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19 (수) 지는 것의 아름다움
저녁스케치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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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아래 주저앉은 낙엽 한 잎
빛바랜 슬픔을 삼키고
구름 속 이별의 노을 꽃 피었다
꽃이 지고, 단풍은 피고
추억이 한장 두장 떨어진다
가둬놓은 긴 그리움 헤치고
빗물에 엉겨 붙은 외로움
운 좋게 바람이 지나간다
떨어지며 뒹구는 가을을 물들인다
때론 이별도 아름답다
떠나는 발소리 귀에서 멀어져도
홍엽의 붉은 마음을 담았으니
사라지고 사라져가는
아침의 입술이 흙의 분신을 깨워도
지는 노을은 눈물의 무게를 머금고 떠난다
김해정 시인의 <지는 것의 아름다움>
꽃이 진다고 아쉬워 말아요.
머잖아 다시 피어날 테니까.
단풍이 진다고 안타까워 말아요.
겨울이 지나면 그 자리에 새싹이 돋을 거예요.
인생의 황혼에 접어들었다고 슬퍼 말아요.
지금부터 진짜 나를 만날 수 있는 걸요.
끝과 함께 시작이 움트는 순간,
그래서 지는 모든 것은 아름답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