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오는 날
나는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너의 빈손을 잡고
가을비 내리는 들길을 걸으며
나는 한 송이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바람 부는 곳으로 쓰러져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차가운 담벼락에 기대서서
홀로 울던 너의 흰 그림자
낙엽은 썩어서 너에게로 가고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데
너는 지금 어느 곳
어느 사막 위를 걷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바람 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사막 위에 피어난 들꽃이 되어
나는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정호승 시인의 <너에게>
오늘도 상처받지 않는 날이었기를,
하루가 따스함으로 물들었기를.
이 간절한 기도에도
불운이 그대를 비켜 가지 않았다면 말해요.
잠시만 곁에 있어 달라고...
그런다고 다친 마음이 아물진 않겠지만,
혼자인 것보단 조금은 나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