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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18(화) [Why뉴스] 대통령은 왜 윤석열 검찰총장 카드를 선택했을까?
2019.06.18
조회 144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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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대기자)
조금 전에 예고해 드린 대로 오늘 첫 순서는 권영철 대기자가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세 오세요, 권영철 대기자.
◆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윤석렬. 윤석렬이라고 읽어야 됩니까? 윤석열이라고 읽어야 됩니까, 일단 이름은?
◆ 권영철> 국문법상 발음은 윤석열이니까 윤석열로 읽는 게 맞습니다.
◇ 김현정> 어제 그런데 고민정 대변인은 윤석렬. 이렇게 읽던데 본인은 뭐라고 해요?
◆ 권영철> 오래전에 윤 내정자한테 들은 얘기인데 국문법상은 윤석열로 읽는 게, 부르는 게 맞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집에서는 석렬로 불러왔고 친구들도 석렬로 한다. 이름은 집에서 부르는 대로 하는 것 아니냐. 우리가 과거에 왜 황우려 장관을 황우여라고.
◇ 김현정> 맞아요. 우려냐 우여냐.
◆ 권영철> 재판까지 가서 이름을 바꿨죠. 그리고 미국이지만 레이건 대통령 처음에 리건으로 불리다가 레이건으로 불러달라고 해서 한 적 했잖아요. 그러니까 이름은 본인이 원하는 대로 부르는 게 맞다. 그러면 앞으로 윤석렬로 부르는 게 맞다고 보여집니다.
◇ 김현정> 본인이 원하는 걸로 불러주는 게 맞습니다. 윤석렬로 하죠. 윤석렬 서울중앙지검장. 총장 지명될 걸 예상하셨어요, 권 대기자는?
◆ 권영철> 이게 검찰총장 추천위원회가 구성되고 검증 동의서를 냈다는 얘기를 듣고 아, 차기는 윤석렬이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권영철 대기자가 검찰 쪽으로 조예가 깊은 검찰통입니다. 그런데 권 대기자는 왜 그런 판단을 하신 거예요, 그때?
◆ 권영철> 이게 검찰의 기수 문화나 서열 이런 걸로 보자면 상당히 큰 파격인 건 맞습니다.
◇ 김현정> 아주 큰 파격이죠.
◆ 권영철> 그럼에도 동의서를 제출했다는 건 사전 교감이 있지 않고는 사실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게 문 대통령이 윤 내정자를 신뢰한다는 믿을 만한 소식통들의 전언도 있었고요. 법조계에서는 윤 지명자가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할 것이라는 것은 대부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차기냐 차차기냐. 이것의 차이였거든요.
◇ 김현정> 하기는 저도 그쪽 인사들 이야기 나눠보면 그런 얘기를 전부터 많이 하더라고요.
◆ 권영철> 그러니까요. 그래서 검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검증 동의서를 제출하는 순간 외통수다. 검증에 동의했는데 후보자가 되지 못하면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게 되고 후보추천으로 올라갔는데 낙점받지 못하면 차차기도 없어지는 거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 김현정> 그런 판단에 근거에 기반해서 윤석렬이다라고 생각하셨다는 얘기. 그러면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는 얘기인가요, 윤 지명자가?
◆ 권영철> 인사가 정해져 있었다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겁니다. 다만 인사라는 건 하마평을 하거나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지만 선택은 인사권자의 몫이잖아요. 검찰 시각으로 보자면 봉욱 대검차장이나 김오수 법무차관 중에 임명되는 게 순리로 보일 겁니다. 그렇지만 실제 추천위원회의 투표에서도 두 사람이 만장일치 선택을 받았다고 해요. 이게 4표까지 하거든요. 그렇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선택은 윤석렬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오늘 와이의 주제는.
◆ 권영철> 문재인 대통령은 왜 파격적인 윤석렬 카드를 선택했을까.
◇ 김현정> 윤석렬, 윤석렬. 다섯 기수 아래예요, 현 문무일 총장보다 다섯 기수. 이게 파격이라는 얘기는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데 얼마나 파격입니까?
◆ 권영철> 이게 그러니까 통상 검찰총장이 되면 동기 위로는 다 옷을 벗는 게 관례잖아요. 그러면 29명이나 됩니다, 검사장급 간부만.
◇ 김현정> 그 위로, 윤석렬 위로.
◆ 권영철> 윤석렬 동기에서부터 그 위로까지가. 물론 검찰 역사에서 이거보다 더 큰 파격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1981년 전두환 정권 첫 해에 허형구 검찰총장이 고등고시 2회인데 6개월 만에 저질 연탄 사건 때문에 경질당하거든요. 그때에 여섯 계단, 6기 아래인 고등고시 8회의 정치근 부산지검장이 발탁된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여섯 기수 아래. 더 파격이었네요, 그때는 지금보다.
◆ 권영철> 그때는 고검장도 아니었고요. 그런데 서울중앙지검은 고검장이던 걸 다시 검사장으로 내린 거잖아요. 그래서 조금 그런 게 있고요. 당시를 기억하는 법조인들은 전두환 정부 당시 초기에 검사장급 인사에 대폭 물갈이가 있었고 부장 검사에서 바로 검사장이 된 적도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니까 파격은 파격이지만 최초 이런 건 아니다. 이번에도 그러면 검사장급 이상 간부들. 그러니까 윗기수들이 대폭 물갈이가 될 걸로 보세요?
◆ 권영철> 지금 많은 언론들이나 법조에서는 그렇게 전망하기는 하는데 제가 취재해 본 바로는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 관례를 깬다고요?
◆ 권영철> 29명이 다 나가면 42명 중에 29명을 바꾸면 조직이 잘 운영이 되겠습니까? 30명을 구해야 할 판인데. 그리고 이게 이제 예상 검찰 핵심 관계자는 김오수 차관이 내정됐더라도 인사폭은 클 수밖에 없지만 그 정도의 폭이지 더 크게 되지는 않을 거다.
◇ 김현정> 그러니까 29명이 싹 옷 벗고 가는 관례대로 그렇게 하지는 않을 거다.
◆ 권영철> 윤 내정자도 주변에 동기들뿐만 아니라 윗기수들도 일부는 남겨야 하지 않겠나.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거 완전 관례를 깨는 건데. 뭐 검사 동일체 원칙 이래가지고 상명하복인데 아랫기수가 시키는 걸 어떻게 해. 이래가지고 그냥 스스로 옷 벗고 나갔던 거 아니에요, 지금까지는?
◆ 권영철> 동일체 원칙은 이미 법에서 빠졌고요.
◇ 김현정> 법적으로 물론 그렇습니다마는.
◆ 권영철> 상명하복의 기풍이 있다 보니까 그런 게 있었는데 그것도 사실은 나가기까지 검찰국장이나 대검에서 전화를 많이 했습니다. 제가 들어본 바로도 그렇고. 왜 나갔냐고 그러니까 전화 왔더라. 이런 얘기들 많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스스로 옷 벗고 나가는 형식이지만 사실은 전화가 온다?
◆ 권영철> 스스로 옷 벗고 나가는 경우도 있죠. 당연히 그런 관례로 알고 있으니까. 그런 경우도 있었다는 거죠.
◇ 김현정> 이번에는 전화가 안 갈 거고 그러면 남아 있을 분들은 남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싹 옷 벗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거군요. 관례가 깨질 거다.
◆ 권영철> 이거 뒷부분에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설명할 대목이니까요. 그때 설명을 다시 해 보죠.
◇ 김현정> 보다 근본적인 궁금증은 그러면 왜 문재인 대통령은 이 시점에서 윤석렬 카드를 꺼냈을까. 왜인가.
◆ 권영철> 그러니까 대통령의 인사는 대국민 메시지 아니겠습니까?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걸 상징하는 건데 첫 번째는 적폐 청산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게 아닌가 하는 분석입니다. 문 대통령이 2017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 회견에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적폐 청산이라는 많은 반칙과 특권을 일소해서 우리 사회를 보다 공정하고 정의롭게 만드는 것이다. 1-2년 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 임기 내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얘기를 했죠. 그리고 취임 2주년을 만나서 KBS와의 대담에서 적폐청산에 대한 얘기한 게 있거든요. 그 대목 잠시 들어보시죠.
◆ 문재인> 일각에서는 적폐 수사는 끝내고 이제는 협치 또 통합. 이런 길로 나가자라는 말씀들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제 견해를 말씀드린 것인데 우선은 적폐 수사나 재판은 우리 정부가 시작한 것이 아니고 앞의 정부에서 이미 시작했던 일이고 살아서 움직이는 수사를 정부가 통제할 수도 없고 또 통제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국정 농단이나 사법 농단은 그게 사실이라면 헌법 파괴적인 일이기 때문에.
◆ 권영철> 이게 이제 적폐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고요. 두 번째는 검찰의 기수 문화 파괴를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입니다.
◇ 김현정> 이게 아까 얘기랑 연결되는 거군요.
◆ 권영철> 기수 파괴는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생각입니다. 문 대통령이 쓴 운명이라는 책에 보면 그런 대목이 나옵니다. 검찰의 전통은 후배 기수가 선배 기수를 추월해서 승진하면 추월당한 선배들은 옷을 벗는 것이었다. 동기 중에 한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는 경우에도 나머지 동기들은 모두 그만두고 나갔다. 그런 전통은 참여정부는 그런 문화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이게 이제 군사 문화라고 판단했다는 거죠. 참여정부가 하려는 검찰 개혁 방향과도 맞지 않았다.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은 지인들에게도 검찰의 기수 문화를 근절해야 한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김현정> 하긴 기수 문화가 청산이 돼야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아닌 건 아니라고, 노라고 할 수 있는 이런 문화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권영철> 그렇죠. 검찰 내에서도 이런 얘기들이 많았고요. 윤석렬 지금 내정자도 기수 문화는 좀 바뀌어야 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그러거든요. 지금 경찰은 경찰대 4기인 민갑룡 청장. 그 밑에 차장이 경찰대 2기입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돼야 이게...
◇ 김현정> 이미 깨졌네요, 거기는.
◆ 권영철> 그럼요. 그러니까 입직 경로가 다양해지기 때문인데 검찰도 그동안 사법연수원 출신이었지만 지금은 로스쿨 출신들이 들어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당연히 이제 기수 문화를 깨는 쪽에 맞춰져 있다. 이런 얘기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기수 문화 근절에 초점을 맞춘 거라고.
◆ 권영철> 인적 쇄신보다는 기수 문화 근절. 여기에 맞춰 있는 것 같고요. 세 번째는 그럼에도 인적 쇄신의 의미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어쨌건 많은 사람들이 검찰 간부들이 나가야 할 거거든요. 그 점은 좀 윤석렬 총장이 얼마나 많이 안 내보내고 막을 건지는 좀 더 지켜봐야 될 거지만 그 대목.
◇ 김현정> 제가 제일 궁금한 건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큰 게 지금 걸려 있고 공수처 법안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런 아주 중요한 상황에서 검찰주의자 윤석렬이라는 사람은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교감이 다 됐을까요, 청와대와?
◆ 권영철> 교감이 있을 겁니다. 좌우간 이거 우리가 윤석렬 지금 내정자가 2013년 국정감사 때 했던 발언 잠시 한번 들어보시죠.
◆ 정갑윤> 우리 증인은 혹시 조직을 사랑합니까?
◆ 윤석렬> 대단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 정갑윤> 사랑합니까? 혹시 사람에 충성하는 건 아니에요?
◆ 윤석렬>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오늘도 이러한 말씀을 드립니다.
◆ 정갑윤> 앉으세요. 그다음.
◆ 권영철> 이게 어떤 의미냐 하면 윤 내정자가 검찰주의자이고 특수 수사통이기는 하지만 검찰 개혁에 대한 입장은 사실 문무일 총장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걸로 제가 여러 차례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조직을 사랑하고 사실 성향으로 따지자면 보수에 가깝고. 그런 사람이지만 조직이 개혁되는 게 살 길이라고 본다.
◆ 권영철> 그렇죠. 검찰 조직이 바뀌어야 된다. 기수 문화도 근절돼야 되고 다만 이제 검찰이 우려하고 있는 건 이게 다른 사람들한테는 이권 다툼, 권한 다툼으로 보이지만 경찰의 비대화로 인해서 오히려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을까. 이게 문무일 총장이 하는 얘기였는데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발하는 것이다. 언론이나 정치권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였지만 실제 내용은 그런 점도 있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런 내용에 대해서 우리가 공론화하고 살펴볼 대목은 없는지는 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그런 제목이 있고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될 게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렬 총장을 내정을 하면서 양가적 감정, 양가 감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이에요.
◆ 권영철> 한편으로는 권력의 외압으로부터 강직한 검사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검찰 개혁, 조직 쇄신, 적폐 수사를 이어가야 되는, 청와대와 공동 보조를 맞춰야 되는 이게 이제 권력의 외압과는 또 별개일 수는 있습니다마는 어찌보면 권력의 입맛에 맞춰야 되는 측면도 있고 한편은 또 강직한 모습을 보여야 되는 것도 있고 이런 양가 감정이 어제 고민정 대변인의 발표에 드러난 대목이 있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지명의 배경 살펴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