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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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25(금) 조세영 차관 "韓은 약속 안지킨다? 프레임 깨려 아베 만나"
201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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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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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회담시간 연장, 日도 회담 중시한다는 뜻
日 추가브리핑, 자국 입장 강조하려던 듯
정상회담 제안 아냐, 완곡한 기대 표명
"韓은 약속 안 지킨다" 日 프레임 깨려했다


어제 이낙연 국무총리와 아베 신조 총리가 21분간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이 됐죠. ‘한일 관계 중요하다. 소통 이어가야 된다.’ 여기까지는 공감했다는 게 양국 간의 공식 브리핑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아주 이례적으로 회담이 끝난 지 3시간이나 지난 뒤에 예정에도 없던 브리핑을 엽니다. ‘아베 총리가 한국의 대법원 판결은 명확한 국제법 위반이며 일·한 관계의 근본적인 기반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것이고 국제 조약을 한국이 일방적으로 깨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굳이 이걸 기자들에게 알린 겁니다.

이 분위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또 그 발언 이상의 분위기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그 묘한, 현장에 있는 사람만 느낄 수 있는 묘한 눈빛, 얼굴 표정. 이걸 읽고 오신 분이세요. 어제 이낙연 총리 회담에 배석했던 분 조세영 외교부 1차관 연결해 보겠습니다. 차관님, 안녕하세요?

◆ 조세영>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21분간 내내 같이 계셨던 거죠?

◆ 조세영> 같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땠습니까?

◆ 조세영> 주제가 굉장히 무거운 주제가 아니었겠습니까? 한일 관계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고요. 그래서 주제는 굉장히 무거웠지만 나름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지한 대화를 했다. 이렇게 분위기를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10분 예정이었는데 21분 늘어난 건 어떻게 된 거예요?

◆ 조세영> 당초 10분이라서 우리가 너무 짧다는 얘기를 많이 했고요. ‘조금은 늘어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런 기대 정도를 가지고 갔는데 사실은 2배가 조금 넘는 시간이 됐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 조세영> 그래서 일본 측이 나름 그런 면에서는 조금 중시한다는 걸로 저희는 받아들이고 싶고요. 그다음에 원래는 ‘면담’이라고 그랬었습니다. ‘면담한다.’라고 생각을 하고 또 조율을 했었는데.

◇ 김현정> 정식 명칭이 처음에 면담이었죠,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 조세영> 네, 짧았기 때문에. 그런데 일본 측이 자료라든지 이런 걸 준비하는 걸 보니까 ‘회담’이라고 해요. 그래서 ‘회담’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구나.

◇ 김현정> 아, 그러면 21분으로 늘어난 다음에 회담이라고 정정한 게 아니라 들어오기 전부터 회담으로...

◆ 조세영> 하루 전부터 자료가 ‘총리 회담’이라고 이렇게 표시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일본 측도 이번 기회를 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구나. 그런 느낌 받았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일본은 모르기는 몰라도 21분으로 시간을 늘릴 생각을 하고 들어온 거군요.

◆ 조세영> 뭐 꼭 21분이다라고 계산은 아니지만...

◇ 김현정> 아니겠지만.

◆ 조세영> 왜냐하면 대화가 진행되는 걸 봐야 되니까요. 그렇지만 10분으로 이렇게 딱 끊고 그런 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서로 공감대가 확인된 부분. ‘한일 관계 중요하다,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의사소통 이어가자.’ 여기까지는 공감대 확인한 거 맞죠?

◆ 조세영> 네, 그렇습니다. 뭐 작년에 2018년 10월에 대법원 판결이 나온 후에 굉장히 좀 관계가 서로 힘들어졌는데 그 이후로는 어제가 총리 회담이니까 최고위급 회담이 1년 만에 열린 셈이죠. 그런 점에 의미가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양국 간 공식 브리핑에 ‘우리 관계 중요하다, 소통 이어가자.’ 이렇게 얘기가 됐다길래 얘기 잘됐나 보다 하고 있었는데 3시간 후에 일본이 갑자기 단독 브리핑. 예정에도 없던 걸 열더니 ‘아베 총리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고 한국이 그걸 일방적으로 깨고 있다’라고 이낙연 총리에게 말했다는 걸 굳이 기자들 모아놓고 말했습니다. 왜 이랬을까요.

◆ 조세영> 보통 일본은 관방장관이 매일 기자 회견을 하는데요. 국정 전반에 대한 질문을 받기 때문에 어느 한 주제를 길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본 측에서도 회담이 끝난 다음에 간단한 그런 설명이 있었고요. 그런데 제가 회담이 끝나자마자 프레스센터에서 회담 결과하고 질의응답받고 하는 걸 한 30분 넘게 했어요. 그러니까 한국 쪽은 굉장히 배경이라든지 이런 걸 길게 한 셈이고 또 그게 기사화가 될 것이니까.

아마 일본 측에서는 그런 걸 보고서 자기들도 조금 설명을 자세히 해야 일본 쪽 입장도 이렇게 홍보, 설명이 되지 않겠는가. 아마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례적으로 부장관이 한국과의 총리 회담에 관해서만 추가 브리핑을 급히 설정한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자기들 입장들도 확산을 시켜야겠다. 그런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일본 내부를 향한.. 뭐라고 그럴까요? 국민들을 향한 메시지였다라고 보신 거예요? 일본도 마냥 좋다라고 한 거 아니고 전제조건은 확실히 했다 이렇게?

◆ 조세영> 그러니까 일본도 한국 측에 대해서 할 말을 다 했다. 이런 걸 아마 국내외적으로 좀 설명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고요. 그런데 우리 측 보도 자료를 아시지만 저도 우리 쪽 얘기만 한 건 아니고요. 우리는 이런 얘기도 했고 또 일본 측에서 이런 얘기도 있었다. 양측 언급을 다 소개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 30분 이상 그런 설명을 하니까 그쪽에서도 스스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고요.

◇ 김현정> 결국 정리를 하자면 서로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까지는 확인하고 앞으로도 잘해 보자라는 것까지는 공감이 됐지만 그 전제 조건, 징용 배상 판결 문제에 있어서는 사실은 그대로인 거네요.

◆ 조세영> 워낙에 양측 기본 입장이 간극이 크기 때문에 그걸 한 번에 총리 회담했다고 해서 그렇게 좁히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요. 그건 어느 정도 저희들이 예상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양국 관계를 이대로 방치하면 안 되겠다라는 그런 용어 표현도 사용했고요.

그다음에 외교 당국 간에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을 강화하자든지 또는 민간 교류를 좀 하자든지 이런 공감대를 형성해서 그런 걸 서로 확인하고, 뭔가 관계 전환을 하는 그런 분기점, 물꼬를 트는 걸 만들어보고자 하는 데는 서로 같은 의견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말씀하신 대로 기본 입장은 서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예를 들어 간단히 설명을 올리면 일본 측은 ‘대법원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다’ 이랬죠.

◇ 김현정> 우리는 배상 못 한다.

◆ 조세영> 우리는 ‘국제법 위반이 아니다. 그건 서로 입장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대응을 했고요. 또 일본이 ‘양국 관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다. 약속을 지켜라.’ 이렇게 얘기를 한 데 대해서는 우리 총리께서 ‘65년 청구권 협정 우리는 존중하고 준수한다. 앞으로도 그런다. 약속을 지키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한 것이고요. 또 일본이 ‘한국이 관계 복원을 하는 계기를 만들라’라는 주문에 대해서는 우리 이낙연 총리께서 ‘서로 지혜를 모을 일이다.’ 이렇게 대응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점에서는 좀 팽팽했다고도 할 수 있겠죠.

◇ 김현정> 그래요.

◆ 조세영> 우리 입장에서는 신경을 쓴 건 워낙 그동안에 일본이 ‘한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다. 국가 간의 조약을 준수해야 된다.’ 이런 걸 굉장히 반복해서 메시지를 발신하고 일종의 그런 프레임을 형성을 해 온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가 더 이상 이런 프레임에 우리가 이렇게 그냥 있으면 안 되겠다 해서 ‘우리 약속 안 지키는 것이 없다. 우리는 그런 걸 존중하고 준수한다.’ 이런 걸 강조하려고 하는 저희들 생각이 있었고요. 그래서 그런 프레임을 좀 끊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회담 전날, 그러니까 그제죠. 이낙연 총리가 기자들을 찾아와서 ‘일정 정도 결과가 나올 거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거기서 말한 일정 정도의 결과는 지금 나온 이 정도였습니까?

◆ 조세영> 네, 그렇죠. 말씀드린 대로 워낙에 최고위급 회담도 1년 넘게 이어지지도 못하고 그런 상황에서 굉장히 악화된 상황 속에서 뭔가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 소통을 활발히 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류는 좀 잘해야겠다. 이런 공감대를 좀 형성하는 건 저희들이 목표로 생각을 하고 있었죠.

◇ 김현정> 그런데 차관님.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 회담 제안을 전달하셨잖아요. 그때 아베 총리는 대답이 없었다면서요, 아무 대답이? 그렇죠?

◆ 조세영> 정상 회담이 지금 화제가 많이 돼서 여러 차례 언론에서 설명드리고 또 이낙연 총리께서도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직접 또 마이크를 잡고 설명도 하셨습니다. 저희들이 날짜, 시기 이런 구체적인 정상 회담이라는 그런 제안은 아니었고요. 다만 이 총리께서 아베 총리에게 한일 관계 분위기가 잘 개선되면 두 정상이 만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하는 기대감을 언급한 그런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기대감 정도의 제안이었으면 정색하면서 ‘만납시다, 정상 회담’ 이게 아니라 기대감 정도 제안이었으면 그쪽에서도 기대감 정도의 대답으로 응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무 말 안 했다는 건 더 이상하네요. 더 문제 아니에요, 아베 총리?

◆ 조세영> 그런 반응도 저희들이 어느 정도 예상을 했고요. 일본 측이 쭉 그런 입장이었죠. 어느 정도 해결안 같은 게 마련되지 않으면 정상 회담은 쉽지 않다. 이런 입장을 일본은 쭉 갖고 있었고요. 우리도 그런 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이런 정도로 기대감을 표현하는 완곡한 어법 정도로 우리가 언급을 한 것이고요.

따라서 구체적인 정상 회담을 제안했다든지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는 항상 정상 회담에는 열린 입장을 갖고 있고요. 일본이 좋다고 한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그런 입장은 있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열려 있는 그런 입장은 저희가 항상 유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지금 이 질문을 왜 드리냐면요. 이낙연 총리께서 일정 정도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일부러 기자들 찾아와서 말씀하신 것도 그렇고 혹시 물밑에 실무진들 사이에서는 이 정상 회담 얘기가 좀 긍정적으로 오가고 있는 게 있는 건 아닌가. 그런 느낌이 들어서 사실 질문을 드린 거예요. 아베 총리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어제 예스 or 노를 하지 않았지만 뭔가 좀 오가는 게 있습니까?

◆ 조세영> 실무를 제가 직접 다 담당하는 입장이니까요. 상대방이 어떤지도 꽤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소개해 드린 대로 일본은 그렇게 지금 금방 정상 회담을 할 수 있다든지, 하는 게 좋다든지. 아마 그런 생각은 하고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저희들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고 그래서 지금 실무에서 정상 회담을 물밑 조율을 하고 있다든지 그런 수준까지는 가지 못했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아직 여전히 조금 그 현안 문제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입장차가 꽤 큰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 김현정> 꽤 크군요.

◆ 조세영> 앞으로 노력해야죠.

◇ 김현정> 대통령 친서 전달하셨잖아요. 그때 분위기는 어땠어요? 그때 뭐라고 대답했습니까, 아베 총리가?

◆ 조세영> 친서는 회담이 끝날 무렵에 이 총리께서 전달을 하셨고요. 아베 총리는 일어서서 그 친서를 두 손으로 접수 받았고 그러고는 친서를 보내주신 데 대해서 감사하다는 사의 표명. 그 정도였습니다. 왜냐하면 거기서 친서를 바로 뜯어보거나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에요.

◇ 김현정> 그래요. 11월 한-아세안 회담 때 그때를 계기로 해서 정상 회담을 하자는 제의가 그 친서 안에 담겨 있다라는 요미우리 보도도 있었는데.

◆ 조세영> 우선 어저께 일본의 관방장관 기자 회견을 보시면 일본 기자가 질문을 했습니다, ‘친서에 정상 회담 그런 게 있느냐?’고. 그랬더니 일본 측 관방장관이 ‘친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 이렇게 답변을 했고요. 외교 관례상 친서의 내용을 일일이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우선 그게 대전제고요. 그렇지만 취지라든지 요지는 저희들이 기자단에게 설명해 드린 바가 있는데 친서에 구체적인 아베 총리, 이 총리께서 만나셨을 때도 구체적인 정상 회담 제안 같은 것이 없었다고 제가 말씀드렸기 때문에.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조세영> 친서 내용도 그런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 김현정>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제가 이 부분을 자꾸 질문드리는 건 이게 사실은 좀 톱다운 방식으로 물꼬가 트여야 되는 거 아닌가라는 바람들이 있어요. 이게 너무 장기화되는 것은 우리에게도 좋은 것이 아닌 상황이기 때문에 뭔가 좀 해결이 돼야 되지 않는가. 그래서 질문을 좀 드려봤습니다. 고생 많이 하셨고요, 차관님.

◆ 조세영> 앞으로 계속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 조세영> 감사합니다.

◇ 김현정> 외교부 조세영 1차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