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30 (월) 가끔은 생각도 정신을 차릴 때가 있다
저녁스케치
202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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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창가에 붙어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던 그녀가 얼른
맞은편에 앉은 내게로 다가와 소곤댄다
- 저쪽 하늘에 행글라이더가 떠 있어요. 신기해요.
- , 그래요.
나도 웃으며 응대는 했으나 처음 보는 사람이다

신기한 것을 함께 본 사람의 마음은 신기하다
경계가 사라진다

경계가 없는 생각은 자주 길을 잃는다
두물머리의 물빛이 하늘빛과 같다고 느낀 그날도
강이며 하늘의 경계를 넘어선 생각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자목련이 피던 어느 봄밤
울음을 삼킨 듯한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그날
나와 그와의 사이처럼

대여섯 발짝의 희미한 거리 같은 것이
어디에나 있었다

그를 태운 버스가 떠나고 난 뒤 한참을
누군가를 닮았다는 생각에 붙들려 있었다

하마터면
막차를 놓칠 뻔했다

버스에 흔들리면서
가끔은 생각도 정신을 차릴 때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조재학 시인의
<가끔은 생각도 정신을 차릴 때가 있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
또 기억을 거스르며,
생각이 끝없이 이어질 때가 있지요.

뭘 하려고 했는지,
어딜 향하고 있는지,
까마득히 잊은 채 내달리는 생각들.

그러다가도 아차 싶어
급히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아련한 추억들이
후회라는 선을 넘지 않도록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