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7 (금) 바람 불고 잎은 떨어져도
저녁스케치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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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분다고 바람 따라
어디로 갈까 갈팡질팡
흔들리지 마세요.
바람도 가는 길이 있나니
함부로 부는 바람이 아니랍니다.
고운 잎 떨어져 바닥에 뒹군다고
안타까워하지 마세요.
마른 잎 다 떨어지고 나면
다음 계절과 만나리니
그대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랍니다.
낙엽 진다고 삶이 저무는 게 아니니
서글퍼하지 마세요.
땅에 묻히고 스며들어
살이 되고 거름이 되리니
그대 삶이 지는 것은 아니랍니다.
권금주 시인의 <바람 불고 잎은 떨어져도>
아직 포근한데 입동이란 말에
가슴에 서리가 맺히는 늦가을 저녁.
흔들리는 갈대처럼 이랬다저랬다,
거리에 나뒹구는 낙엽에 쓸쓸해집니다.
근데 우리, 이 잠깐의 눈속임에 마음 주지 말아요.
다음 계절을 향해 첫발을 내디뎠을 뿐
결코 모든 게 끝난 게 아닌 11월,
우리의 삶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