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16 (목) 길의 노래
저녁스케치
202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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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달려가는 것보다
때로 멀찍이 서서 바라보는 것도
너를 향한 사랑이라는 것을 알겠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 보다
묵묵히 너의 뒷모습이 되어 주는 것도
너를 향한 더 큰 사랑인 줄을 알겠다.
너로 인해, 너를 알게 됨으로
내 가슴에 슬픔이 고이지 않는 날이 없었지만
네가 있어 오늘 하루도 넉넉하였음을......
네 생각마저 접으면
어김없이 서쪽 하늘을 벌겋게 수놓은 저녁해.
자신은 지면서도 세상의 아름다운 배경이 되어주는
그 숭고한 헌신을 보면, 내 사랑 또한
고운 빛깔로 마알갛게 번지는 저녁 해가 되고 싶었다.
마지막 가는 너의 뒷모습까지 감싸줄 수 있는
서쪽 하늘, 그 배경이 되고 싶었다.
이정하 시인의 <길의 노래 1>
그 사람이 보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뒷모습을 바라보고,
이유 없이 무조건 믿어 주고,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는 일.
때론 그런 무언의 격려가
사랑한단 말보다 더 큰 힘이 되어 주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