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16 (월) 떡 방앗간 이야기
저녁스케치
2026.02.16
조회 192


대목 밑이면 호떡집 불나듯
불티나던 떡 방앗간,
한 살 더 먹는 설날이 신나서
방앗간 심부름은 매번 내 몫이었다

요술처럼 술술술 뽑아내며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던 떡 가닥들,
그걸로 떡국 해 먹으면 어서 어른이 될 것만 같아서
방앗간 줄이 십 리처럼 늘어져 있어도 마냥 좋기만 했다

그 후로도
그 떡쌀의 끊임없는 요술 덕에
나잇살은 이만큼이나 소복해졌다
이젠 아닌데, 이젠 그만 소복하고 싶은데
그땐 왜 그리 어른이 되고 싶던지

뽀드득 눈길 밟으며
세배길 나서던 꼬까옷 동심은
저 하늘 연처럼 날아갔어도

아무튼 대목 밑 방앗간처럼
후끈하게 불티날 데가 많아진다면
줄 서는 일이 그처럼만 즐겁다면
삼백육십오일이 살맛 나는 매일이겠네.

박미리 시인의 <떡 방앗간 이야기>

새해엔 설날을 기다리듯
설렘이 가득했으면 합니다.
설 대목의 떡방앗간처럼
좋은 일이 줄을 섰으면 하고,
기다란 가래떡처럼
하는 일마다 술술 풀렸으면 합니다.
그리고 맑고 뽀얀 떡국을 닮은
삼백예순다섯 개의 새 희망이
우리 마음에 소복이 담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