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버스 정류장 하나
마음에 두고 사는 일이다
풍경이 한적한 시골길 어디쯤에선가
보통 이를 끌어안듯 제각각의 사연을 안고
하나, 둘 모여들어
그 자릴 함께 서성이는 것
언제 올지, 혹은 오지 않을지도 모를
버스를 기다리며
차마 자리를 뜨지 못하는 사람들
기다리는 것들은 언제나 오지 않거나
더디 오리란 것을 알지만
표지판처럼 서서
그 외로움을 견뎌야 하는 일
기다리다 놓쳐버린 버스의 번호판을
발 구르며 시선으로 쫓듯이
이 하루를 살아내고 그 마음 거두어
다시 또 보내야 하는 일
한영미 시인의 <버스 정류장>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시간은
시골의 버스 정류장처럼 한없이 기다려야 하고,
좀 더 머물렀으면 하는 시간은
도시의 버스 정류장처럼 기다려 주지 않지요.
하지만 우리 마음의 정류장은 달랐으면 합니다.
외로움과 고통이 오래 머무를 수 없도록
언제나 따스함과 웃음이 넘치고
누구든 맘 편히 머무를 수 있는
포근한 사랑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11 / 4 (화) 버스 정류장
저녁스케치
202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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