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들 단골이었던 명동의 어느 주점
아마 내가 좋아하는 박인환도 갔었다는
이름을 말하면 다 아는
어느 탤런트 어머니가 주인이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아들이 외상장부를 떠들어보니
문인들은 이름 대신
안경잡이 얼마
턱수염 얼마
빵모자 얼마
이런 식으로 적혀있더라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는 누가 누군지 모르니
아들이 외상장부를 들고 다니며
외상값을 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결국 아들이 잘된 이유가
이런 어머니의 인심 장부였다는 것이다
공광규 시인의 <인심 장부>
베풀 땐 바라지 않아야 해요.
그것이 무엇이든 내 손을 떠났다면
원래 내 것이 아니었던 거라 여기고
까맣게 잊는 것이 좋지요.
단지 평판이 아닌
내 삶을 살찌우기 위해서.
인심은 내 마음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최고의 투자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