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31(금) 故최종근 하사 아버지 "워마드, 가중에 가중처벌해서라도.."
201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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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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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근식(故최종근 하사 부친)



사고 전날 짧게 통화한 것이 못내 아쉬워
'펑'소리 났을때 설마 우리 아들일줄이야
워마드 조롱글,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들
돌아오면 소주 한잔 하자고 약속했는데..


지난 주말에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파병 임무를 마치고 복귀를 하던 청해부대 소속 최영함. 입항 행사를 하는 도중에 선박을 고정하는 홋줄이라고 하죠. 그 홋줄이 끊어지면서 우리 병사 한 명이 숨졌는데 바로 그 사람이 고 최종근 하사입니다.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가슴 아파하고 추모하고 있는데 워마드라는 사이트에서 정말 입에 담기도 민망한, 지금 차마 방송에서 제가 전할 수 없는 그런 말들로 고인의 죽음을 비하하며 조롱했습니다.

온 국민이 공분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고인이 어떤 분인지 제대로 추모를 하고 싶고요. 특히 고인의 아버님께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답니다. 고 최종근 하사의 아버지 최근식 씨를 연결해 보죠. 아버님, 나와 계세요?

◆ 최근식> 네.

◇ 김현정> 청해부대에서 우리 아드님 최 하사는 어떤 임무를 맡아서 활동을 했었나요?

◆ 최근식> 종근이는 갑판병입니다. 갑판병으로서 위험물을 조기에 발견해서 보고해서 안전 운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쉽게 이야기하면 파수꾼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파수꾼 역할, 배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했던 아들이었고요. 바다 위에서 생활을 오랫동안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게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상당히 고된 일인데 그 임무를 6개월간 무사히 마치고 복귀하는 길이었습니다. 환영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조금 힘드시겠지만 사고의 순간을 잠깐 돌이켜보자면 그러니까 입항 행사를 하는 도중에 선수 쪽 갑판에 홋줄이라고 하더라고요, 굵은 줄이요. 그걸로 배를 정박시켜놓기 위해서 고정을 시켜 놓는데 그게 끊어진 겁니까?

◆ 최근식> 그게 끊어지면서 그 날아오는 큰 줄에 맞은 걸로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게 부딪혔을 때 사람이 사망할 정도로 그 정도로 무시무시한 건가요?

◆ 최근식> 거의 대부분이 맞으면 사망 또는 엄청난 큰 중상을 입는다고 그렇게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게 어떻게 끊어질 수가 있죠, 아버님?

◆ 최근식>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해군에서 여러모로 지금 조사를 하고 있다고 들었고 일단 사고 조사의 내용을 제가 받아보고 그래야 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네. 일단 가족들은 차분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계시는 거군요,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지기를요.

◆ 최근식> 저희 입장에서는 꾹 참고 조사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마지막으로 연락을 주고받으신 건 언제쯤입니까, 아버님.

◆ 최근식> 그게 목요일 저녁 6시 30분이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이 사고가 벌어진 게 금요일인 거잖아요.

◆ 최근식> 네.

◇ 김현정> 바로 전날이군요.

◆ 최근식> 네, 바로 전날에 ‘아빠, 저기 부두가 보여요. 내일 봬요. 내일 9시에서 9시 반까지 오시면 됩니다. 꼭 보고 싶습니다.’라고 그랬어요. 그럴 줄 알았으면 제가 더 말을 많이 시키고 그랬을 건데.

◇ 김현정> 아이고. 그 이야기만 하고 그냥 급히 끊으셨어요?

◆ 최근식> 내일 아침에 만나니까. 그리고 또 휴가니까. 제 옆에 15일 있을 거거든요.

◇ 김현정> 집에 보름은 있을 거니까요?

◆ 최근식> 네.

◇ 김현정> 참... 그다음 날 그 행사장으로 아버님이 가셨던 거예요?

◆ 최근식> 그렇죠. 당연히 가야죠.

◇ 김현정> 그러면 이 사고 현장까지도 현장에서 보신 거예요, 아버님?

◆ 최근식> 네. 소리나는 것만 들었는데 그때 최영함에서 나오는 소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죠.

◇ 김현정> 그러니까 거대한 홋줄이 끊어지면서 소리가 폭발음 같은 게 멀리서 났는데, 멀리서 행사를 보고 계셨던 거니까 그 소리가 그 소리일 거라고는 상상을 못 하셨던 거군요.

◆ 최근식>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아들한테 그 사고가 났다고 연락을 받고 가신 건 언제쯤이에요?

◆ 최근식> 현장에서 큰소리가 나고 나서 좀 시간이 경과가 되고 나서 앰뷸런스가 1대 또 2대, 3대 이렇게 들어오는 모습에 그때 저도 좀 긴장을 했습니다. ‘설마’라고 그러면서 배에서 들것에 내려오는 수병이 있는데 저는 그 수병이 종근이라고 생각을 못 하고 있는데 앰뷸런스 쪽에 실리면서 군의 관계자가 ‘최종근! 최종근! 최종근 부모님!’ 이렇게 한 것 같아요. 그때서야 제 아들인 줄 알았습니다.

◇ 김현정> 부모님들이 그 부두에 다 모여 있었으니까 ‘최종근 부모님 여기 계시냐’고, ‘최종근, 최종근, 최종근’ 부를 때 그때 이제 아셨던 거예요. 그 들것에 실려 있는 게 우리 아들이구나.

◆ 최근식> 네.

◇ 김현정> 막 달려가셨을 때는 이미, 이미...

◆ 최근식> 제가 눈 뜨라고 계속 이야기했어요.

◇ 김현정> 눈 뜨라고. 참 지금 힘든 이야기들을 아버님께 제가 여쭙고 그리고 여러분들과 불편하고 힘들지만 나누는 이유는 이렇게 우리 군인의 부모들이 마음 졸이면서 시간을 보내고 또 국가를 위해서 이렇게 희생당한 아들을 바라보면서 담담하게 꾹 슬픔을 누르면서 참아가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위로는커녕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올리는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지금 그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습니다. 온 국민이 공분하고 있습니다. 아버님도 그 이야기를 듣고 꼭 좀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고요.

◆ 최근식> 제가 그 이야기를 듣고 참 많은 생각에 잠겼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이성과 감성으로 조물주가 만든 인간인데 어떻게 인간의 생명, 특히 자기가 태어나고 자라고 그런 나라를 위해서 자기 대신 희생해 준 국군 장병들에 대하여 고마움과 안타까움을 표현하지는 못할망정 조롱이라든지 비난이라든지 장난을 담은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제가 바라볼 때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 같다라는 느낌밖에 안 들어요.

◇ 김현정>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 아니냐.

◆ 최근식> 인간이라고 하면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이 내가 그렇게 됐을 때를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 최근식> 그런 표현을 하셨던 분들이 자기 가족, 자기 아들, 자기 딸, 자기 형제자매가 그렇게 똑같은 방법으로 조롱과 놀림과 장난스러움의 대상으로 비하된다면 그분들 마음은 어떨까요.

◇ 김현정> 인간이 인간이라고 불리는 건 남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아파할 수 있는 그 공감의 능력이 있기 때문인 건데요.

◆ 최근식>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종근이 장례식에도 조문을 오신 분들은 저하고 안면이 전혀 없는 분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분이 와서 죄송하다면서 울고 조문하고 가는 그런 모습을 봤을 때 우리 종근이가 비록 내 옆에는 없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하고 그러는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그런 분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제 머릿속이 착잡해졌습니다. 저런 분들은 우리가 말하는 인간이 아닌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 김현정> 아닌 거구나, 인간이 아닌 거구나. 아버님, 그들은 아주 일부고요. 정말 많은 국민들이 같이 아파하고 같이 울고 있고 우리 최종근 하사에게 같이 감사하고 있다는 거 이거 꼭 기억해 주시고요. 제가 지금 짧은 인터뷰를 나누면서도 아버님의 인품이 이렇게 훌륭하시니까 우리 아들 고 최종근 하사도 참 훌륭한 청년이었겠구나, 밝은 청년이었겠구나라는 짐작이 들어요.

◆ 최근식> 네.

◇ 김현정> 어떤 아들로 기억이 되세요?

◆ 최근식> 우리 종근이는 너무 착했습니다. 너무 착했기 때문에 일찍 간 것 같아요.

◇ 김현정> 너무 착했기 때문에...

◆ 최근식> 항상 긍정적이고. 왜냐하면 배 생활이 힘들거든요.

◇ 김현정> 힘들죠, 몇 개월씩 배 타고 사는 게. 그런 힘든 환경 속에서도 항상 밝았어요? 그렇게? 괜찮다고 하고?

◆ 최근식> 사진을 보면 아실 수 있습니다. 종근이 전우가, 동료가 찍어준 사진. 항상 10장이면 10장 다 웃고 있는 사진이에요, 그것도 밝게.

◇ 김현정> 10장이면 10장 다 웃고 있어요. 잘 웃었군요.

◆ 최근식> 저는 종근이가 그렇게 잘 웃는지 몰랐습니다. 제가 우리 종근이가 군을 통해서 이렇게 어른이 돼 간다는 걸 어떻게 알게 됐냐면 목소리가 가면 갈수록 어른스러워지고 의젓하다는 거를 제가 느꼈어요, 피부적으로요. 그러면서 ‘아버지, 저 한국에 돌아가면 아버지하고 소주 한잔하고 싶습니다.’ 그 이야기를 할 때, ‘아버지하고 소주 한잔하고 싶습니다’같은 말을 안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아버지하고 소주 한잔하고 싶습니다.’ 그 이야기를 할 때가 다시 떠올라요. 자기가 좋아하는 치킨 먹고 그리고 집에서 쉬고 싶답니다.

◇ 김현정> ‘아버지랑 소주 한잔하고 싶어요’ 할 때 다 컸구나 생각하셨고 ‘치킨 먹고 싶어요, 집에서 쉬고 싶어요’ 할 때는 또 예전의 그 어린 아들이 떠오르셨을 테고. 그런 아들이었는데.

◆ 최근식> 네.

◇ 김현정> 이런 귀한 아들을 잠깐 나라에 맡겼는데 그 아들이 불운의 사고로 하늘나라로 가게 됐습니다. 그런 부모님을 위해서 위로는 못할망정 그런 날카로운 비수를 꽂고 조롱하고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이런 이들에게 가중 처벌을 하는 최종근법이 국회에서 추진된다고 합니다. 아버님, 이 소식도 혹시 들으셨어요?

◆ 최근식> 들었습니다. 발의가 됐고 반드시 통과가 되어서 법으로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빠른 시간 내로요. 그래서 다시는 국가를 위해서 헌신하고 희생한 분들에 대한 조롱하고 비난하고 그런 분들은 가중 처벌이 아닌 더한 처벌을 해서라도 이 부분은 여야도 없고 남녀노소도 없습니다. 똑같은 목소리로 고마워하고 그리워해야 되고 항상 가슴 속에 깊이 간직해야 될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아버님, 오늘 인터뷰 감사드리고요. 그 법이 일명 최종근법이 빠른 시간 내 통과되기를 저도 기대하고요. 무엇보다 고 최종근 하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제가 국민들 대표해서 꼭 전하고 싶고요. 아버님, 힘내십시오.

◆ 최근식> 감사합니다.

◇ 김현정> 청해함의 입항 행사장에서 홋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나면서 숨진 고 최종근 하사의 아버지 최근식 씨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