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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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엄부렁해진 그대 모습을 바라보며
2008.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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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여맨 볏단 하나를 가지고
지푸라기 몇 가닥 뽑아 새끼를 꼬다보면
그 볏단, 어느새 촘촘했던 자리는 간데없고
엄부렁해진 모습만 남아
다시 제 자리에 가져다 놓지 못하고 따로 쌓아놓습니다.
그 모습 바라보며
나를 키우신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눈물 한 방울에 감사의 마음이 비추이는 기도가 있게 하소서.

세상에 당연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주님은 아무런 조건 없이
속에 있는 것 다 내어주며 살아왔음을 생각하니
나는 지금 무슨 자격으로 주님을 쉬이 부르리이까
갈라져 쓰라린 손과 발은 노동에 고통을 더하고
얼굴에는 주름진 세월이 지나 차마 고개를 돌리게 하며
희어진 머리칼은 산 날에 대한 회한을 느끼게 하니
엄부렁해진 당신의 모습 보며
나는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이 날을 감사해야합니까.

겹겹이 꽃 입을 머금고 고개를 든 카네이션에
‘감사합니다’라고 쓰여 진 리본 묶어 가슴에 달아드리며
자식의 자리를 5월의 하늘아래 드러내보지만
당신의 엄부렁해진 거룩함 앞에 그 모습 당당하지 못한 것은
한 날의 감사로 그 상처 다 감싸 안지 못하는 무능함 때문이오니
지나간 세월을 어찌 다 보상할 수 있겠나이까.

한 날의 감사로도 얼굴에 웃음 밝히며
자식의 어께를 두드리며 사랑한다는 눈빛을 허락하실 당신께
오늘 하루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은
그 웃음으로 엄부렁해진 당신의 삶이
촘촘히 야무져지는 기쁨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오니
오직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건강하시기만을 기도하는 자식의 마음
그 안에 나의 편안함을 바라는 이기심이 있다면
그 곤고한 마음도 주님께서 치유하사
사랑의 순수함을 되찾을 수 있는 기쁨 또한 있게 하소서.
오늘 하루가 어미 아비를 위해 새로이 기도할 수 있는 동기가 되길 바라오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