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6 (목) 마음이 가난한 날은
저녁스케치
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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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난한 날은
텅 빈 대나무 껍질 속에
몸을 가둔 허기가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날은
꾸역꾸역 인파를 토해내는
열차의 플랫 홈이 텅 비어 질 때까지
서 있어도 사람이 그립습니다.

가난한 땅 위에
몸살을 앓고 있는 당신이
그리운 날 마음이 가난한 날
눈물이라도 펑펑 쏟았으면 좋겠습니다.

헹구어 낸 아침 햇살
기다림이 목젖까지 차올라
눈물겹도록 서러운 날
마음이 가난 한 날
당신 계신 곳이 아득하였습니다.

신경희 시인의 <마음이 가난한 날은>

누군가 함께 있어도 외로움이 스미고
쉴 틈 없이 바쁘게 살아도 텅 빈 듯한 날,

울면 좀 나아질 것 같은데
눈물조차 메말라 하염없이 방황하게 되는 날,

무엇으로도 마음의 허기가
채워지지 않는 날,

그리운 이 목소리가 듣고픈데
전화번호만 바라볼 뿐,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시린 마음이 더 가난하게 느껴지는...

그런 서글픈 날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