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22 (토) 계절이 지날 때마다
저녁스케치
2025.11.22
조회 180


계절이 지날 때마다
그리움을 마구 풀어놓으면

봄에는
꽃으로 피어나고
여름에는
비가 되어 쏟아져 내리고
가을에는
오색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겨울에는
눈이 되어 펑펑 쏟아져 내리며
내게로 오는 그대

그대 다시 만나면
개구쟁이같이
속없는 짓 하지 않고
좋은 일들만 우리에게 있을 것만 같다.

그대의 청순한 얼굴
초롱초롱한 눈이 보고 싶다
그 무엇으로 씻고 닦아내고
우리의 사랑을 지울 수는 없다.

사사로운 모든 것들을 잊어버리고
남은 삶을 멋지게 살기 위하여
뜨거운 포옹부터 하고 싶다.

이 계절이 가기 전에
그대 내 앞에 걸어올 것만 같다.

용혜원 시인의 <계절이 지날 때마다>

한 계절의 끝에 다다르면
늘 조바심이 납니다.

바라던 일이 끝내
미완으로 남게 될까 봐...
전하지 못한 보고픔이
먹먹한 그리움이 될까 봐...

긴 침묵의 계절인
겨울 앞에 선 지금.

마지막 잎새가 지기 전에
기다리던 소식 하나,
반가운 마음 하나,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