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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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5(월) 日특사 다녀온 조세영 "한-일 외교채널, 아직은 살아있다"
2019.08.05
조회 152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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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세영(외교부 제1차관)



日 경직된 입장 고수, 경산성 라인 불통
아세안국, 의장성명으로 日조치에 우려
美, 표현만 안 쓸 뿐 사실상 '중재' 역할
지소미아 유지는 하지만 상황 변화 고려


한일 간의 경제 갈등. 이제 전면전으로 치닫는 모양새입니다. 금요일에 일본의 발표가 나자마자 우리도 분주하게 움직였는데요. 일단 우리도 일본은 수출 심사 우대국,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해버리기로 했습니다. 절차가 곧 시작이 될 겁니다. WTO 제소도 곧 이루어질 거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는 어떻게 할 건가. 미국도 가장 관심 갖는 부분이 이 부분인데 이 카드는 만지작거리고 있는 중입니다.

또 금요일에는 우리 외교부가 주한 일본 대사를 초치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일본을 우호국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똑 부러지게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을 한 사람이 바로 외교부의 조세영 1차관인데요. 지난달에 일본에 특사로 다녀왔다는 내용이 최근에 언론에 공개가 됐어요. 직접 만나보죠. 외교부 조세영 차관. 조 차관님, 안녕하세요?

◆ 조세영>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주말에도 정신없이 바쁘셨죠?

◆ 조세영> 아주 일정이 많았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죠. 금요일에는 주한 일본 대사를 초치하셨더라고요.

◆ 조세영> 네.

◇ 김현정> ‘우리는 더 이상 당신들을 우호국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상당히 직접적이고 강경한 말씀을 하셨어요. 그러니까 반응이 어떻던가요, 일본 대사는?

◆ 조세영> 일본 측은 ‘자기들 조치가 그렇게 보복적 성격의 조치도 아니고 단순한 수출 규제 조치다.’ 그런 자기 입장들을 반복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입장에서 보면 이게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고 너무나 엄중한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우리가 아주 강한 차원의 항의를 표명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일본은 보복 아니다 그래요?

◆ 조세영> 네. 자기들은 그런 성격의 조치가 아니라고 강변을 하고 있죠.

◇ 김현정> ‘왜 이런 파국으로까지 끌고 가느냐?’ 이런 취지의 말씀도 하셨을 거 아닙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 조세영> 일관되게 자기들은 그런 의도가 없다는 변명하는 그런 이야기로 일관을 했습니다.

◇ 김현정> 계속 ‘보복은 아니다, 당신들이 안보 관리를 잘 못해서 그렇다.’ 이 얘기를 하던가요?

◆ 조세영> 그런 얘기들을 하고 있죠.

◇ 김현정> 그러면서 일본은 지금 계속 얘기하는 게 ‘우리는 열어놓고 대화로 풀려고 했는데 한국이 반응하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도 해요.

◆ 조세영>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7월에 특사로 일본 다녀오신 게 조세영 차관님이시라면서요.

◆ 조세영> 글쎄, 그런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마는 그런 특사가 누구였다. 이런 비공식, 비공개 외교의 자세한 내용을 일일이 밝히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지금 밝히는 게 적절하지는 않습니다라고 말씀하셨으니까 이런 경우는 제가 알아서 새겨듣겠습니다.

◆ 조세영> 그러니까 말씀하셨습니다마는 우리 정부가 일본에 대해서 그래도 성의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그리고 소통을 하면서 풀어보자 하는 그런 노력을 우리는 일관되게 계속했다. 그런 취지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러니까 그때 특사로 가보니 우리는 다 열어놓고 얘기하겠다고 했는데 일본의 반응은 그때도 차가웠던 거예요?

◆ 조세영> 이 문제에 대해서 사실 일본 측이 굉장히 경직된 입장을 보이고 있죠. 그래서 좀처럼 접점 찾기가 쉬운 것 같지 않습니다.

◇ 김현정> 대화 의지가 전혀 없던가요?

◆ 조세영> 지금 보면 경제산업성. 우리의 산업통상자원부 같은 역할을 하는 관청인데요. 그 경제산업성 채널은 지금 잘 작동을 안 하고 있습니다. 거의 우리가 수차례 국장급, 무슨 이런 대화들을 제의를 하는데 일본이 응하지 않고 있고요. 한 가지 좀 다행스러운 건 외교부 채널은 그래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외교부 채널을 잘 가동을 하면서 어려운 국면을 잘 관리를 해 보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 질문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일부에서 ‘지금 이낙연 총리가 특사로 가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대통령의 특사가 필요한 시점이다’란 이야기도 나오거든요. 그 해법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조세영> 특사를 보내고 하는 것이 때때로 아주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그건 사실인데요. 다만 그런 특사 외교가 성과를 내려면 사실은 수면 아래에서 실무적으로 굉장히 입장이 조율이 되고 준비가 많이 돼야 됩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것은 지금 한일 간에 그렇게 대화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이 상황에서 특사를 금방 보낸다고 해서 성과를 거두기는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쉽지는 않다. 외교적인 경험이 많으신 분이 볼 때 특사를 보낼 분위기는 아니다. 알겠습니다. 외교부의 조세영 차관을 지금 만나고 있는데. 아무튼 일본이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었어요. 이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우리가 큰 숙제를 안게 됐습니다. 지난주에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 안보 포럼. 차관님은 안 가셨고 강경화 장관님이 다녀오신 거죠?

◆ 조세영> 네, 장관님께서 다녀왔습니다.

◇ 김현정> 주변국들 반응은 어땠다고 장관님이 전하시던가요?

◆ 조세영> 사실은 아세안이라는 국제회의는 UN하고는 상당히 성격이 다르다고 합니다. UN 같은 경우에는 서로 상대방을 직접 지칭을 하면서 공격을 하기도 하고 거기 또 반론을 하기도 하고 이런 것들이 자주 벌어진다고 하는데요. 아세안은 거기에 비하면 그래도 조금 동료 의식이 강하다고 할까요? 그래서 어느 나라를 특정해서 거명을 하면서 공방을 벌이는 게 흔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 강 장관께서도 그러셨고 또 일본의 고노 외상도 TV 화면에 많이 보도가 됐습니다마는 발언을 하고 또 우리는 일본을 특정해서 ‘그것이 일방적이고 자의적이다.’ 그런 부당성을 아주 우리가 공개적으로 얘기를 했고요. 거기에 대해서 또 고노 외상도 발언권을 신청해서 반론을 하고 거기에 대해서 또 우리가 추가적인 발언권을 신청하고 상대방도 또 추가적인 발언권을 신청하고 해서 공개적인 무대에서 아주 상대방을 거명하면서 공방을 주고받는, 아세안 회의의 전통에서 보면 굉장히 이례적인 그런 일들이 벌어질 정도로 뜨거운 응수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우리 한일 간의 설전이 있었는데 거기에 대해 강 장관께서는 우리 지지가 더 높았다라고 말씀하시던가요?

◆ 조세영> 네. 어제 강 장관께서 귀국을 하시고 또 사무실에 출근해서 회의들을 했습니다마는 그때 현장 분위기를 생생히 전달받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들었는데 아세안 국가들도 우리 입장에 상당히 공감을 표하고 ‘일본 측의 조치가 문제가 많다.’ 이런 분위기가 분명히 있었다고 하고요. 특히 언론에 보도됐습니다마는 싱가포르 외상 같은 경우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빼는 식으로 화이트리스트를 축소할 것이 아니라 그걸 확대해 나가는 게 맞다.’ 이런 얘기도 공개적으로 했고요. 그런 식으로 주변국들은 우리 측의 그런 문제 제기에 상당히 공감을 한 거로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강 장관이 그런 취지의 말을 하자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맞받아쳤더라고요. ‘아세안 국가들로부터 우리의 수출 관리 조치에 대한 불만을 나는 듣지 못했다. 강경화 장관이 언급한 그 아세안 국가들이라는 게 도대체 무슨 근거로 한 말인지 모르겠다.’ 이 발언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조세영> 그런 말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결과를 보시면 그런 고노 외상의 발언이 그렇게 설득력이 있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뭐냐 하면 아세안 회의가 끝나고 의장 성명이라는 회의를 총괄하는 그런 결과 문서들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런 의장 성명에 ‘자유 무역 질서에 대한 교란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포용적이고 투명한 그런 무역 체제가 있어야 한다.’ 이런 우려라든지 또는 강조, 이런 내용들이 포함이 됐는데요.

이런 것들이 예를 들면 한-아세안 성명, 아세안+3 성명 이런 데는 작년에는 안 들어 있었던 내용들이고요. 그 다음에 한-메콩 외교장관 의장 성명에는 처음으로 이런 내용이 포함이 됐습니다. 그래서 이런 결과를 보더라도 아세안으로부터 불만을 듣지 못했다 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설득력이 없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고 보니까 지난번 WTO 일반 이사회 끝난 뒤에도 일본의 반응은 마찬가지였어요. ‘국제 사회가 일본을 지지했다’라고 그러면서. 지금도 비슷한 억지 쓰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차관님, 사실 가장 주목되는 건 미국이에요. 결국 미국이 나서서 ‘일본한테 그러지 말아라.’ 중재를 하는 게 현실적으로는 상당히 중요한데요.

‘미국이 중재를 이제 시작했다’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아니다,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선을 긋고 있다라는 얘기가 어디서 나왔냐면 이번 아세안 지역 안보 포럼 끝나고 나서 미 국무부 당국자들하고 기자들 간담회 할 때 그 고위 당직자들이 ‘이건 한국과 일본 사이의 문제다. 우리가 끼어들 일이 아니다.’ 이런 발언을 했다고 해서 지금 미국이 정말 중재를 할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헷갈립니다.

◆ 조세영> 미국은 중재라는 말은 안 씁니다. 중재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고요. 다만 이제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는 일본도 한국도 자기들의 중요한 동맹국이기 때문에 두 나라 관계가 원만한 것이 자기들의 국가 이익으로 볼 때도 그것이 중요하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중재라는 말은 쓰지 않지만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중요한 두 동맹국 사이에 관계가 원만하게 관리가 되도록 관심을 가지고 역할을 한다. 그거에는 미국 입장도 전혀 다름이 없고요.

◇ 김현정> 관심을 가지고 역할하는 게 중재 아니에요?

◆ 조세영> 그러니까 중재라는 말은 그렇지만 자기들은 쓰지 않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단어를 안 쓴다는 거지. 그러면 사실상 중재에 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느끼세요?

◆ 조세영> 그런 활동들은 하고 있죠. 그건 제가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고요. 국무부 당국자가 기자들하고 간담회에서 ‘끼어들지 않겠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사실은 자기들 입장에서 공개적으로 누구 한쪽 편을 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중재라는 말도 쓰지 않고 또 끼어들지도 않겠다. 이런 말을 표면적으로는 하지만 실제로는 자기들 입장에서 중요한 두 동맹국 사이의 관계가 잘 유지되고 관리되도록 관심을 가지고 아주 많은 역할들은 하고 있고 그럴 용의가 있다. 그런 것이 미국 입장이라고 보시면 틀림없겠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소미아, 그러니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해서는 미국이 어떤 입장입니까? 이번에 강경화 장관이 그 말씀을 한미일 장관 회담에서 하자 폼페이오 장관은 침묵을 지켰단 말입니다. 속내는 뭐라고 보세요?

◆ 조세영> 지소미아라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 볼 때 아까 이제 미국 입장에서 볼 때 한국과 일본이 중요한 두 동맹국이다. 그런데 그 두 동맹국 사이에 안보적으로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는 틀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미국은 어렵게 만들어진 지소미아라는 협정이 유지가 됐으면 좋겠다 하는 입장을 계속 갖고 있고요. 다만 우리 입장에서는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건 서로 신뢰하고 또 특별히 가까운 상대가 아니면 유지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본이 우리에게 수출 규제의 보복 조치를 취하면서 ‘안보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제외한다.’라는 말을 초기에 했어요. 그래서 이건 사실은 지소미아라는 협정이 일본 입장에서도 소중하다라고 생각을 했다면 그런 식의 발상, 그런 식의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죠. 그래서 그런 말을 꺼내고 또 실제로 수출 규제라는 보복 조치를 실행에 옮긴 이상은 한국의 입장에서도 ‘어떻게 안보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하는데 우리가 그런 더 중요하고 민감한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일본과 계속 유지할 수 있겠는가. 우리 국민들이 그거를 납득하지 않는다’ 하는 그런 입장을 저희들이 설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폐기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까?

◆ 조세영> 현재 시점에서 우리 정부 입장은 현재로써는 유지한다는 입장이고요. 다만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여러 가지 중요한 상황 변화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걸 저희들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판단할 것이다. 그런 입장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24일까지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까. 알았습니다. 일본하고 채널 열려 있어요? 외교 채널이 하나라도?

◆ 조세영>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경제산업성은 완고해서 지금 의미 있는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 김현정> 산자부와 경제산업성은 닫혀 있고.

◆ 조세영> 반면에 외교부 라인은 그래도 제가 가동되고 있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고요. 그래서 저희가 흔히 ‘전쟁 중에도 상대방하고 대화 채널, 소통 채널은 열어놓아야 한다.’ 그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조세영> 그런 면에서 외교 당국은 지금 양국 관계가 사상 유례없는 그런 국면을, 엄중한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마는 그래도 외교 당국 간에는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어려운 속에서도 그런 소통을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외교부 채널은 가동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잘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조세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외교부 조세영 제1차관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