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9 (목) 먼저 도착한 마음
저녁스케치
202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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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언제나 조금 늦게 도착한다
서툰 발음, 망설이는 숨결로
마음의 뒤를 따라 걷는다

신뢰는
먼저 도착해 자리를 펴는 존재
보이지 않아도
따뜻한 공기처럼 공간을 채운다

그 위에야 비로소
말이 피어난다
한 송이 꽃처럼
조심스럽고도 아름답게

바람에도 지지 않으려
속을 단단히 여문 말,
그건 믿음 위에 핀
가장 조용한 약속이었다

박성환 시인의 <먼저 도착한 마음>

마음을 다 담으려니 시간이 걸리고,
해선 안 될 말을 거르려고 하니 답답하고.
그러다 보니 늘 마음보다 말이 앞섭니다.
하지만 먼저 도착해 좋은 말도 있지요.
고맙단 말을 하고 나면 한 번 더 배려하게 되고,
사랑한단 말을 한 후엔 더 아껴주고 싶어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