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1 (목) 꽃보다 봄
저녁스케치
202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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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먼저 봄을 기다렸습니다.
꽃이 피기도 전에
아파오는 봄을 사랑하였습니다.

꽃가지 흔들며 오는 봄
꽃향기 날리며 가는 봄 모두
꽃보다 봄을 사랑하였습니다.

잠시 스쳐가는 불꽃이지만
사랑이 없는 봄은 봄이 아닙니다.
꽃은 져도 봄은 남았습니다.

봄이 끝나는 곳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봄 길을 가는 그대
봄을 사랑하였습니다.

이남일 시인의 <꽃보다 봄>

비가 내릴 때마다 피어나던 꽃들이
비와 함께 하나, 둘 지고 있어요.

그러나 꽃보다 먼저 찾아왔던 봄은
이미 마음 한 모퉁이에 깊게 뿌리 내렸나 봐요.

우울과 슬픔의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고
좌절이란 폭우에도 끄떡없이 존재감을 뽐내다가

민들레 홀씨처럼 작은 희망을
마음 곳곳에 퍼트리며 힘을 내라고 속삭이는 봄.

이러니 꽃보다 봄을 더 사랑할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