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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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4(목) [탐정 손수호] "왕따 논란 김보름-노선영, 누구 말이 진실?"
2021.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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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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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 봅니다.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세요.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탐정 손수호에서 가지고 오신 사건은 뭡니까?

◆ 손수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종목 기억하실 겁니다.

◇ 김현정> 기억하고 말고요. 그때 노선영 선수가 울면서 인터뷰했던 거 기억나고 왕따 논란이 벌어져서 올림픽 경기가 아니라 그 왕따 논란 관련된 기자회견 했던 게 기억이 날 정도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당시 팀 내 갈등 때문에 성적이 좋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있었고요. 또 언론이 떠들썩하게 다뤘습니다. 정치인, 언론인, 방송인, 연예인들도 이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몇 년 지난 지금 민사소송으로 번졌어요. 작년 말에 당시 국가대표 선수였던 김보름 선수가 역시 동료였던 노선영 선수를 상대로 2억 원 손해배상 청구한 건데요.

◇ 김현정> 변론 기일이 한 번 열렸다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김보름 선수는 왕따 가해자로 지목됐고 노 선수는 피해자로 알려졌는데.

◇ 김현정> 맞아요.

◆ 손수호> 그런데 이거 가해자가 피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했다 그런 의미가 되잖아요?

◇ 김현정> 저도 이게 얼마 안 된 일이잖아요. 우리에게 가해자라고 알려졌던 선수가 피해자라고 알려졌던 선수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해서 갸우뚱했던 기억이 나요. 우리가 몰랐던 무슨 다른 얘기가 있는 건가? 그 내막을 오늘 확인해 보는 거죠?

◆ 손수호> 그러면 좋겠지만 지금 이게 재판 진행 중입니다. 양측이 아주 치열하게 충돌하고 있어요. 그래서 오늘 결론내리고 누구는 착한 사람, 누구는 나쁜 사람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은 어렵죠. 다만 이 사건이 그동안 어떻게 진행이 됐고 또 지금 어떤 부분이 쟁점인지 확인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 김현정> 좋습니다. 차근차근 살펴보죠. 어떻게 된 사건입니까?

◆ 손수호> 2018년 2월 19일 당시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8강이 열렸는데요. 김보름, 노선영 그리고 박지우 선수가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네덜란드 팀과 대결했습니다.

◇ 김현정> 그 팀추월이라는 게 조금 생소해요. 이게 릴레이하고는 좀 다른 거더라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말 그대로 팀추월인데요. 이게 양 팀이 링크에 경기장의 맞은편에서 동시에 출발을 합니다. 그런데 각 팀의 3명이 함께 달리는 거예요.

◇ 김현정> 이어 달리는 게 아니라 함께.

◆ 손수호> 한꺼번에 출발해서 쭉 달리는 건데요. 400m 링크를 남자는 8바퀴, 여자는 6바퀴를 돕니다. 그런데 이 종목 이름이 팀추월이잖아요, 말 그대로. 그대로 번역하면 팀추격 정도 되는데 중간에 한 선수라도 상대방 팀 선수에게 추월 당하면 경기가 끝납니다, 지는 거죠. 그런데 그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 종목에서는.

◇ 김현정> 워낙 잘하니까 다들.

◆ 손수호> 그래서 각 팀의 선수 중에, 3명 중에 가장 마지막에 들어온 선수의 기록을 비교해서 승부를 결정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게 첫 번째, 두 번째로 들어온 선수는 기록을 아예 따지지도 않아요.

◇ 김현정> 첫 번째, 두 번째가 아무리 앞서 나가봤자 마지막 선수가 늦게 들어오면 끝이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래서 에이스 한 명이 잘한다고 이기는 종목이 아니고요. 3명이 고른 기량을 가진 팀이 유리한 건데요. 사이클에도 단체 추발이라는 이름의 그런 종목이 있기도 합니다.

◇ 김현정> 이 규칙을 지금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 드리는 이유는 그때 우리 대표팀이 호흡을 잘못 맞춰서, 그러니까 전략을 잘못 짜서 이렇게 졌다 이런 얘기가 나왔던 거 아닙니까?

◆ 손수호> 바람을 맞으면서 앞에서 이끄는 선수의 체력 소모가 크잖아요. 그래서 이 3명의 선수가 앞서거나 뒤서거니 하면서 전략에 따라서 호흡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전체 6바퀴 중에서 2바퀴를 남기고 노선영 선수가 뒤처졌어요. 이제 세 선수 중에 한 명이라도 뒤처지면 이기기가 어렵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그런데 당시에 김보름, 박지우 선수가 그냥 앞으로 계속 달렸습니다. 이 부분은 어떤 상황인지 짧은 영상 하나 보고 오면 좋을 것 같아요.

◇ 김현정> 볼까요? 유튜브와 레인보우 앱을 통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캐스터> 노선영 선수와 거리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지금 마지막 들어오는 장면인데 저렇게 차이가 많이 난 상태로 노선영 선수가 들어왔기 때문에 우리 팀이 졌습니다.

◆ 손수호> 저렇게 큰 차이가 났죠. 8초나 차이가 나는 부진한 기록으로 패배를 했고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건데. 이게 다른 경기도 아니고 올림픽 본선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에 당시 해설자도 좀 비판을 했고요. 또 그 후에 김보름 선수의 TV 인터뷰 때문에 문제가 더 커졌습니다.

◇ 김현정> 그 김보름 선수의 TV 인터뷰가 결정적이었던 걸로 제가 기억해요. 내용이 어땠죠?

◆ 손수호> 경기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자신과 박지우 선수는 잘했는데 노선영 선수가 뒤처지는 바람에 졌다는 그런 뉘앙스로 들렸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서 약간 중간에 웃음을 띠는 게 있었는데 또 이게 막 비웃음 아니냐 막 여론이 그랬어요, 그때.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직후에 노선영 선수의 모습이 방송 화면에 나오면서 더 여론이 안 좋아졌죠.

◇ 김현정> 그때 노선영 선수는 바로 지금 사진으로 저희가 보여드리고 있습니다마는 한 쪽 구석에서 혼자 울고 있었던 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지금 화면으로 나옵니다마는 다른 선수는 노 선수 곁에 다가가서 위로하지 않고 오히려 그 네덜란드 출신이죠. 밥 데 용 당시 대표팀 코치가 홀로 위로하는 장면이 방송됐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이것도 약간 나중에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박지우 선수가 코치에게 노 선수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그래서 코치가 노 선수에게 다가가서 위로했다는 게 영상으로 확인됐어요, 이런 부분들. 하지만 그때는 우리나라 선수들은 위로하지 않고 코치만 위로하는 장면만 화제가 됐죠.

◇ 김현정> 기억이 나요. 그때 여론이 어땠냐면 김보름, 박지우는 노선영 선수를 쳐다보지도 않고 왕따시켰다, 이렇게 일파만파 그랬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따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또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을 박탈하고 빙상연맹 적폐를 해소하라 이런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도 올라왔죠.

◇ 김현정> 그래서 긴급 기자회견도 열렸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김보름 선수가 바로 다음 날 기자회견 열고 사과했습니다. 또 코칭 스태프도 경기 상황을 해명했는데요. 경기 중에 노 선수가 뒤처지는 사실을 우리가 알고 다른 선수들에게 전달하려 했지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서 이런 일이 생겼다. 또 경기 직후에 선수들이 서로 다가가지 않고 어색해 한 것도 지도자들이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 김현정> 사과하고 해명도 했는데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잘 생각해 보세요, 그 당시에. 그렇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기자회견 끝나자마자 노 선수가 방송 인터뷰를 통해서 반박을 한 건데요. 그런데 요약을 해 보면 첫째, 팀 경기였지만 함께 훈련한 적이 없다. 둘째, 훈련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았고 선수끼리 대화 나눈 적도 없다. 셋째, 경기 계획을 미리 정하지 않았고 내가 맨 뒤에서 해 본 것은 해 본 적이 없는 방식이었다.

◇ 김현정> 내가 맨 뒤에서 달리는 건 해 본 적이 없던 방식이었다?

◆ 손수호> 넷째, 김보름과 박지우 선수가 경기 막판 스퍼트에서 내가 쫓아갈 수 없게 만들었다. 결국 팀에서 따돌림 당했다는 이야기로 해석이 되는 것이죠.

◇ 김현정> 노선영 선수의 이 인터뷰를 보고 많이들 충격 받았었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김보름 선수는 당시 팀추월 외에도 개인 종목에 출전했거든요. 이게 매스스타트인데 며칠 후에 이제 우리나라 종목 역사상 첫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런데도 이제 위축된 표정이었고 또 눈물을 흘렸고 또 관중들을 향해 큰절을 했거든요. 하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매우 싸늘했죠. 그리고 올림픽이 끝난 후에 노 선수가 잇따라 방송에 출연해서 여러 가지 추가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노선영의 추가 폭로 내용은 무엇이었죠?

◆ 손수호> 팀추월 경기는 빙상연맹이 버리는 경기였다. 또 빙상연맹이 자신을 차별했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요약할 수 있겠는데요. 그러자 이제 다른 팀추월 동료 선수들 그리고 또 빙상연맹에 대한 비난이 더욱더 커졌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청와대 국민청원에 61만 명이 동의를 했고요.

◇ 김현정> 61만 명이?

◆ 손수호> 결국은 문체부가 감사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김보름, 박지우 자격 박탈하라는 청원에 61만 명이 동의를 했을 정도입니다. 문체부 감사 결과는 어땠습니까?

◆ 손수호> 이게 문체부의 감사 결과이지 수사 기관의 수사 결과이거나 법원의 최종 판단은 아니라는 것을 먼저 염두에 두시고요. 쟁점별로 보겠는데요. 우선 노 선수는 팀훈련이 없었다고 주장했잖아요. 반면 김 선수는 훈련 많이 했다고 반박을 했고. 감사 결과, 전반적으로 여자대표팀의 훈련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다만 선수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도 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이에요, 다르게 느낄 수 있다니?

◆ 손수호> 훈련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게 올림픽 직전에 두 달 동안 선수들이 개인 종목 국내 대회에 참가하면서 함께 팀 훈련 하기는 좀 어려웠다는 건데요. 특히 김보름 선수는 개인 종목. 매스스타트 훈련을 병행했기 때문에 팀추월 훈련에만 집중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노 선수가 팀추월 훈련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이다.

◇ 김현정> 노선영 선수가 문제제기한 다른 쟁점들도 있었잖아요. 내가 맨 뒤에서 뛰는 경기는 해 본 적도 없다. 이건 어땠어요?

◆ 손수호> 김 선수 측에서는 사전에 합의된 거라고 주장했지만 노 선수는 그게 아니라 경기 당일 즉흥적으로 결정된 거라고 반박했잖아요. 감사보고서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노선영 선수는 원래 2번 주자를 선호했지만 경기 전날 박지우 선수가 감독을 찾아가서 노선영 선수가 3번 주자인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감독은 그러면 선수들끼리 합의해서 정하라고 했지만 이후에 선수들 사이에 논의가 없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경기 당일 감독이 노선영 선수가 3번으로 타는 것에 대해서 의견을 물어봤지만 김보름, 노선영 선수는 왜 갑자기 그 얘기가 나왔지라고 이해를 못 한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노선영 선수는 그날 자신의 컨디션에 자신이 없어서 약간 망설였지만 다들 괜찮다고 하니까 또 책임감 때문에 3번 주자를 맡기로 결정했다는 겁니다.

◇ 김현정>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다, 문체부는 그렇게 본 거예요?

◆ 손수호> 이게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거죠. 원래 계획대로 한 건지 아니면 따돌림 당했기 때문에 마지막 3번 주자로 뛰었다는 건지 여기에 대해서 양쪽 주장이 엇갈리는 건데. 또 하나, 사실 이게 가장 궁금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노선영 선수가 뒤로 처진 이유가 뭐냐.

◇ 김현정> 그게 진짜로 왕따, 따돌림 당해서 그런 거냐, 이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고의로 두 선수가 노 선수를 따돌린 거냐 이 부분인데 문체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요.

◇ 김현정> 감사 결과는 고의 아니다로 결론났어요?

◆ 손수호> 네. 왜냐하면 노 선수가 뒤처진 그 마지막 2바퀴의 구간 속도. 다른 구간의 속도와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었다. 또 해외 경기에서도 이런 사례가 종종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왕따 문제는 아니라고 본 거군요, 감사에서는?

◆ 손수호> 그렇죠. 김보름 선수는 통상 뒤처지는 선수가 사인을 보내서 앞에 있는 선수에게 알려준다. 그런데 당시에 노선영 선수가 아무런 사인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뒤처지는 걸 몰랐다고 설명을 한 거고요.

◇ 김현정> 나는 이제 앞에 가고 있으니까 뒤에서 신호를 보내야 되는데 그런 게 없었기 때문에 몰랐다?

◆ 손수호> 반면 노선영 선수는 이렇게 반발합니다. 문체부 감사 이 측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 당시 김보름과 박지우가 나를 무시하고 경기한 게 맞다. 내가 신호를 보낼 틈도 없이 두 사람이 치고 나간 것이다라고 주장을 했는데요. 또 근거가 있습니다. 2014년 올림픽에서도 3번 주자가 뒤처지는 일이 있었는데 그때는 김보름 선수가 속도를 줄이고 뒤를 돌아보면서 대처했다. 그런데 평창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그대로 치고 나갔다는 주장이죠.

◇ 김현정> 그러니까 감사 결과가 나왔는데도 양측의 해석은 여전히 부딪치는 상황.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그 이후에 어떻게 된 거예요?

◆ 손수호> 이게 문체부 감사 결과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김보름 선수나 박지우 선수나 또는 코칭 스태프의 구체적인 잘못이 드러나지는 않은 거잖아요.

◇ 김현정> 감사 결과에는 없어요.

◆ 손수호> 그래서 이 선수들이 정신적인 상처를 받았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공식적인 후속 조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약 2년쯤 지난 작년 12월에 김보름 선수가 노선영 선수를 상대로 2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를 제기한 거죠.

◇ 김현정> 여기까지 여러분 진행된 겁니다. 그러니까 그때 왕따 논란이 있었고 감사가 있었고 감사 결과는 이제 문제가 없었다, 고의 아니었다, 이렇게 결론났는데 2년 후에 바로 최근에 왜 김보름 선수는 소를 제기했는가.

◆ 손수호> 손해를 입었다는 건데 그럼 그 손해의 원인이 무엇이냐. 왕따 주행이 없었음에도 노선영 선수가 허위 인터뷰를 해서 논란이 커졌고 그로 인해서 본인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입니다. 엄청난 비난을 받아서 오랫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피해를 호소한 건데요. 또 당시 올림픽 즈음에 여러 건의 광고계약 논의가 진행 중이었대요. 그런데 노선영 선수의 그러한 인터뷰 등으로 인해서 평판이 훼손되고 결국은 계약이 무산됐다.

◇ 김현정> 정신적, 금전적 피해를 받았다?

◆ 손수호> 게다가 노선영 선수가 자주 욕설과 폭언을 했고 자신을 괴롭혔고 또 코치진에게 반발하는 등 팀 분위기를 해친 것은 오히려 노선영 선수라는 주장인데요.

◇ 김현정> 오히려?

◆ 손수호> 노선영 선수도 당연히 반박합니다. 허위 인터뷰한 적 없다. 폭언이나 괴롭힘도 사실이 아니다. 또 문제의 경기 이후에 김보름 선수가 피해를 입었다 하더라도 내가 그 피해를 만든 것은 아니다. 또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내용 등으로 이제 반박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쪽에서는 나는 괴롭힘을 당했다고 하고 한쪽에서는 안 당했다고 하고 양측 주장이 완전 다른데 그러면 김보름 선수는 지금 노선영 선수가 없는 말 지어냈다. 이런 입장이에요?

◆ 손수호> 그렇게 요약할 수 있겠죠. 노 선수가 자신의 경기력 때문에 질타 받을 것을 우려해서 그 화살을 김보름 선수에게 돌린 것이고 또 경기 다음 날 노선영 선수 인터뷰는 내용 전체가 거짓이라는 그런 취지로 이해가 됩니다. 그러면서 이제 자료도 제출했어요.

◇ 김현정> 어떤 자료요?

◆ 손수호> 한 번도 함께 훈련한 적 없다는 것에 대한 반박 증거로 주간훈련계획서를 제출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당시 선수단이 마지막 두 달 동안 네 차례 함께 훈련을 한 기록이 있어요.

◇ 김현정> 그런데 훈련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주장은요?

◆ 손수호> 경기 전 날 웃으면서 대화도 나눴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노선영 선수가 다가와서 어깨동무도 하고 대화를 했다 이렇게 반박을 하면서 이거를 증명할 사진과 동영상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거든요.

◇ 김현정> 찍어놓은 게 있군요?

◆ 손수호> 여기에 대해서 노 선수는 이렇게 반박을 합니다. 이 사진 연출된 거다.

◇ 김현정> 연출된 거다?

◆ 손수호> 평소에 팔짱을 끼지도 않던 박지우 선수가 갑자기 와서 팔짱을 꼈는데 그 순간 사진이 찍힌 것이다. 이거 미리 짜고 사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

◇ 김현정> 지금 저 사진인가요? 저희가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보여드리고 있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굉장히 다정해 보이는데 저건.

◆ 손수호> 그리고 노 선수가 이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빙상연맹의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도 하고요. 또 심지어 소송 자체를 빙상연맹이 주도하고 있고 오히려 김보름 선수는 연맹을 대리해서 나온 것 아니냐 의혹도 제기하고 있거든요. 물론 연맹과 김보름 선수 측은 이러한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분위기가 좋았는지 나빴는지는 개인이 느끼는 굉장히 주관적인 부분이잖아요. 양쪽 얘기가 완전 다른 거네요. 또 다른 건?

◆ 손수호> 노선영 선수가 3번 주자로 달리게 된 상황도 중요하잖아요. 김보름 선수는 노선영이 최종적으로 합의해서 이렇게 그렇게 한 건데 이거를 왕따로 몰아간다고 주장을 하고요. 반면 노 선수 측은 이거 미리 정한 게 아니라 경기 당일 즉흥적으로 순번을 정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누가 거절할 수 있겠느냐. 상황상 거절할 수 없었던 것이다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것도 그러니까 당시 상황에 대한 해석의 문제가 되겠네요. 왜냐하면 무슨 계약서 써놓고 도장 찍어, 이런 게 아니니까.

◆ 손수호> 그렇죠. 진실은 당사자들만 알 수 있겠죠. 그리고 법원 판단이 곧 나올 테니까 그것도 기다려봐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객관적인 진실이 존재할지라도 당사자들이 각자 느낀 자신만의 진실이 또 있을 수 있어요. 이게 그 후에 시간이 상당 부분 지났거든요. 그렇다면 자신의 생각이 진실처럼 굳어질 수가 있는 것이고요. 외부의 제3자가 지금 상황에서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 판단하기는 참 아직은 이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저는 하여튼 이 사건이 참 안타까워요. 이 젊은 선수들, 정말 인생을 걸고 운동을 했던 이 선수들이 왜 이런 일에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고생을 해야 하는가.

◆ 손수호> 두 선수 모두 피해자입니다. 일단은. 왜냐하면 그날 이후 두 선수 모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어요. 이번 소송을 제기한 원고 김보름 선수뿐만 아니라 피고 노선영 선수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거든요. 빙상연맹에게 밉보이고 이제 스케이트 타는 일 자체를 할 수 없게 됐다. 심지어 개명까지 고민했다는 말을 했는데요.

또 지금 시점에 꼭 한 번 되돌아볼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은 조금 침착해진 것 같거든요. 하지만 당시에 냄비처럼 들끓은 여론. 언론도 반성해야 됩니다. 냉정하게 따지지 않고 여론에 편승해서 논란을 부축이고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정치인, 방송인 얼마나 많습니까? 이거 이 일을 방송 소재로 접근한 방송사도 반성해야 되고 또 당시에 분노한 것처럼, 정의로운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게임처럼 즐기고 소비한 대중 역시 반성해야 합니다.

진실이 그렇게 쉽게 즉각적으로 판단 가능하지 않아요. 이 사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김보름, 노선영 선수 학교 선후배거든요. 엄청나게 노력해서 국가대표 됐고요. 같이 운동했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지금 법정에서 다투고 있네요. 안타깝고요. 우리 모두 섣부르게 판단해서 지금 시점에 또 다른 누군가를 욕하지 말고 이번에는 침착하게 판결을 기다려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탐정 손수호 오늘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경기 이후에 벌어진 일들. 그리고 최근 벌어지고 있는 재판까지 짚어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손수호>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