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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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광연 (U-20 축구국가대표선수)

결승전 눈물, 고생했다는 코치 말에..
이강인, 막내지만 운동장에선 선배같아
기억남는 세이브는 역시 에콰도르전
고향집 내려가서 엄마 갈비 먹고 싶어
일요일 새벽 우리 국민들 오랜만에 다시 광장에 모여서, 운동장에 모여서 ‘대한민국’ 외쳤죠. 비록 아깝게 우승은 놓쳤습니다만 FIFA 대회에서 준우승이라는 기록 세운 건 그 자체로도 엄청납니다. 한 명, 한 명이 다 빛났습니다. 정정용 감독의 리더십도 빛났고요. 이강인 선수는 골든볼. 그러니까 MVP를 수상했고요. 그리고 지금 만날 이 선수. 골키퍼 이광연 선수의 선방도 유독 돋보였죠. 지금 기자 회견까지 막 마치고 선수단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이광연 골키퍼, 안녕하세요?
◆ 이광연>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이광연>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지금 어디세요?
◆ 이광연> 지금 공항에서 나와서 버스 타고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어요.
◇ 김현정> 지금 버스예요? 옆에 선수들 다 있는 거예요?
◆ 이광연> 네.
◇ 김현정> 옆에 누구 탔어요?
◆ 이광연> 제 옆에 부산의 이상준도 있고 아산의 오세훈도 있고 여러 명의 선수들이 탔죠.
◇ 김현정> 그렇구나. 다들 지금 전화하는 거 듣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 이광연> 네. 그런데 전화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웃음)
◇ 김현정> 다 전화 각자 하고 있구나.
◆ 이광연> 네.
◇ 김현정> 오늘 공항 분위기 어땠습니까?
◆ 이광연> 오늘 또 기자분들하고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와서 너무 진짜 영광스럽고 감사했어요, 모든 사람들한테.
◇ 김현정> 일단 이게 지금 귀국 후에 이광연 선수 첫 방송 인터뷰니까 듣고 계신 우리 국민들께, 뉴스쇼 청취자들께 인사부터 한 말씀하시죠.
◆ 이광연> 안녕하세요. 저는 U-20 골키퍼 이광연이라고 합니다. 늦은 시간까지 항상 응원해 주시고 싸워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 먼저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감사합니다. 그렇죠? 저희도 감사해요. 보는 국민들도 잘 싸워준 친구, 우리 선수들한테 정말 감사한데. 그런데 결승전 끝나고 우리 이광연 선수... 지금 조금 전에 왜 그래요? 무슨 소리예요?
◆ 이광연> 선수들이 기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혹시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르겠는데 수화기 들어서 ‘와~’ 하고 같이 한번 박수 쳐줄 수 있어요?
◆ 이광연> 다시 급격히 조용해져서. 이게 분위기를 타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제가 또 그러면 분위기가 싸해질 수 있어가지고 조심조심스러운 행동을 해야 합니다.
◇ 김현정> 조금 전에 ‘와’ 하는 선수 소리가 우리 뉴스쇼 청취자들께 보낸 선수들의 환호였군요.
◆ 이광연> 네.
◇ 김현정> 감사해요. 너무 울컥하네요. 그런데 우리 이광연 골키퍼는 결승전 끝나고 나서 왜 그렇게 우셨어요?
◆ 이광연> 일단 저도 진짜 정말 안 우려고 했어요. 안 울려고 했는데 김대환 골키퍼 선생님이 오셔가지고 너무 잘해 줬고 너무 고생했다라는 말에 울컥해서 울음이 계속 쏟아졌던 것 같아요, 진짜로.
◇ 김현정> 골키퍼 선생님이 오셔서 한 말. 그러니까 쌓여 있던, 누르고 있던 울음 같은 게 한 번에 폭발했군요.
◆ 이광연> 네, 이게 한마디로 3년간 저희가 노력했던 게 한 번에 이렇게 지나가는 것 같아가지고 3년간이 지나가는 것 같아서 너무 감격스러웠어요.
◇ 김현정> 그랬군요. 그러자 막내 이강인 선수가 와서 이광연 골키퍼의 두 볼을 이렇게 감싸고 뭐라고 뭐라고 하던데 그거 뭐라고 한 거예요?
◆ 이광연> 너무 잘해 줬으니까 준우승도 쉬운 거 아니라고 잘했다고 오늘 즐기자고 웃으면서 시상하자고 해서. 그런 위로를 해 줬어요, 강인이가.
◇ 김현정> 막내가 와서. ‘준우승도 잘한 거야, 형. 오늘을 즐기자.’
◆ 이광연> 강인이가 운동장에서는 되게 제일 선배 같아요.
◇ 김현정> 운동장에서는 제일 선배 같은데 그러면 사석에서는 좀 막내 티가 나요?
◆ 이광연> 막내 티 확 나죠.
◇ 김현정> 어떤 식으로?
◆ 이광연> 장난도 많이 치고 그냥 재미있어요, 강인이가 분위기 메이커예요.
◇ 김현정> 분위기 메이커예요? 아니, 그냥 멀리서 봐도 팀워크가 참 좋아 보여요, 그 팀. 좋다, 좋다 하는데 어느 정도나 좋은 거예요, 팀워크가?
◆ 이광연> 저희는 말하면서 다 알 정도예요.
◇ 김현정> 눈빛만 봐도?
◆ 이광연> 네. 그 정도로 진짜 말 안 해도 몸으로 표현해도 다 알아주고 그만큼 팀워크가 제일 잘 맞는 팀인 것 같아요, 제가 다녀본 팀 중에.
◇ 김현정> 이렇게 잘 맞는 팀은 처음이다.
◆ 이광연> 이렇게 대표팀 들어와서 이렇게 잘 맞는 대표팀은 처음인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중심에는 정정용 감독의 리더십이 있었던 거 아니냐. 이런 평가들도 있던데 정 감독님은 어떤 분이세요, 선수들한테?
◆ 이광연> 그러니까 선수들한테 당연히 충분히 배려를 해 주시는 분이고요. 저희가 정말 편하게 쉴 수 있게 그렇게 제공도 해 주시는 분이고 저희가 진짜 편안히 축구 할 수 있도록 좀 도와주시는 그렇게 배려심 많은 지도자분이십니다.
◇ 김현정> 경기 시작하기 전에 ‘그냥 잘 놀다 와.’ 그렇게 말씀하셨다는 게 사실이에요, 결승전 들어가기 전에?
◆ 이광연> 네, 저희는 일곱 경기 다 대회라고 생각 안 하고 축제라고 생각하고 그냥 다 축제로 생각하고 즐겼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축제. 이 말이 참 좋네요. 축제로 생각하고 즐겼다. 그런 식으로 임해서 그런지 정말 기막힌 세이브들이 많았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세이브는 어떤 겁니까?
◆ 이광연> 저는 당연히 에콰도르 경기였던 것 같아요. 저희가 1:0으로 리드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실점을 했으면 연장전으로 가서 어려운 승부를 할 수 있었고 체력적으로 되게 수비가 힘들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마지막 골을 막은 거를 정말 의미 깊게 생각하고 있어요.
◇ 김현정> 진짜 여러분들 세네갈전, 에콰도르전 다 기억나시죠? 특히 에콰도르전에서는 끝나기 몇 분 전에 막 에콰도르 선수들이 젖 먹던 힘까지 막 볼을 차대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이광연 골키퍼가 다 막더라고요. 저는 그때 무슨 로봇인 줄 알았어요, 그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집중을 해요? 어떤 자신만의 비법 같은 게, 비결 같은 게 있습니까?
◆ 이광연> 저로서는 일단 항상 뒤에서 소리를 질러요. 그렇게 소리를 지르다 보면 긴장도 풀리고 집중도 더 잘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뭐라고 소리를 질러요?
◆ 이광연> 일단 수비수한테도 당연히 소리 지르긴 하는데 저한테도 소리 질러요.
◇ 김현정> 뭐라고? 집중하라고?
◆ 이광연> 네가 하나 이거 막아줘야 된다고. 이런 식으로 혼자 얘기를 해요.
◇ 김현정> 본인이 본인한테. ‘집중해, 광연아. 이거 막아야 돼.’ 이렇게요?
◆ 이광연> 네. 조금 오글거리지만.
◇ 김현정> 안 오글거려요. 저는 지금 생각나는 게 펜싱의 박상영 선수가 혼자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이러면서 막았다 그러잖아요. 그게 갑자기 떠오르네요. ‘집중하자, 광연아’ 이러면서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에도 마지막, 이미 경기 끝났는데도 막았던 거 아시죠, 본인이? 못 들은 거예요, 휘슬 소리를?
◆ 이광연> 휘슬은 듣기는 들었는데 그게 경기 종료 휘슬인지 아니면 파울 휘슬인지 무슨 휘슬인지 잘 모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끝까지 막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골 먹기가 너무 싫어서 마지막까지는 계속 막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 김현정> 이게 혹시라도 종료 휘슬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마지막 최후의 순간까지 막자?
◆ 이광연> 네.
◇ 김현정> 대단합니다. 우리 선수들 이런 정신력으로 해냈습니다. 준우승의 대기록. 이광연 골키퍼. 실은 골키퍼로서 작은 키가 늘 핸디캡이다, 핸디캡이다. 이렇게 말해 왔던 걸로 아는데 이번에 키 작은 골키퍼들의 희망이 된 거예요. 어떠세요?
◆ 이광연> 제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부터 작은 선수들이 포기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작은 골키퍼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주려고 했는데 일단 제가 이렇게 몸소 보여줄 수 있었다는 게 정말 영광인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많은 키 작은 골키퍼들의 희망이 됐고요. 이광연 선수, ‘빛광연’이라는 별명 있는 거 아시죠?
◆ 이광연> 네.
◇ 김현정> 마음에 들어요, 그 별명은?
◆ 이광연> 아직 저한테는 좀 부담이기는 한데 그래도 그렇게 불러주신다면 저도 꼭 그렇게 보답을 하고 싶어요.
◇ 김현정> 이제 지금은 같이 버스 타고 있습니다마는 이제는 행사 다 끝나고 할 공식 스케줄 다 끝나면 헤어지잖아요. 뿔뿔이 흩어지잖아요. 이 선수들 언제 이대로 다시 만날지 모르는데 뭔가 우리 언젠가 이렇게 만나자. 이런 약속 같은 건 안 했어요? 3년 후에 제주도 어디서 만나자. 이런 약속한 거 없어요?
◆ 이광연> 약속은 없지만 저는 꼭 도쿄 올림픽에서 다 같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도쿄 올림픽에. 이 선수 이대로 만났으면 좋겠다.
◆ 이광연> 네. 저희가 월드컵에서 준우승이라는 걸 했는데 도쿄 올림픽에서는 우승이라는 걸 해 보고 싶어서.
◇ 김현정> 이거 선수들끼리 얘기한 거 없어요? 그런 얘기 그냥 지나가면서라도?
◆ 이광연> 뭐 그냥 자주 하는 얘기는 있는데 다 같이는 안 하고 몇몇 선수들한테는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 김현정> 몇몇 선수들. 이강인 선수하고도 이런 얘기했어요?
◆ 이광연> 아니요.
◇ 김현정> 왜 강인이하고는 안 했어요?
◆ 이광연> 그러게요.
◇ 김현정> 정말 그렇게 되면 좋겠네요, 우리 선수들 최고의 팀워크로. 일단 오늘 행사 끝나고 나면 예산 집으로 가십니까?
◆ 이광연> 아니요. 일단 스케줄이 좀 있어서 서울에 좀 머물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머물고 고향으로 돌아가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
◆ 이광연> 일단 어머님이 갈비를 해 주신다 그래서 갈비부터 먹어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고향집 돌아가서 어머니가 해 주시는 갈비찜 마음껏 먹고요. 두 다리 쭉 뻗고 주무시고 이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시기 바랍니다.
◆ 이광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앞으로도 잘 뛰어주시고요. 고맙습니다.
◆ 이광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여러분, 지금 버스 안에 선수들 같이 타고 움직이는 거라 조금 시끌시끌했습니다마는 그 흥분이 그대로 느껴지시죠. U-20 대표팀의 골키퍼 이광연 선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