ 하희봉> 이 문제를 저희 가족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이 문제에 있어서는 정부가 나서서 미얀마 정부에 이런 피고인들이 억울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좀 알려주고 최소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실 수 있도록.
◇ 김현정> 불구속 상태라도.
◆ 하희봉> 맞습니다. 그렇게 좀 조치를 취해 주시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외교부가 그런데 도움을 주고 있는 거 아닌가요? 손떼고 있는 겁니까?
◆ 하희봉> 아닙니다. 현지 주미얀마 한국 대사관에서 영사님과 대사님이 많이 도와주고 계신데요. 그럼에도 불구속 재판이나 이런 것들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좀 더 구체적으로 불구속 재판이나 이런 것을 결정을 해 주기를 부탁을 드리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우리 국민이 외국에 나가서 단 한 명이라도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되죠. 그런데 지금 보니까 억울한 면들이 있어요. 있는데 재판조차도 또 불리한 상황에서 진행이 되고 있다니까 관심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미얀마에서 좋은 소식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인세인 교도소에 갇혀 있는 아버지를 구해 달라 호소하고 있는 가족. 가족의 대표. 사위세요. 하희봉 변호사 만났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