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시시한 피부로 날려주세요!~
주은희
2001.02.25
조회 121
왜이렇게 계속 추워지기만 하는지.... 어우... 추버라!!!
오싹 오싹!! 나날이 추워지는 날씨에 이젠 집에 앉아있어도 입김이 후후~~
책상앞에서 자판두두리는 손가락도 덜그럭덜그럭 얼어가고...
뻔데기처럼 이불똘똘말고 앉아 버티고 있답니다.
언제나 이 추위가 물러가서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려는지.....
그나마 마음이라도 얼어붙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따뜻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요즘따라 얼굴이 까칠해지는것이...
큰맘먹고 얼굴에 팩좀 해보려고 이것저것 갈아넣고 있는데,
지난 겨울 엄마와 있었던 사건이 생각나더군요...

지난 여름...
평소에도 피부미용에 관심이 많던 저와....
결혼시킨후 처음 딸네집에 방문하신 저희 어머니....
"오랫만에 딸의 얼굴을 보시며 많이 꺼칠해졌구나"
이 한마디를 남기셨고...
결혼전부터 엄마와는 자주 얼굴에 팩도같이 하고 그랬었는데...
오랫만에 뵌 엄마도 꺼칠해지셨기에
만만찮은 엄마의 피부도 업그레이드할겸....
엄마와 저의 피부미용은 시작됐답니다.
믹서기에는 온갖 피부에 좋다는것은 다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영양에 좋으라고 달걀, 얼굴이 하얘진다는 오이,
적당한 농도를위한 밀가루, 잡티에 좋다는 녹차... 등등등....
그런데... 엄마왈..... 얼마전 친구분한테 들었다시며
"빨간무우에 비타민C가 그렇게도 풍부하대더라....
그러니 비타민이 피부에 좋다는데 얼굴에 직접바르면 훨씬 좋지않겄냐? ..."
엄마의 결정적인 이 한말씀!~
빨간무우라..... 음..... 그도 그럴듯 한것 같았죠....
비타민이 피부에 좋다는건 다 알고 있는 사실아니겠어요...
''듣자하니 어떤사람은 몸에 좋은건 얼굴에도 다 좋다고
고등어도 바른다던데... 빨간무우야... 준수하지....게다가 비타민도 많다잖아!~''
특용작물로 재배된 XX무우! 를 적당히 잘라넣고...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않아서... 키?케? ... 어쨓든 ... 빨간무인데...)
윙~~~ 돌아가는 반죽을 흐믓하게 쳐다보며...
몇시간후의 뽀~~~얗고 뽀시시한!~
(- 누군가 그랬던가... 뽀시시하게 날려주세요!~-라고...)
피부를 상상하고 있었답니다.
반죽은 곱고 부드럽게 엄마와 저의 얼굴에 펴발라졌고....
''근데... 이거 너무 빨갛다....'' 하는 생각이 문득... 흩고지나갔지만...
그렇게 뒤덥은 얼굴에 빨간 마스크는 삼십여분을 충분히 붙어있다가
떼어졌답니다.
순간!!~~~ 헉!!~~
"엄마!!!!!" 정말...."엄마 얼굴이 빨개요" 였습니다.
엄마왈- "너도 빨개...!!"
저를 보고 당황하시는 엄마의 표정또한 심상치 않았음을 직갑했답니다.
거울을 보기가 두려웠습니다.
그래도 봐야만했죠....
......헉!~.... 정말 온통 버얼겋게 물들은 얼굴이 거울속에 있었습니다.
빨간무!! .... 세상에 상상이나 했겠습니까....빨간무에 물이들줄이야...
세수하면 지워질까해서 열심히 씻었지만, 비누로 닦아도....
하다못해 이태리타월로 박박 문질러도 쉽사리 없어지지 않았고....
결국 쉽게 원상복귀되지 않을것이 감지되더군요...
퇴근한 남편의 놀랜마음 추스리랴... 이래저래 변명을 대야했고...
그뒤... 며칠동안의 외출은 꿈도 꾸지 못하는 시간이 지나가서야...
서서히 붉은 물기가 빠져나갔답니다.
알고보니... 그 빨간무는 엄청난 힘을 가졌더군요.
무생채하는데 쬐금넣었더니... 금새 몽땅 빨갛게 물드는것을....
무지의 소산이자.... 피부에 눈이멀어....
그저.... 비타민이 좋다는 말에 혹해서.....
저의 여름은 그렇게 빛도못보고 지나고 말았었답니다.
흑흑!~~
그런데 저는 지금... 그후로도 피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이번엔....빨간무 대신 파란 오이를 갈고 있답니다.
뽀시시한 피부를 기대함시롱!~~~
피부에대해서 만큼은 귀가 얇아지는 탓에 이것저것 좋다는건 다하는탓에
그후로도 황당했던적이 없던 것은 아니였지만....
-한번은 사과가 좋다기에 사과를 붙였다가 얼굴에 잔뜩 울그락불그락
뽀로지만 나서 한참을 고생했었던 적이 있었거든요...-
이렇게 열정적인 노력탓인지 저의 피부는 제 나이보다
십년은 더 젊게 보일뿐더러 친구들의 부러움이 되고 있죠...

저만할게 아니라 이번 설에 내려가서
그동안 더욱 거칠어지셨을 엄마에게도 팩을 해드려야겠어요.
단, 빨간무는 빼고요...


김성재: "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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