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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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영권 (피아노 조율사)

출장 잦은 직업, 전국 맛집 다니게 돼
블로그 글 올리기 시작..맛집 3000개
'맛집 소개' 중국집, 경양식집 2권 출간
냉동식품 발달로 경양식 맛집 줄어
첫인상? "친절함, 스프맛을 보면 안다"
조율할 때도 음식을 만들듯..공통점
여러분, 달짝지근한 갈색 소스가 뿌려진 돈가스, 비후가스, 함박스테이크. 여기에 곁들여진 따뜻하고 노란 수프, 빵 하면 어디가 떠오르세요. 백신 얘기하다 갑자기 이런 얘기하니까 좀 이상하죠? 추억의 경양식집 얘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정통 경양식 집은 많이 사라지지 않았나 싶은데 웬걸요. 우리나라의 경양식 맛집을 소개한 책이 한 권 나와서 화제입니다. 이 책은 마치 허영만의 만화 식객처럼 드라마가 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식객의 허영만 씨는 만화가였다면 이 책의 저자는 직업이 피아노 조율사입니다. 아니, 어떻게 하다가 피아노 조율사가 전국의 경양식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책까지 내게 되셨는지 오늘 금요일 화제의 인터뷰에서 좀 편안한 마음으로 이분을 만나보죠. 책 <경양식 집에서>의 저자 조영권 씨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 조영권>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안녕하세요. 이 책을 쓰신 분인 거죠?
◆ 조영권>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지금 제 뒤로 그랜드 피아노 한 대 있는데 저런 피아노들 조율하시는 조율사?
◆ 조영권>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지금 제가 보니까 경양식집에서라는 책 전에도 중국 음식점으로도 또 책 한 권을 내셨더라고요.
◆ 조영권> 그게 외식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이제 찾아 식사하는 비중이 높은 음식들이 중국집이나 기사식당도 있고 경양식 집도 있고 그런 거죠. 그러다 보니까 그게 쌓여서 그렇게 책으로 출간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피아노 조율사 일을 하시는데 사시는 지역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전국으로 출장 다니시면서 맛집을 들르기 시작하신 거예요?
◆ 조영권> 그렇죠. 이제 저희가 어떤 지역에서만 근무하는 게 아니고요. 전국적으로 다양한 지역을 다니다 보니까. 또 만나는 식당들도 전국에 또 산재해 있고. 그것들이 또 경험으로 쌓이는 거죠.
◇ 김현정> 그래서 처음부터 책을 쓰겠다 하고 달려드신 건 아닐 테고.
◆ 조영권> 그런 건 아니고요. 저희가 SNS를 통해서 공유를 하다 보니까 그게 이제 한 10년 정도 쌓이다 보니까 이제 여러 곳에서 요청도 있었고 하다 보니까 개인적으로 또 한 번 정도 해야 되겠다 싶어서 우연히 또 그렇게 책을 내게 된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개인 블로그 같은 데다가 글을 올리신 거죠? 맛집 소개글. 10년이면 그러면 맛집 소개글을 몇 편이나 쓰신 거예요?
◆ 조영권> 대충 한 3000개 되지 않을까 싶은데.
◇ 김현정> 3000개의 맛집을. 와, 그러면 어디 지역으로 출장을 가면 간 김에 최대한 이 집 저 집 다 맛 보고 오시겠네요?
◆ 조영권> 그런데 그 식사하는 양이 제한이 돼 있잖아요.
◇ 김현정> 위의 크기가.(웃음)
◆ 조영권> 그렇죠. 그래서 업무 시작하기 전에 도착을 해서 먹는 경우도 있고요. 또 끝나고 나서 또 먹고 오는 경우도 있고. 그렇게까지는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최대한 많이 드셨던 게 한 지역에서?
◆ 조영권> 그거는 여행을 가게 되면 한 세 네 군데까지는 갈 수가 있는데. 그런데 한 곳에서 많이 먹지는 않고요. 양을 적게 달라고 해서 먹죠.
◇ 김현정> 그렇게 다녔던 식당 중에 이제 첫 번째 책이 중국집을 엮어서 내신 거고 이번이 경양식 맛집입니다. 아니, 왜 경양식을 꼽으셨어요? 사실 요즘은 어디 경양식 집 찾기 쉽지 않은데.
◆ 조영권> 저희 어렸을 때 외식 문화가 지금처럼 그렇게 다양하지는 않았어요.
◇ 김현정> 그렇죠.
◆ 조영권> 무슨 가든 회관 해서 갈빗집이 있었고 그다음에 중국집하고 경양식 집이 있었는데 사실 갈빗집은 제가 가본 경험이 거의 없고요. 어렸을 때.
◇ 김현정> 비싸죠. 갈빗집은, 예나 지금이나.
◆ 조영권> 중국집하고 경양식집 책을 우연히 두 권 출간하게 됐는데 특히 이 경양식 문화는 점점 사라지는 문화라 이거를 한번 좀 이야기로 다루고 싶었고요. 또 외근하면서 또 식사로 즐기는 비중도 어느 정도 이 경양식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이렇게 출간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경양식집은 가성비가 좋잖아요.
◆ 조영권> 그렇습니다. 이게 백반집에서 식사하는 것하고 가격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데 앞에 나오는 에피타이저, 본식, 후식까지 해서 코스로 여유스럽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식문화죠, 이게.
◇ 김현정> 그런 식문화죠. 가성비 좋은 코스문화. 그런데 이게 왜 사라지기 시작했나요?
◆ 조영권> 그게 제 생각에 냉동식품이 발달을 하면서 이제 분식집이라든지 가정집에서라든지 얼마든지 쉽게 조리할 수가 있는 음식들이 되었고.
◇ 김현정> 그렇죠.
◆ 조영권> 유통이 이제 편리하게 되다 보니까 프랜차이즈 이런 것들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사실 경양식 집은 예전에 생각해 보면 호텔에서 조리하시던 조리사들이 나와서 정말 혼을 담아서 자기 집 차려서 혼을 담아서 조리하고 그러셨던 분들이 하시던 거 맞죠?
◆ 조영권> 맞습니다. 이제 올림픽 전후로 해서 많이 그게 보급이 되기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경양식집에 들어가서 이것만 딱 보면 맛집인지 아닌지 안다 하는 그런 조율사님만의 뭐가 있습니까?
◆ 조영권> 경양식집에서 맛집이다. 일단 제가 그 판단하는 기준이 저한테 있는 걸로 이제 단정을 한다면 일단 그 접객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고요.
◇ 김현정> 접객, 서비스하는 태도.
◆ 조영권> 그다음에 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많이 가지고 계시는 사장님들이 계세요. 그런 데 보면 취향에도 잘 맞고.
◇ 김현정> 스프 맛을 보면 딱 아신다면서요?
◆ 조영권> 스프는 이제 요즘에는 너무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까 제품을 사용하는 데가 많죠.
◇ 김현정> 기성품을.
◆ 조영권> 그런데 직접 만드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인천에도 몇 군데 있고요.
◇ 김현정> 직접 스프부터 만드는 집?
◆ 조영권> 그렇죠. 이게 버터하고 밀가루를 볶아서 시작하는 건데 그게 손이 굉장히 많이 가거든요.
◇ 김현정> 많이 가죠, 많이 가죠. 그러면 딱 수프를 먹었는데 이게 기성품이 아니라 이 집에서 만들었구나 하면 수프를 만들 정도의 집이라면 이 음식이 얼마나 정성이 들어간 음식일까 이걸 알 수 있는 거네요.
◆ 조영권> 그렇죠. 그 자부심을 갖고 그렇게 내는 음식점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전국의 경양식 맛집 중에 원픽. 딱 하나만 꼽으라면, 이거는 사실은 개인 식당이니까 이거는 뭐 큰 문제가 되는 홍보는 아닐 것 같아요. 하나만 맛집을 꼽아주신다면?
◆ 조영권> 아, 상호를 얘기해도 됩니까?
◇ 김현정> 될 것 같습니다.
◆ 조영권> 일단 수원 케냐를 언급을 해야 될 것 같은데.
◇ 김현정> 수원의 케냐.
◆ 조영권> 이게 팔달공원 중턱에 있는 곳이에요. 큰 통창으로 내려다보이는 수원 시내를 보는 경치도 좋고요. 그런데 거기 여사장님이 굉장히 친절하세요. 제가 가본 경양식집 중에서 가장 친절한 곳.
◇ 김현정> 역시 주인장이 친절하셔야 돼요.
◆ 조영권> 맞습니다.
◇ 김현정> 돈가스 맛도 좋고.
◆ 조영권> 네, 그리고 이제 거기 이제 케냐에서 사시다가 오신 분들이라 커피를 로스팅해서 주시는데 후식으로 그 커피를 마시기에는 굉장히 가분하죠.
◇ 김현정> 아우, 저거구나. 저 돈가스구나. 저 저런 돈가스 좋아하는데. 경양식 집 돈가스 있잖아요. 경양식 집 비후가스 이렇게 우리 옛날에.
◆ 조영권> 네, 생선가스도 있고요.
◇ 김현정> 생선가스. 그래요. 그래요. 우리 조율사님, 피아노 조율 28년. 맛집 탐방도 28년. 피아노 조율과 음식 사이에 공통점이 있습니까?
◆ 조영권> 그거를 공통점을 찾기보다는 그 조율할 때 마치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연주자의 취향에 따라서 굉장히 그 음색도 만들어야 되고 터치감도 조정을 해야 되는데 그런 점이 좀 비슷하지 않을까.
◇ 김현정> 음식을 다루는 셰프처럼 피아노 조율사도 음을 조율하시는 분이니까.
◆ 조영권> 그렇죠. 그 점이 좀 닮은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네요. 사실은 조율사도 손끝으로 장인정신으로 만들어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 조영권>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지금 이런 질문이 하나 청취자한테 들어왔는데 전국으로 출장 다니면서 드시는 거면 이제 혼자 드시는 혼밥일 텐데.
◆ 조영권> 그렇죠.
◇ 김현정> 혼밥을 맛있게 하는 비법도 있느냐. 맛있게 혼밥 하는 법?
◆ 조영권> 제가 이제 식사시간을 가능한 피해요. 손님들이 많으면 아무래도 이제 음식을 한꺼번에 빨리 빨리 조리를 해야 되니까 그런 걸 좀 피하는 편이고요. 그래서 좀 한가한 시간에 식당을 자주 갑니다. 그러다 보면 음식 만드는 사장님하고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요.
◇ 김현정> 사장님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밥을 먹어라? 그거 쉬운 일 아닌데.
◆ 조영권> 그러다 보니까 식사시간을 피해서 좀 피해서 많이 한가한 시간을 찾아가는 편이죠.
◇ 김현정> 다음 책은 어떤 음식을 준비하고 계세요?
◆ 조영권> 그거는 아직 생각을 해 보지는 않았는데 만약에 하게 되면 한식 쪽으로 한번 해 보고 싶긴 합니다마는.
◇ 김현정> 한식.
◆ 조영권> 아직 결정된 건 없습니다.
◇ 김현정> 한식집. 조영권 조율사가 찾아간 전국의 한식집 이것도 기대가. 이 책이 또 드라마도 된다면서요?
◆ 조영권> 이제 제 일상이 그 피아노 조율하러 가서 잔잔한 이제 어떤 에피소드들이 생기는 거고요. 그다음에 음식점을 찾아가지 않습니까? 이런 곳들을 각색을 해서 드라마로 지금 만들 예정이거든요.
◇ 김현정> 와. 그래요. 그래요. 피아노 조율사가 맛의 조율사가 된 듯한 느낌. 꿈이 있다면?
◆ 조영권> 일단은 지금 하는 일이 피아노 조율이니까 좀 건강해서 오랫동안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래야지만 또 다양한 식당을 또 경험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오랫동안 좀 일을 하고 싶고요.
◇ 김현정> 책은 몇 권 내실 생각이세요?
◆ 조영권> 그거는 아직 모르겠습니다.(웃음)
◇ 김현정> 굉장히 맛깔나게 글을 재미있게 잘 쓰셨더라고요. 저는 한식집에 이어서 모든 종류의 음식집을 쭉 섭렵해 주시기를 기대하면서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영권> 감사합니다.
◇ 김현정> 출장의 맛을 기록하는 피아노 조율사 조영권 씨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