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14 (토) 동그라미의 사랑
저녁스케치
2025.06.14
조회 209


동그라미처럼 살고 싶습니다.
온 세상을 품고 있는 지구처럼
처음 편안함이란 걸 느꼈었던
엄마의 뱃속처럼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전 네모처럼 살고 있습니다.
상처받을까
네 모퉁이를 날카롭게 세워
누구보다 강한 척
누구보다 독한 척
내 안에 누구도 들어오지
못 하게 하고 있습니다.

힘이 듭니다.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세상이, 사랑도,
이별도, 미래도
하지만 그 속에서 살아야 하는
나이기에 네모가 아닌
동그라미처럼 살고 싶습니다.

정효원 시인의 <동그라미의 사랑>

센 척, 강한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우리, 그러지 말아요.

성격도 말도 점점 뾰족해지고,
모난 사람으로 오해받는 거 원치 않잖아요.

있는 그대로, 둥글둥글 순둥순둥하게
조금 손해 본다는 마음으로 살아요.

부딪히면 마음을 콕 찌르는 네모가 아닌
상처 없이 튕겨 나가는 동그라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