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15 (토) 너를 위해 비워 둔 의자
저녁스케치
202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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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이 하도 오래어서
몸의 구석구석에 녹이 슬기 시작한다
가늠할 수 없는 적막 깊이
이룰 수 없는 꿈 부스러기들
빈 가슴 가득히 쌓인 먼지를
그리고
낙엽이 쌓여가는 공원 한 구석을
지키고 있는 빛바랜 벤치를
어찌 다 기억하겠는가만
마음에도 이제 해가 질 때가 된 것인지
풀벌레가 서러움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하루하루를 늘상 구름으로 흐르면서
어찌 어둠이 앉았다 떠난 자리
지친 별빛을 다 헤아릴 수 있을까마는
누군가 어두운 가슴에 횃불을 켜드는
손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
타다가 꺼져버린 숨 막히는 순간에도
늘 그댈 위해 남겨 둔 빈자리 하나
돌아오라고, 언제까지나 가슴 한켠에
너를 위해 비워 둔 의자 하나 있다
이복현 시인의 <너를 위해 비워 둔 의자>
아무리 힘겨워도 우리,
마음 한켠에 누군가 쉬어갈 수 있는
자그마한 빈자리를 마련해 두었으면 해요.
가능한 따스한 심장과 가까운 곳에...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마음의 온기가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말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