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해냈다’는 말이 살기 때문이지요
처음 가졌던 마음 끝끝내 지켜낸 마음
바람과 비와 별과 꽃나무와 함께한 마음
그 마음 안에서만 자라나는
꽈리가 익고 유자가 익고 석류가 익고
알알이 빨갛게 호랑가시 열매 익어가는
그래요, 가을에는
‘끝까지 해냈다’는 말이 살기 때문이지요
홍수희 시인의 <가을이 아름다운 이유>
비바람에 꺾이지 않고
뜨거운 여름 볕에 쓰러지지 않고
열매를 맺으며 곱게 물드는 나무에게 하듯,
가을엔 나에게도 칭찬을 아끼지 말아요.
결과가 어떻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니까.
나 좀 멋진 듯.. 대단해... 자랑스러워...
그렇게 수고한 나를 토닥여 주는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