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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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30 (수) "짱짱 맛있어요... 300명 아이들 아침 도시락, 메뉴는?"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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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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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문화(전주시 ‘밥 굶는 아이없는 엄마의 밥상’ 영양사)



저소득층 아이들 아침 도시락 배달
7년째 새벽 1시 출근, 4시부터 배송
'짱짱 맛있었어요' 감사편지에 힘나


단 한 명의 아이도 밥을 굶어서는 안 된다. 너무 당연한 얘기죠. 그런데 지금도 다양한 이유로 밥을 굶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방치된 아이들이 더 많았는데요. 벌써 7년째 매일 아침 이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해 주는 곳이 있습니다. 무려 300여 명의 어린이들이 집에서 이 맛있는 도시락을 받아보고 있다는데. 바로 전주시 얘기입니다. 사업 이름이 ‘밥 굶는 아이없는 엄마의 밥상’ 따뜻해요. 이문화 영양사 직접 연결을 해 보죠. 영양사님 안녕하세요.

◆ 이문화>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아침도 밥상 차리셨습니까?

◆ 이문화> 네, 차렸습니다.

◇ 김현정> 오늘 밥상 메뉴는 뭐예요?

◆ 이문화> 소고기 미역국 나가고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킨가스 샐러드, 콘치즈구이, 섬초, 나물무침 나갔습니다.

◇ 김현정> 굉장히 영양도 골고루 챙기시고 맛도 놓치지 않으시고. 지금 저희가 사진도 보여드리고 있는데. 정확히 몇 명의 아이들이 먹는 거예요?

◆ 이문화> 303명이 받고 있어요.

◇ 김현정> 이 아이들이 어디 모여서 먹는 게 아니라 각자 집으로 다 배달을 해 주세요?

◆ 이문화> 네, 맞습니다. 각 가정으로 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보통일이 아닐 것 같은데. 아이들이 도시락을 몇 시쯤 받아요?

◆ 이문화> 새벽 4시부터 배송이 시작되고요. 아침 7시 안까지는 아이들이 받아볼 수가 있어요.

◇ 김현정> 지금 도시락 사진이 나가는데 저도 하나 보내주시면 안 돼요? 정말 너무 맛있게 생긴, 우와~ 저걸 다 영양사님이 만드신 거예요?

◆ 이문화> 제가 만든 건 아니고요. (웃음) 저는 메뉴 선정하고요.

◇ 김현정> 대단합니다. 사실은 결식아동 사업은 각 지자체에서 다 해요. 그런데 주로 쿠폰을 준다든지 어디 모여서 먹는다든지 이런 식인데. 집으로 각각 배달을 해 주자, 어떻게 7년 전에 아이디어가 나왔을까요?

◆ 이문화> 한 공간에 모여서 먹는 건 아이들이 부끄러울 수도 있고 낙인감도 생길 수가 있잖아요. 그리고 쿠폰으로 주는 지자체도 있는데 사먹을 수 있는 게 한정적이고 제약도 많아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자기 집에서 편하게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골고루 먹이자는 취지로 기획이 됐어요.

◇ 김현정> 7년입니다, 매일 아침. 전주시 예산만으로는 버거우니까 기업체라든지 여기저기서 후원을 또 해 주시더라고요?

◆ 이문화> 여러 곳에서 도와주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감사한 마음들, 정성스러운 마음이 모여서 아이들이 따뜻한 밥을 먹어보고 있는 건데. 아니, 4시부터 시작하려고 하면 영양사님부터 몇 시에 일어나서 준비하시는 거예요?

◆ 이문화> 새벽 1시부터 작업이 들어가요.

◇ 김현정> 1시요?

◆ 이문화> 네.

◇ 김현정> 그럼 아예 밤낮이 바뀌어서 생활하시는 거네요?

◆ 이문화> 네. 통잠을 자본 지 좀 오래됐고, 잠을 나눠서 자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일 힘든 건 그럼 아무래도 일상이 바뀐 건가요?

◆ 이문화> 네. 그런 부분이 좀 많이 힘들어요.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새벽 1시에 어김없이 눈이 떠지는 건 자식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하고 비슷한 거겠죠?

◆ 이문화> 네. 정말 더 자고 싶지만 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많이 응원을 해 주고 편지 같은 것도 많이 보내주거든요. 게으름 피우고 싶다가도 그런 게 떠오르면 또 벌떡 일어나게 됩니다.

◇ 김현정> 지금 저희가 유튜브하고 레인보우앱으로 보여드리는데 사진, 편지가 막 쌓여 있네요.

◆ 이문화> 올해로 7년째인데 편지를 약 400여 통 정도 받은 것 같아요. 정말 편지를 많이 받았어요.

◇ 김현정> 제일 기억나는 건 어떤 아이의 메시지가 기억나세요?

◆ 이문화> 제일 저에게 기억이 남는 것은 사업 시작하고 첫 번째로 받았던 편지인데요. 그 편지가 ‘진짜 짱짱짱 맛있었어요. 맛있어서 밥을 두 그릇이나 비웠어요.’ 하면서 다음에도 또 맛있게 해 달라는 편지였는데요. 그 편지를 읽고 이 일이 그냥 도시락을 단순히 건네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주고받는 사업이 될 수도 있겠다, 그거를 깨달았어요. 그러고 나서 전심을 다하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첫 번째 편지를 간직하고 계시네요. 저희가 화면에 보여드리고 있어요. ‘진짜 짱짱 맛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오늘 밥 두 그릇 먹었어요. 딜리셔스.’ 한글로 딜리셔스. 너무 귀여워요, 우리 아이.

◆ 이문화> 정말 많은 편지를 받았는데 그 편지가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 김현정> 7년 전부터 시작이 된 거면 지금 성인이 된 아이들도 있겠는데요?

◆ 이문화> 그렇죠. 아이들이 한 25살 정도 됐겠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성인이 돼서 연락이 오고 이런 친구는 없어요, 혹시?

◆ 이문화> 지금 한 4명 정도는 저에게 소식을 전하고 있어요. 지금 대학생인 친구도 있고 취업 나간 친구들도 있고요.

◇ 김현정> 여러분, 사실은 저는 이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인천의 라면 형제 생각이 났어요. 물론 경찰조사 결과, 라면 끓이다 그랬는지 안 그랬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라고 하는데. 여하튼 이 아이들 코로나 이 상황 속에서 집에 방치돼 있던, 그러다가 화를 당한 아이들 아니겠습니까? 보면서 우리 영양사님도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까 싶은데. 우리 영양사님 새해 소망은?

◆ 이문화> 초심 잃지 않고 늘 하던 대로 변하지 않는 것이고요. 제 건강이 곧 아이들의 건강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건강 잘 챙기겠습니다.

◇ 김현정>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반찬은 뭐예요? 인기메뉴.

◆ 이문화> 항상 고기류는 선호하고요. 돈가스나 떡갈비, 샌드위치 나갈 때 좋아해요.

◇ 김현정> 떡갈비.

◆ 이문화> 네.

◇ 김현정> 맛있겠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 정성스럽게 새해에도 잘 만들어 주시고요.

◆ 이문화> 네.

◇ 김현정> 코로나 때문에 혼자 집을 지켜야 되는 그 많은 가정의 아이들, 우리 영양사님이 내 아이다 생각하시고 하나도 놓치지 않아주시면 좋겠습니다.

◆ 이문화> 알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도 새벽 1시에 일어나셔서 밥 해주셔서 대표로 감사드리고요.

◆ 이문화> 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이문화>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전주시에서 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이문화 영양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