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18 (수) 벤치 하나
저녁스케치
202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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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늘 아래
오래된 벤치 하나

햇빛에 바래진 듯
표면은 반들반들
빛과 그늘
그리고 여백이 앉아 있다

눅눅한 마음 틈에
햇살은 다정하게
바람은 싱그럽게 함께 앉고

풀숲 웅덩이엔 하늘이 잠기고
나뭇잎 뒤척이며
조용히 흔들리는 마음
묵묵히 견딘 시간을 비춰본다

덧칠한 초록을 어깨에 걸고
누군가를 기다리듯
오래도록 벤치에 앉아
새들의 노래 섞인
바람을 마셨다

김화숙 시인의 <벤치 하나>

지칠 땐 고즈넉한 벤치에 앉아 쉬어가세요.

사르륵사르륵 나뭇잎을 스치며 지나가는
바람의 노래에 귀 기울여도 보고,

사뿐사뿐 꽃향기를 찾아 나선
나비의 예쁜 춤도 보고,

땀이 식는 동안 천천히 숨을 고르며
고요히 흐르는 시간을 느껴봐요.

일상에 쉼표를 찍듯 잠시 멈췄다 가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