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5 (월) 5월의 크리스마스
저녁스케치
20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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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무지개가
산내들에 내리는 시절
달빛 타고 내려온 천사들
송이송이 이팝에 눈꽃 피웠네.

그 옛날 청보리 보며 겨우내 허기진 희망
한 올의 햇살이라도 거두어 알알이 영그리라
하늘 보며 젖먹이 힘을 다해 올리는 기도
천사의 고운 눈물 달빛 고운 길을 따라
소복소복 새하얀 눈꽃 피웠네.

이팝에 핀 사랑은
눈으로 볼 수 없고
마음으로 보아야 보인다는 것을
까만 밤 별들은 속삭여 주었네.

화려하지 않아도 더 깊은 향기로
욕심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품어
희망이 꽃이 되고
꽃은 꽃으로 가슴에 남아
사랑으로 축복하는 5월의 크리스마스여라.

오순화 시인의 <5월의 크리스마스>

고운 자태로 사뿐히 내려앉아
봄날의 크리스마스를 선물하는 이팝나무꽃.
그래서 이팝나무꽃은 그 옛날 보릿고개에도,
지친 현대인에게도 작은 희망으로 피어나지요.
흐드러지게 핀 눈꽃처럼 소복하게 쌓인 희망으로
내내 가슴 벅찬 오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