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18 (화) 은행잎과 빗자루
저녁스케치
20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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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시인에게
노란 잎은
하늘이 흘려보낸 금빛 편지였지만,
아스팔트 위의 미화원에겐
끝없이 쏟아지는 땀방울,
허공에 젖은 한숨이었다.
같은 나무에서 떨어진 잎,
누군가에겐 노래가 되고
누군가에겐 짐이 되었다.
아이들 웃음이 바람처럼 스칠 때
그는 알았다.
은행잎은 쓰레기도, 시도 아닌,
흘러가는 계절이 남긴
시간의 흔적이라는 것을.
박성환 시인의 <은행잎과 빗자루>
누군가에게 낭만인 낙엽이
다른 이에겐 고생이 되는 것처럼,
오늘 하루 역시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시간일 수도
조금만 더 붙잡고 싶은 시간일 수도 있을 테지요.
저마다의 오늘이 바람에 휘날리는 낙엽처럼
힘없이 고개를 떨구는 씁쓸한 저녁.
모든 낙엽이 새봄의 밑거름이 되듯,
저문 오늘이 새 희망의 씨앗이 되어주길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