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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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 손수호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손수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사실 총선 때문에 우리가 크고 작은 사회 사건들, 형사 사건들 소개 못 해 드렸는데, 그 사이 2심 판결이 나온 사건 하나를 주목하신다고요?
◆ 손수호> 네, ‘여수 선착장 아내 살해 의혹 사건’입니다.
◇ 김현정> 여수 선착장에서 아내가 숨졌어요?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거 아니냐는. 그 의혹 사건이군요.
◆ 손수호> 네. 전남 여수의 한 섬마을 선착장에서 아내가 타고 있는 승용차를 손으로 밀어 바다에 빠뜨려 살해하고 거액의 보험금을 타내려 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씨 사건인데요. 특히 주목할 부분은 살인죄에 대한 1심과 2심 판결이 정반대라는 점입니다.
◇ 김현정> 1심 판결은 어땠죠?
◆ 손수호> 1심은 남편 A씨가 아내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무기징역형으로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에 선고된 2심 판결에서는 살인이 인정되지 않았어요. 다만 2심 과정에서 검사가 예비적으로 추가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그러니까 고의가 아니라 과실로 아내를 사망하게 한 거라고 봐서 현재 금고 3년형이 선고된 상태입니다.
◇ 김현정> 1심은 살인죄 유죄에 무기징역이었는데, 2심에서는 살인죄 무죄. 정반대가 된 이번 2심 판결. 이번 월요일이었잖아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하나의 상황을 놓고 판사가 정반대 판결을 내리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한번 들어가 보죠. 어떤 사건인지 자세하게 설명해 주세요.
◆ 손수호> 특수절도 전과가 있는 A씨가 전처와 이혼한 후 딸 3명을 혼자 키웠습니다. A씨는 2017년 1억 2000만원 상당의 신용카드 채무 때문에 개인회생 절차를 진행했는데요. 그 후 한동안 동거녀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았어요. 그러다 2017년 가을부터는 그런 지원도 중단됐습니다. A씨는 관광버스 기사로 일했지만 이 일을 2018년에 그만두게 되면서 동생 등으로부터 생활비를 받았어요. 이처럼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는데요.
◇ 김현정> 그러네요.
◆ 손수호> 1심은 바로 이 부분을 살인의 동기로 봤습니다.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험을 들게 하고 아내를 살해했다는 거죠. A씨는 2018년 9월부터 보험설계사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단골식당 종업원이었던 여성 B씨를 만나 교제를 시작하는데요. 당시 B씨에게는 남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별거하려던 상황이었고요. A씨가 B씨에게 원룸 보증금도 지원해 주는 등 잘 대해주면서 가까이 지냈어요. 그러다 2018년 12월 6일 B씨가 남편과 이혼했고요, 그로부터 불과 4일 후인 12월 10일 A씨와 B씨가 혼인신고를 합니다.
◇ 김현정> 여성이 이혼하자마자 4일 만에 바로 혼인신고.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보험 가입 시점과 내역이 눈길을 끕니다.
◇ 김현정> 보험이요?
◆ 손수호> 네, A씨가 혼인신고도 하기 전인 2018년 10월에 이미 B씨 명의로 사망 시 합계 10억 원의 보험금을 탈 수 있는 보험 상품 2개를 비롯해서 보험 상품 3개에 가입하게 했어요. A씨가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그 보험사에서 가입할 수 있는 최대 한도였죠. 그리고 보름 후 사망 시 1억 원 받는 상품, 또 그로부터 열흘 후에는 최대 1억 5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역시 B씨 명의로 가입하게 합니다.
◇ 김현정> B씨가 여성분인 거죠.
◆ 손수호> 네. 혼인신고 해서 아내죠.
◇ 김현정> 아니, 그런데 남성 A씨가 보험설계사 일을 했다면서요. 그러면 보험설계사니까 주변 사람들한테 내 보험 들라고 많이 권유했을 법하긴 한데. 그렇다 하더라도 이건 과하게 많이 들었다, 이런 말씀이세요?
◆ 손수호> 지금 지적한 그 부분도 1심과 2심의 해석이 정반대입니다.
◇ 김현정> 들어봐야겠네요, 그 부분도.
◆ 손수호> 심지어 혼인신고 바로 다음 날 A씨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기 소유 자동차가 손괴될 경우 수리비, 견인비 다 받는 특약에 추가 가입하는데요. 그리고 남편 A씨가 아내 B씨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여러 건의 보험에 가입했는데 보험금 받을 사람 명의를 서로 상대방으로 바꾸자. 그러니까 내가 받게 돼 있던 건 당신 명의로 바꿔줄 테니, 당신이 받을 수 있는 건 내 이름으로 바꿔 달라.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그래서 아내 B씨가 보험금 받을 수 있는 보험들은 다 남편 이름으로 바꿔놓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남편 A씨가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내 명의로 바꿔야 되잖아요. 그런데 그중 일부만 그렇게 했을 뿐이고요, 그나마 바로 며칠 후에는 자기 동생 명의로 또 바꿔버렸어요.
◇ 김현정> 아, 남편이 자기 명의로 돼 있던 보험을 동생 것으로 바꿔버렸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아내가 여수 선착장에서 숨진 겁니까?
◆ 손수호> 네, 혼인신고를 하고 보험금 받을 사람을 남편으로 바꾸고 겨우 18일 만에 아내가 사망한 겁니다.
◇ 김현정> 여수에 있는 섬마을 선착장이라던데 어디예요?
◆ 손수호> 일단 12월 23일 남편 A씨가 바람 쐬러 가자면서 아내 B씨를 데리고 선착장 몇 곳을 돌아다녔어요. 1심은 이걸 살해 장소를 물색하고 선택하고 지형지물 등을 미리 촬영해서 범행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봤습니다. 실제 A씨 휴대전화에서 그때 찍은 영상과 사진이 발견됐고요. 그로부터 8일 후인 12월 31일, 새해 첫날 해돋이를 보기 위해서 부부는 다시 그곳으로 갔죠.
◇ 김현정> 12월 31일, 그 해의 마지막 날 해돋이 보러 그곳에 갔다. 그런데 거기에서 아내가 사망한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밤 10시경에 선착장 방파제 끝 부분에 남편 A씨 소유 승용차를 주차했습니다. 앞좌석에 2명이 앉은 거예요. 운전석과 조수석에. 그리고 차 안에서 냄새가 난다면서 뒷좌석 창문을 7cm 정도 열어뒀습니다. 그리고 부부가 차 안에서 성관계를 가졌어요. 이후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차를 돌리는 과정에서 남편 A씨가 승용차를 후진하다가 뒤쪽에 있던 추락방지용 난간에 충돌합니다. 그리고 남편이 사고 상황을 확인하려고 혼자서 차에서 내렸습니다.
◇ 김현정> 내렸겠죠.
◆ 손수호> 그런데 이때 기어가 중립이었어요. 주차 모드가 아니라 중립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이드 브레이크도 잠그지 않았습니다. 당시 성관계 직후 나체 상태였던 아내 B씨가 혼자 조수석에 남아 있었는데, 그 자동차가 선착장 방파제 경사면을 따라서 굴러 바다로 추락했고 결국 아내는 익사했습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런데 승용차를 후진하다가 난간하고 충돌했는데 왜 기어가 중립에 있죠? 후진이면 R로 돼 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 손수호> 당연히 후진을 했고요. 그 다음 기어 조작이 있었던 거죠.
◇ 김현정> 딱 부딪친 다음에 중립으로 놨다. P로 안 놓고.
◆ 손수호> 그 부분도 해석이 엇갈립니다. 1심 판결은 살인 유죄로 봤잖아요. 남편이 일부러 차가 움직일 수 있도록 기어를 중립으로 놓고 사이드 브레이크 걸지 않고 내린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항소심은 실수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 거죠.
◇ 김현정> 주차로 안 놓고 중립으로 놓은 게.
◆ 손수호> 2심 판결문만 40쪽인데, 쟁점이 많아서 오늘 시간 제약상 충분히 다 소개해드리지 못할 것 같아서 마음이 급합니다.
◇ 김현정> 검찰은 남편이 부인을 의도적으로 살해한 거라고 판단했어요.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일부러 사고 낸 다음 범퍼 상태 확인하는 걸 핑계 삼아 혼자 내렸고, 자동차를 그런 상태로 둔 것도 의도적이었다고 본 거죠. 반면 남편 A씨는 경찰 수사 단계부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차에서 내렸는데 차가 저절로 굴러간 갔다. 우연한 사고라고 주장한 거예요.
◇ 김현정> 그래요? 사실 지금 채팅창 댓글도 보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의심할 부분이 너무 많다, 살인으로 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 왜 2심에서는 살인이 아니라고 봤느냐?’ 청취자분들이 많이 궁금해 하세요.
◆ 손수호> 2심 재판 중 현장검증을 실시했습니다. 굉장히 다양하고 심도있는 실험을 실시했는데, 그 결과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 김현정> 어떤 거요?
◆ 손수호> 검사의 기소부터 봐야 하는데요. 검사는 남편 A씨가 차를 손으로 밀어서 바다에 빠뜨려 아내를 살해했다고 기소했어요. 따라서 그 부분 판단이 핵심인데요. 1심에서 유죄 판결 내린 결정적 이유는, 남편이 밖에서 차를 손으로 밀지 않고서는 차가 안 굴러간다는 거예요. 비록 기어 중립으로 놓고 사이드 브레이크 풀어놨지만, 남편이 차를 바다 쪽으로 밀지 않았으면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 김현정> 차가 막 저절로 갈 정도로 경사가 가파르지 않다. 이건 민 거다.
◆ 손수호> 그런데 현장검증을 통해서 다양한 상황을 직접 살펴봤습니다. 난간과 조금 떨어진 부분에서는 운전자가 밖으로 나오고 문을 닫고 안에 남아있던 사람이 몸을 움직여도 차량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난간과 많이 떨어진 곳에서는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해도 차가 굴러갔습니다. 그런데 그 중간 단계가 확인됐습니다. 즉 특정 지점에서는 운전자가 밖으로 내리고 문을 쾅하고 닫아도 차가 스스로 움직이지 않았지만, 안에 타고 있던 사람이 상체를 일으켜서 중심을 이동했더니 차가 자연스럽게 스스로 앞으로 굴러내려갔어요. 그런 상황이 발견된 겁니다. 게다가 사망한 B씨의 체중은 판결문상 70~80kg이었습니다.
◇ 김현정> 2심에서.
◆ 손수호> 네. 2심 판결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 거죠. 실제로 검사가 살인죄로 자신 있게 기소해서 1심에서 유죄 판결 받아냈지만, 2심 진행 도중 공소장 변경 신청을 합니다. 주위적 공소사실은 유지하되 살인이 아닌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을 예비적으로 추가했습니다. 2심 진행 상황을 보니 살인죄만 유지할 경우 전체 무죄 가능성이 있다고 모았기 때문에 예비적으로 과실범을 추가한 것이 아니었을까 짐작됩니다.
◇ 김현정> 2심에서.
◆ 손수호> 그리고 부부가 차량 안에서 성관계를 가졌는데, 그와 관련된 부분도 의미 있어 보입니다. 당시 아내 B씨가 나체 상태였기 때문에 밖으로 쉽게 탈출하기 어려웠을 수 있는데요, A씨를 의심하는 입장에서는 의도적으로 그런 상황을 유도했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당시 A씨가 착용하고 있던 보조도구가 성관계 도중 빠져서 B씨 성기 속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그래서 급히 숙소로 돌아가야 했고 그 결과 A씨도 당황해서 그런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는 거죠. 그리고 뒷좌석 창문이 7cm 열린 부분도 해석이 다를 수 있습니다. A씨가 차량 안에 바닷물이 빠르게 들어오도록 하기 위해 열어놨을 수도 있지만, 당시 이들 부부는 냄새를 이유로 창문을 연 것이고 항소심 재판부는 여기에 더해 파도 소리를 들으며 성관계를 하려고 합의하에 창문 열어놨을 가능성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CCTV가 없었어요?
◆ 손수호> 하나 있었어요. 심지어 회전 가능한 CCTV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건 발생 당시에는 선착장 쪽이 아니라 마을 방향으로 고정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차량이 바다에 빠지는 장면은 포착 안 됐어요.
◇ 김현정> 목격자도 없고.
◆ 손수호> 네. 남편 A씨만 그 장면을 본 거죠. 그런데 남편 A씨가 마을 쪽으로 뛰어가는 장면은 찍혔습니다.
◇ 김현정> 그건 찍혔고.
◆ 손수호> 그런데 그게 더 논란이 됐어요.
◇ 김현정> 왜요?
◆ 손수호> A씨 입장에서는 아내가 바다에 빠진 다급한 상황이었으니 구조를 요청하러 마을 쪽으로 가기 위해 굉장히 빠르게 뛰는 게 상식적이죠?
◇ 김현정> 물론이죠.
◆ 손수호> 그런데 영상을 보면 A씨가 마을 쪽으로 천천히 이동합니다. 오히려 차분해 보일 정도였는데요. 그리고 이후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 그 부분부터 속도를 높여서 빠르게 이동하는데요. 이러한 이상한 부분도 1심에서는 살인 증거로 인정이 된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2심은요?
◆ 손수호> 2심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다르게 봤습니다. 목격자의 진술에 따르면 당시 A씨가 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
◇ 김현정> 목격자라 하면 사고 당시를 본 건 아니고 신고하러 온 걸 본 사람.
◆ 손수호> 네. 인근 민박집에 있던 사람이죠.
◇ 김현정> 물에 흠뻑 빠져 있었다면, 구조하려고 노력했다?
◆ 손수호> 네. 그런데 당시 한겨울 찬물에 뛰어들어 당황한 상태로 구조 작업하다가 밖에 나와서 다른 방향으로 도움을 받기 위해 이동했다면 지쳐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천천히 간 게 아니라, 녹화된 초반 부분에 천천히 갔던 것은 어쩔 수 없는 체력적인 한계 때문이 아니었겠느냐?
◇ 김현정> 우리도 막 뛰다가 너무 힘들 때는 걷기도 하고 그러지 않느냐, CCTV가 딱 그때 찍은 거다?
◆ 손수호> 그렇죠. 그리고 당시 A씨가 걸어가면서 바다 쪽을 돌아보는 장면도 있는데요, 자신이 유일한 목격자이기 때문에 자동차가 어느 지점으로 빠지는지 그 장소를 정확히 머릿속에 담기 위해 쳐다봤을 수도 있다. 이렇게 하나의 상황에 대한 1심과 2심의 해석이 너무나 달라요.
◇ 김현정> 그러네요. 사건의 현장은 그렇고, 그렇다면 범행동기로 지목됐던 보험 부분은 2심이 어떻게 봤어요?
◆ 손수호> 아내가 사망하면 12억 원 상당의 보험금을 탈 수 있었기 때문에 1심은 이 부분을 살인의 주된 동기로 봤습니다. 하지만 2심은 또 다르게 봤어요. 물론 궁핍했던 건 맞지만 사람을 죽일 정도로, 특히 혼인신고 한 지 얼마 안 된 아내를 죽일 정도로 궁핍하지는 않았다는 거죠. 당시에 A씨는 주변의 도움을 받았는데요. 1심에서는 이거 봐라, 주변의 도움을 받을 정도로 힘들었으니 충분히 살인의 동기가 인정될 수 있다고 봤고요. 반면 2심은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는 살인을 하지 않더라도 생활할 수 있었다는 거 아니냐고 본 거예요. 그 무렵 A씨의 고정 지출액과 예상되는 수입을 고려하면 극심한 생활고는 아니었다는 거죠. 그리고 A씨에게는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토지가 있습니다. 2심에서는 정말 궁핍해서 살인을 감행할 정도였다면 그 토지부터 팔지 않았겠느냐고 봤는데, 반면 1심은 토지가 있었고 매각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실제 가치가 5,000만원도 안 되는 땅이었기 때문이라고 엇갈린 해석을 내렸죠.
◇ 김현정> 그렇군요. 어쨌든 검사가 이번 항소심 판결, 2심 승복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 손수호> 그럴 가능성이 높죠. 항소심 판결문을 꼼꼼히 보면, 애초에 막연히 가졌던 고정관념을 깨는 내용이 많이 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관광버스 기사로 오래 일해 온 사람이 차에서 내리면서 기어를 중립으로 놓는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어 놓는다? 유턴으로 돌아나가는 게 더 합리적인 경로이므로 굳이 후진할 필요가 없는데도 후진했다는 건 일부러 난간에 들이박고 혼자 내리려 한 거 아니냐? 이 부분도 쟁점이었는데요. 지도를 보면 후진 할 이유가 없어요. 오히려 앞으로 가서 크게 유턴을 해서 돌아 나가야 하거든요. 다만 여기에 대해서 항소심은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이성적으로 보면 전진하는 게 더 합리적이고 편리한 주행 방법이긴 하지만, 밤에 앞으로 가다 보면 난간 없었기 때문에 바다에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그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후진을 한 다음 안전하게 유턴하려 한 거 아니냐. 그리고 만약 계획적 범행이었다면 CCTV가 어렵지 않게 보이는 곳을 범행 장소로 선택했겠느냐.
◇ 김현정> 그것도 그럴 듯하네.
◆ 손수호> 또 119에 신고 한 건 남편 A씨가 아닌 아내 B씨였는데요, 당시 통화 내용을 보면, A씨가 소리치는 내용이 없어요. 이건 제대로 구조작업 하지 않은 정황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통화 내용상 B씨가 A씨를 원망하는 내용도 없어요. 그렇다면 오히려 A씨가 당시 물에 들어와 무언가 노력을 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될 수 도 있겠죠. 이렇게 아주 다양한 쟁점별로 1심과 2심의 판단이 엇갈립니다. 1심도 일부 일리 있고 2심도 마찬가지죠. 오늘 방송에서 소개하지 못한 쟁점도 많습니다.
◇ 김현정> 대법원의 판단이 상당히 주목이 되는 사건이네요. 이 말 들으면 이 말이 맞는 것 같고, 저 말 들으면 저 말이 맞는 것 같은.
◆ 손수호> 어찌 보면, 이렇게 다양한 쟁점별로 의견이 엇갈린다는 것 자체가 이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살인죄 유죄의 확신을 갖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게 바로 항소심 판결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 김현정> 여러분, 다시 한 번 말씀드릴게요. 여수 선착장 아내 살해 의혹 사건. 계속 기억하고 후속 취재 나오면 전해 드리겠습니다. 손수호 변호사 수고하셨습니다.
◆ 손수호>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