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6 (수) 길 찾기
저녁스케치
202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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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 너머 낯선 가게들
잠시 눈감은 사이에
내릴 정류장을 지나쳤나
인터넷 지도로 확인한다
버스의 노선과 파란 점의 위치를

나는 길 잃지 않았다
인터넷 지도에 따르면
이 길은 내가 아는 길
매일 같이 지나는 왕복 4차로

거기서 나는 흰색과 붉은색 보도블록의 배열을 배웠고
넘어져 뒹굴며 무릎으로 손바닥으로 아스팔트를 읽었는데

보도블록의 배열이 다르다
아스팔트의 굴곡이 다르다

인터넷 지도를 확인한다
버스가 정거장 몇 개를 지나는 사이
파란 점은 아직도 아까 그 길에 있다

멀리 손 뻗어 손바닥의 살점 패인 자리를 보면
핏기와 죽은 피부의 흰빛이 구분되지 않는데

하차 벨 소리가 울린다
흰 버튼 위로 붉은 등이 들어와 있다
뒷좌석 사람이 내 뻗은 팔을 보고
대신 눌러 주었다며 손짓한다

버스에서 내려 아스팔트를 만져본다
인터넷 지도를 확인하지 않아도
이 길은 내가 아는 길이거나
거기로 이어지는 길
걷다 보면 낯익은 가게들도 보일 것이다

김진환 시인의 <길 찾기>

어느 날 문득
잘 살고 있는 걸까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의문이 들 때가 있어요.

지나온 길을 돌아 보고 또 봐도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는 그런 날 말예요.
하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야 해요.

그대 마음이 삶의 방향을 기억하고 있으니까.
노력은 절대 그댈 배신하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