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4 (수) 동치미
저녁스케치
2026.01.14
조회 183


잘생긴 무를 골라 동치미를 담근다
우물물로 깨끗이 씻어 항아리에 쟁여 넣으며
어머니를 생각한다

먹을 것도 변변치 않던
산골 그 겨울밤
살얼음 언 동치미 한 사발
꺼내 먹으면
가슴속이 확 뚫렸지

애들은
냄새난다고
동치미를 싫어하지만
지들이 우째
동치미의 참맛을 알리요

겨울 찬바람이 불면
뒤란에서
동치미 꺼내주시던
어머니가 보고파진다.

이문조 시인의 <동치미>

한겨울, 아랫목 이불 속에서 간식을 먹을 때도,
가족이 둘러앉아 먹던 밥상 위에서도 빠지지 않던 동치미.

연탄가스를 마시거나, 체기가 있을 때도,
동치미 국물 한 사발이면 모든 게 말끔히 나았었죠.

정말 동치미가 만병통치약이었는지,
동치미를 건넨 엄마의 손이 약손이었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립습니다.

별미이자 약이 되어주었던 엄마의 사랑도,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늘 포근했던 그 시절도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