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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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근도 (해양환경정화선 씨클린호 선장)

바다에서 수거하는 쓰레기, 年12만톤
폐냉장고도 한달에 2-3개씩 건져내
요가매트·플라스틱 의자..지뢰도 나와
쓰레기에 바다생물은 물론 인간도 위험
여러분, 여름휴가들 다 다녀오셨습니까? 혹시 조용한 바닷가에 가서 힐링하고 오신 분들, 어떠셨어요? 파란 바다가 평화롭고 깨끗해 보였죠? 그런데 그 바다 밑에 냉장고가 있다, 장롱이 있다. 이러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으실 겁니다. 실제로 심심치 않게 이런 물건들이 바다 밑에서 건져 올려진다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바다를 청소하는 배, 씨클린호의 선장 한 분 만나보겠습니다. 김근도 선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선장님, 안녕하세요.
◆ 김근도> 네, 안녕하세요. 씨클린호 선장 김근도입니다.
◇ 김현정> 네, 오늘은 출항하시기 전입니까?
◆ 김근도> 네, 아직 출항 전이고요. 출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세요. 오늘도 출항을 하시는 겁니까?
◆ 김근도> 네, 오늘도 만선을 위해서 출항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나저나 선원들하고 출항하시기 전에 항상 외치시는 구호가 있다면서요?
◆ 김근도> 네, 저희도 오늘도 선원들 건강과 안전을 위하면서 오늘도 쓰레기 만선을 위해서 출항하자고 그렇게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오늘도 만선하자?
◆ 김근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성경에 사람을 낚는 어부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 선장님은 쓰레기 낚는 어부, 더 귀한 일을 하시네요.
◆ 김근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바다를 청소하는 배가 전국에 총 몇 척이나 됩니까?
◆ 김근도> 전국 각 지자체는 아마 다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자체마다 다 가지고 운행을 각각 하는군요.
◆ 김근도> 네네.
◇ 김현정> 제일 궁금한 것은 쓰레기가 도대체 얼마나 나옵니까?
◆ 김근도> 한 해에 전국적으로 12만 톤 정도로 저희들이 보고를 받고 있고요. 주로 12만 톤이라는 쓰레기는 보면 로프라든지 폐스티로폼과 어망. 여름 장마철 되면 한강에서 유입되는 초목류하고 각종 생활쓰레기를 주로 이루고 있습니다. 폐냉장고, 심지어는 뭐 북한에서 얇은 비닐로 된 전단지나 목함 지뢰까지도 떠내려 오는 걸 기억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낚시하다가 버린 장비라든지 그런 이런 거는 이해가 되는데 냉장고가 거기서 왜 나옵니까?
◆ 김근도> 냉장고는 아마도 생각하기로는 어선들이 보면 전기가 잘 안 들어오잖아요. 육상같이 냉장고를 설치하는 게 없어요. 아마 그거를 뒤에다가 그냥 놓고 아이스박스용으로 아마 얼음을 채워서 사용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 그러다가 버려요 그냥 바다에?
◆ 김근도> 그러다가 오래 되면 버리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아마도 육상에서 아마 몰래 뭐 폐기하는 분들도 있겠죠. 그런 걸로 해서 바다로 떠다니는 거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육지에서 왜 폐가전 처리하려면 이게 수수료를 내야 되거든요. 그거 몇 만 원 아끼려고 바다에다 갖다 버린다고요? 냉장고를.
◆ 김근도> 아마 그러니까 해상에서 떠다니겠죠?
◇ 김현정> 세상에. 그러니까 그게 아주 드문 일이 아니라 가끔 있나 보죠?
◆ 김근도> 네, 이게 뭐 저희가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건져 올립니다.
◇ 김현정> 한 달에 2, 3건씩 건져 올리세요? 씨클린호에서만?
◆ 김근도> 냉장고는 자주 보는 류의 쓰레기입니다.
◇ 김현정> 저는 이게 기가 막히는데 그러면 살다 살다가 참 별 게 다 나오네 싶은 게 또 어떤 거 만나셨어요?
◆ 김근도> 플라스틱 의자라든지 이런 것은 육상에서 주로 사용되는데.
◇ 김현정> 의자요? 의자?
◆ 김근도> 네, 피서 때 우리가 보면 간이용 의자, 그런 것도 떠다니고.
◇ 김현정> 무슨 별주부전에 쓰는 의자도 아니고 거기서 의자가 왜 나옵니까? 또요.
◆ 김근도> 우리가 운동할 때 쓰는 카펫이라든지.
◇ 김현정> 요가매트 같은 거요?
◆ 김근도> 네, 요가매트 같은 그런 거. 지난번에는 작업용으로 사용하는 각목이 200여 개가 바다에 막 떠밀려서 그걸 우리가 수거하는 데 1시간 정도 소요된 적도 있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기가 막히네요. 참 이제 비양심이다, 그런 걸 왜 거기다 갖다 버리나, 이런 생각이 우선 들고 또 그냥 욕만 하고 넘어갈 게 아닌 게 이런 쓰레기들 때문에 해양에 사는 동물들은 목숨을 위태로워진다면서요?
◆ 김근도> 네, 심지어는 뭐 물고기들이 그런 걸 먹고 사체도 보이는 정도도 있고요. 최근에 아주 그냥 굵은 로프, 20m 넘는 로프를 한 번 수거를 한 적도 있습니다.
◇ 김현정> 20m가 넘는 굵은 로프를 바다에 버리고 간다고요? 그러면 거기에 이제 해양 동물들이 걸려들면 그냥 늪처럼 빠져들면서 그냥 목숨 잃는 거잖아요.
◆ 김근도> 네, 그렇죠 뭐.
◇ 김현정> 해양 동물뿐이 아니라 결국 생태 피라미드 최정점에는 우리 인간들이 있는 건데 우리 인간들도 이 동물들이 먹은 미세 플라스틱을 먹고 우리도 위험해지는 거 아닌가요, 결국은?
◆ 김근도> 그렇죠. 결국은 저희 식단에 올라온다고 봐야죠. 미세 플라스탁이라는 게 저희 육안으로 식별도 가능하지도 않고요. 이거는 뭐 현미경이나 이런 걸 봐야만 볼 수 있는 건데 저희가 1년에 두 번씩 보건환경연구소를 통해서 그 미세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 그 미세 플라스틱도 수거작업이 가능한가요?
◆ 김근도> 그걸 조사하는 거죠.
◇ 김현정> 조사.
◆ 김근도> 부유 물체를 띄워서 해상에서 이렇게 우리가 항해를 하면서 수거를 해서 다시 연구소 가져가서 아마 조사를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 그러니까 얼마나 미세 플라스틱이 있는지 조사하고 분석은 하지만 그걸 걷어내는 제거 작업은 불가능한 거고요.
◆ 김근도>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 김근도> 바다에 어마어마하니까요. 어떤 식으로 작업을 앞으로 연구가 돼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눈에 보이는 쓰레기는 씨클린호가 부지런히 치운다지만 이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더 심각한 해양의 무법자인데요. 아무튼 선장님 귀한일 하십니다. 저도 학창시절에 쓰레기 줍는 봉사활동. 그때는 그런 게 많았어요. 80년대에는 왜 그렇게 길거리에 쓰레기가 많았는지 그거 아이들하고 줍고 오면 뿌듯하고 보람되고 그랬던 기억이 나는데 선장님도 그런 보람으로 일을 하고 계시긴 하겠지만 체력적으로 힘이 많이 들기는 하시죠?
◆ 김근도> 네, 저희들이 지금 연안 쓰레기를 수거할 때는 뭐 그냥 열심히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서 수거를 하지만 무인도 쓰레기 같은 경우에는 접안 시설도 없는데 직원들이 한 세 분이 상륙을 해서 마땅한 쉴 만한 공간도 없어요. 그냥 땡볕에서 쓰레기 수거를 하다 보면 땀이 그냥 비 오듯이 나고 그러다 보면 와서 몸무게가 1, 2kg가 빠지는 걸로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이고, 고생하세요. 고생하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람과 사명감으로 일하고 계시는 분들, 응원하고요. 안전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고, 힘내 주십시오. 오늘 고맙습니다.
◆ 김근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해양환경정화선 씨클린호의 김근도 선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