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고
머무르는 것이
바람의 무늬다.
오늘도
젖은 물에는
바람이 머물고 흐르듯이
생겼다 지워졌다 한다.
그 많은 무늬들이
외로운 생애가
울다가 웃다가 밉다가 곱다가
돛단배로 흔들리듯
사람이 살아가는 것도
다 바람에 흔들리는 무늬다.
박태진 시인의 <물의 무늬가 바람이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엔 흔적이 남습니다.
바위를 깎고, 나무를 춤추게 하고,
무형의 물 위에도 잔잔한 무늬를 남기죠.
살다가 거친 인생의 바람을 만나거든
맞서지 말고 그냥 흐르게 두세요.
바람에 흔들흔들 휘청이는 동안
마음엔 고운 삶의 무늬가 새겨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