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1 (토) 다행한 일
저녁스케치
2025.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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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에서 나 하나 잘한 일이 있다면
고요한 견딤으로 기다릴 줄 알았단 것
이윽히 나비 날갯짓 바라볼 줄 알았던 것

바람 지난 자리에서 꽃잎 가만할 때까지
여윈 겨울나무에 여린 꽃눈 돋기까지
멍 그늘 짙은 숲속에선
가만 손등 감싼 것도

금빛 햇살 자란자란 물무늬 이는 강변
드러난 나무 밑동 위 낙엽을 덮어주며
갈대의 겨운 속울음 춤이 되는 걸 바라보네

별들의 불면 곁에서 선잠을 자다 깬 듯
이 생에서 나 무엇도 이룬 것 하나 없지만
고요히 바라보는 행복
알게 된 일 참, 다행이네

류미야 시인의 <다행한 일>

거창한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해도
잔잔한 물결처럼 무탈한 삶이,
별것 아닌 기쁨에 행복한 오늘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릅니다.
소박하지만 꽉 찬 이 행복은
열심히, 부지런히 살면서 얻은
자긍심이자 보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